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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우리 곁에 남은 세계적 문화유산 - 한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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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8-14 ㅣ No.133

[기획] 한옥교회건축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해야

한옥교회 세계유산 가치 충분...관련 단체와 연대 · 추진 시급


한옥교회건축을 보전하고 그 가치를 보다 폭넓게 공유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하 세계유산) 등재 노력이 발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전국 각 교구에 흩어져있는 중요 한옥교회건축물의 세계유산 등재 과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교구와 종파, 지방자치단체, 문화재청 등이 연대하는 협의·추진 기구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주장은 대전교구가 7월 26일 서산 상홍리공소에서 연 ‘한옥교회건축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모색’ 학술세미나를 통해 제기됐다.

한옥교회건축물들은 동서양의 건축문화가 만나 융합한 수준 높은 토착화의 사례이며, 한국교회와 민족 뿐 아니라 보편교회와 인류 전체의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이코모스 코리아(ICOMOS Korea,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위원회)도 지난 5월 세계유산 잠정목록 신규 발굴 연구용역을 통해 그리스도교 한옥교회건축물 가치를 재검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한국교회는 지난 2006년 한국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교회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리 실태, 과제 등을 체계적으로 밝힌 이후 세계유산 등재의 필요성도 간헐적으로 제시해왔다.

전주교구는 지난해 전라북도, 전북발전연구소와 공동으로 전라북도 교회 문화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을 모색하는 심포지엄도 연 바 있다. 하지만 교회의 전반적인 인식 부족과 지원 미비 등으로 인해 한옥교회건축물을 보다 전문적으로 보전하는 노력은 답보상태에 머무르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은 한옥교회건축물은 천주교 5건, 성공회 3건, 개신교 2건 등이다.

이와 관련해 건축 및 역사·문화 등 각계 전문가들은 “현재 세계유산을 등재하려는 경쟁은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어, 한국교회 문화유산을 등재하는 노력에도 속도를 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김정신 단국대 건축학과 교수는 “한옥교회건축의 다양한 유형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한 종파나 한 지역유산에만 가치를 국한할 수 없기에, 홍보와 보전관리 정책 면에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세계유산 등재 대상을 여러 지역에 걸쳐 존재하는 ‘연속유산’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교회의 경우 향토사가와 건축가, 문학가 등 각계 전문가들의 연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운동을 펼쳐, ‘나가사키 교회유적’을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록한 바 있다.

주교회의 문화위원회 총무 이영춘 신부도 “세계유산 등재의 필요성은 교회 안팎에서 인식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에 나서는 주체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보다 장기적이고 총체적인 협력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우리 곁에 남은 세계적 문화유산 - 한옥교회] (1) ‘한옥교회건축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모색’ 학술세미나

“한옥교회,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될 가치 니져”


한옥교회는 동서 문화가 융합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문화유산이다. 구체적으로는 그리스도교 전례의 기능과 상징성을 위해 중세 바실리카식 공간을 갖췄을 뿐 아니라, 내부공간에는 유교의 관습과 불교건축의 의장 요소가 함께 어우러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충분히 등재될 가치를 지닌다.

이에 따라 대전교구는 성지위원회(위원장 김종수 주교) 주관으로 7월 25일 서산 상홍리공소에서 ‘한옥교회건축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모색’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는 한옥성당과 공소(이하 한옥교회)뿐 아니라 성공회 성당과 개신교회 등 우리나라 전통 양식을 바탕으로 지어진 교회건축물 전반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의미를 더했다. 특히 세미나에서는 한옥교회에 적용될 수 있는 세계유산 등재 기준에 이어 현행 문제점과 과제 등이 제시돼 관심을 모았다.

또 세미나에서는 대전교구 상홍리공소의 교회사적 의미와 건축적 특징을 비롯해 활용 방향 등을 되짚어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상홍리공소는 현존하는 대전교구 내 공소 중, 건립 초기의 모습과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실제 사용 중인 가장 오래된 공소 건물이다.

주제발표에는 김정신 교수(단국대 건축학과)와 김정환 신부(내포교회사연구소 소장), 김문수 신부(대전교구 월평동본당 주임)가 각각 나서 ‘한옥교회건축의 세계문화유산적 가치 - 종파별 한국교회의 현황과 특성’, ‘상홍리공소의 교회사적 의미’, ‘대전교구의 공소건축과 상홍리공소의 건축적 특성’에 대해 발표했다. 다음에서는 각 주제발표를 요약, 소개한다. 


