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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2: 교회 쇄신과 시노달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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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10-02 ㅣ No.753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2) 교회 쇄신과 시노달리타스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사건인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는 ‘회복’과 ‘쇄신’이라는 두 가지 축에서 현대 사회를 통찰하고, 그것에 맞게 교회의 입장을 재정립한 거의 혁명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여기에서 ‘회복’이라 함은 성경과 성전에 대한 충실성이고, ‘쇄신’이라 함은 교회가 세상과 인류를 대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움을 말합니다. 이 두 축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병행하는 것인데, 이를 하나의 단어로 묶어서 표현했습니다. 바로 “아조르나멘토(aggiornamento)’라는 이태리어입니다. 흔히 ‘개혁과 쇄신’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되는데, 공의회는 교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 ‘아조르나멘토’ 하였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입니다. 외국말이니 낯설게 다가오지만 우리가 쉽게 사용하고 있는 영어 표현인 ‘업데이트(update)’와도 비슷한 의미입니다.

 

사실 교회는 ‘쇄신’을 언제나 자신의 소명으로 인식해 왔습니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말한 “Ecclesia semper reformanda(항상 쇄신되어야 할 교회)!”라는 표어는 언제나 유효합니다. 그리고 이 쇄신의 방향은 명확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 개막 연설에서 공의회의 교부 이브 콩가르(I. Congar) 추기경의 말(저서: 교회 안의 참 개혁과 거짓 개혁)을 인용하여 말합니다.

 

“또 하나의 교회를 만들어 낼 필요는 없지만, 다른 교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한다고 무작정 그것을 없애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지는 않습니다. 본질은 유지하지만 보완해야 할 점들을 환경에 따라 새롭게 맞추어 나가지요. 마찬가지로 교회는 본래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아니 오히려 더욱 굳건히 하여 교회다운 교회를 회복하는 가운데 세상 안에서, 세상과 대화하기 위해 ‘시대의 징표’를 식별하고 발맞추는 유연함도 갖추어야 합니다. 이것이 교회의 쇄신입니다. ‘교회다운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시노달리타스는 쇄신의 방향을 제시하는 동시에 방법론으로 작용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안한 교회의 ‘아조르나멘토’ 발자취를 따르는 여정은 선물이자 의무”(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 예비 문건)이기에 시노드 정신을 살아감으로써 이 여정을 실현하자는 것입니다. 교회는 세속 사회처럼 몇몇 힘 있는 사람들이나 세력에 의해 의사 결정의 방향성이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목자의 전통적 권위는 인정하지만 모든 하느님 백성이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제자들이라는 공동체성에서 친교를 이루며, 교회와 관련된 어떤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이익이나 신념이 아니라 교회의 가르침과 하느님 신앙 계시를 기준으로 서로 경청하며 일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바로 시노드의 정신입니다.

 

시노달리타스 자체가 목표가 아닙니다. 시노달리타스는 교회가 살아가고자 하는 방식이자 방법이고, 교회의 궁극적 목표이자 시노달리타스의 목적은 ‘세상을 향한 복음적 헌신을 위한 교회 쇄신’으로 모아집니다. 교회는 ‘복음화’의 소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회는 변화할지라도,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세상에 선포하고 복음의 가치를 증명하며 복음에 따라 봉사하는 교회의 소명이 변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소명을 잘 수행하기 위해 교회는 변화해야 합니다. 그 변화는 세상의 가치를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변화를 성찰하고 그 가운데에서 성령을 통해 교회에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끊임없이 식별하면서 쇄신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쇄신의 도구이자 방법이 바로 시노달리타스입니다.

 

[2023년 2월 26일(가해) 사순 제1주일 춘천주보 2면, 김도형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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