발표 1 ‘한옥교회건축의 세계문화유산적 가치’ - 김정신 교수

현재 그리스도교 문화유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된 단계로, 본격적인 추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우선 세계유산의 필수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밝힐 학문적 성과를 축적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 역사와 건축 관련 세미나, 학술조사 연구 등을 통해 한국교회 문화유산의 정체성과 다른 교회유산과의 비교연구 등을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대상 유산의 보수 정비에 대한 종합계획을 확정하고, 이를 토대로 지속적인 원형복원을 해야 한다. 셋째 교구 및 공동체 등의 소유자와 사용자(신자), 주민들이 세계문화유산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과 홍보, 관리자의 능력을 제고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시행이 시급하다. 넷째 유산의 배경이 되는 동산유산과 무형유산을 발굴, 정비하고 이를 문학작품과 공연예술, 전시회, 경연 등을 통해 전승해야 한다. 다섯째 장기적인 법률, 규제, 제도를 갖춰야 한다. 여섯째 교회 내외의 보전관례 체제를 정비하고, 교구와 지자체, 문화재청 등과 연계된 효율적인 추진 기구를 결성할 필요가 있다. 우선은 잠정목록 등재가 시급하므로 해당 지자체와 해당 종파와의 협의·추진 기구를 하루빨리 구성해야 한다. 


발표 2 ‘상홍리공소의 교회사적 의미’ - 김정환 신부 

상홍리공소는 한국교회가 도시 중심의 교회로 재편되는 과정을 축소판처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면서도 상홍리공소는 교회의 문화유산적 가치를 지금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특히 문화재로 지정된 한옥성당은 상홍리의 오랜 역사와 함께 그 가치를 인정받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가재’라 불리던 상홍리는 조선 후기에는 신자들이 거의 살지 않았거나, 살았더라도 크게 주목받는 공동체는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상홍리공소는 병인박해 이후 각지에서 피난해온 신자들이 주축이 돼 성장했다.

새로 생긴 공소임에도 불구하고 초기부터 서산 지역에서는 가장 큰 공동체로 시작했으며, 1910년대 이후부터는 100명이 넘는 신자 수를 줄곧 유지했다. 1920년(혹은 1919년) 금학리에 있던 본당이 상홍리로 옮겨짐으로써 지금도 사용 중인 한옥성당과 사제관이 지어졌다. 당시 본당은 교육과 문화면에서도 우수한 특징을 보였다. 청년들의 모임인 ‘천주교 친목회’가 결성돼 활발한 활동을 펼쳤고, ‘천주교 요리’라는 교리책을 자체 제작해 단계별 학습을 지원했으며, 농번기 탁아소 등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사회복지 활동도 이어갔다. 1935년 해미 순교자들의 유해가 상홍리에 모셔짐으로써 순교자 현양운동의 구심점이 되기도 했다. 


발표 3 ‘대전교구의 공소건축과 상홍리공소의 건축적 특성’ - 김문수 신부 

고유한 전통문화의 관점에서 한식목구조 형태의 공소 건축은 교회뿐 아니라 국가의 중요한 유산이다.

한옥교회 건축을 단순히 근대시기 벽돌조 건물이 지어지는 과도기적 과정으로만 인식해선 안 된다. 식민지에서는 이식문화가 전개됐지만, 반면 한옥교회 건축의 경우는 정착 과정으로 이해된다.

상홍리공소는 서양식 문화와 전통문화가 합쳐진 합작품이며 완전한 한·양 절충식 성당이다. 서양 사제의 식견과 한국·일본·중국인 목수와 지역주민이 참여한 합작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상홍리공소를 단순히 역사적인 건축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당대에서부터 현재에 이르는 종교문화사적인 측면에서도 그 가치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하겠다.

상홍리공소는 건물의 격과 규모를 볼 때 여전히 ‘성당’의 품위를 갖고 있다. 따라서 교회 내에서는 물론 문화재의 명칭에 있어서도 ‘성홍리공소’ 보다는 ‘상홍리성당’ 혹은 ‘구 상홍리성당’으로 병기할 필요가 있겠다. 또한 건물의 활용은 수리 후 어떻게 문화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박제화 된 유산이 아니라, 순교유산을 이어받은 상홍리성당이 지역주민과 함께 생명을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


세계유산 등재 절차


세계유산 등재기준은 10개로 나뉜다. 이 중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이에 따라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충족하기 위한 ‘진정성’과 ‘완전성’, 해당 유산을 안전하게 보장하기 위한 충분한 보호 및 관례체계 구비는 필수적이다. 유네스코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란 “국경을 초월할 만큼 독보적이며, 현재 및 미래 세대의 전 인류에 있어 공통적으로 중요한 문화 또는 자연의 중요성을 의미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먼저 1단계인 장정목록에 등재돼야 한다. 잠정목록은 국내에서 선정되며, 세계유산센터에 신청하면 심사 없이 그대로 등록된다. 우리나라는 5년마다 잠정목록 신규 발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연구 연도인 올해 10월말까지 각 지방자치단체가 문화재청에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신청을 하면, 내년 1월 유네스코 잠정목록에 등재될 수 있다.

세계유산센터에 신청서가 접수되면 자문기구의 현지 실사 및 평가가 이어지며, 세계유산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한옥 교회건축물의 다양한 유형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한 종파나 한 지역에 국한될 수 없기에, 전문가들은 현재 원형이 잘 보존된 몇몇 교회건축물을 ‘연속 유산’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교회 관련 유산은 총 98건, 전체의 10.8%(2011년 8월 현재)를 차지한다. 대부분 유럽의 중세 수도원이나 대성당, 남미와 아시아 지역 선교 관련 건축 유산들이다. 아시아 지역의 유산은 아르메니아 교회유적과 인도 고아의 교회와 수도원, 필리핀의 바로크 성당, 마카오의 역사유적 등이며, 일본 나가사키 교회유적은 예비단계인 잠정목록에 등록돼 있다.

우리나라 문화유산 중에는 총 9건이, 자연유산 중에는 1건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으며, 예비유산인 잠정목록에는 문화유산 10건과 자연유산 4건이 등재됐다.


[우리 곁에 남은 세계적 문화유산 - 한옥교회] (2) 한옥교회 건축의 가치

높은 수준의 토착화 보여주는 동서양 건축문화 융합


한옥교회는 조선시대 선교 초기부터 일제강점기 말까지 상당 기간 국내 그리스도교 건축의 주류 형식으로 존재해왔다. 전문가들은 그중 원형이 잘 보존된 천주교 5개소, 성공회 3개소, 개신교 2개소의 건물을 세계유산 잠정 후보로 제안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준에 적용해볼 때, 한옥교회가 지닌 대표적인 가치로는 ‘인간적 가치의 중요한 교류’, ‘문화적 전통을 전승하는 증거’,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살아있는 전통과의 연계’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한옥교회는 “일정한 시대와 문화지역 안에서 일어난 건축, 기술, 기념비적 예술, 도시계획 또는 조경설계의 발전에 관한 인간적 가치의 중요한 교류”를 보여준다. 한옥교회는 서양 선교사의 지도로 한국인 전통 목수가 지은 건물로, 동서양의 건축문화가 만나 융합한 다양한 전개와 수준 높은 토착화를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또 종파를 초월한 한옥교회 건축은 공존·조화의 한국 종교문화와 그리스도교 일치 차원에서도 큰 의미를 드러낸다.

“살아있거나 소멸된 문명에 관하여 독특하거나 특출한 증거가 되는 유적”면에서도 가치가 높다. 한옥교회는 한옥의 구조적, 공간적 잠재력을 확인시켜줄 뿐 아니라 한국 전통 목조 건축의 보편적 가치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또한 한옥교회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한국교회만의 특징 즉 자발적인 교회의 창설, 혹독한 박해에도 불구하고 깊은 신앙심을 이어와 현재와 같이 역동적인 교회의 모습을 갖춘 정신적 근거로서도 높이 평가받는다. ※ 도움말 주신 분 : 김정신 단국대 교수 


익산 나바위 성당 -전북 익산시, 사적 318호

남·여석을 구분, 가운데 칸막이를 설치한 목조 한식성당이다. 이러한 내부공간은 유교문화의 바탕 위에 가톨릭을 수용한 한국 천주교회의 특성을 잘 반영한다. 완전한 중층구조는 아니지만 낮은 툇간의 부섭지붕에 의해 광창의 설치가 가능하고, 종축성이 강조된 점 등이 한국 최초의 한옥성당인 되재성당(1894)보다 한 단계 발전된 형태를 보인다.

1906년 신축 후 1916년 벽돌조 종탑을 증축했으며, 외벽을 벽돌 조적벽으로 변경했다. 1922년에는 회랑을 보수, 1980년대 이후에는 6차례 이상 보수 및 주변 증축공사를 실시한 바 있다.
 

- 익산 나바위 성당


인상 구포동성당 - 경기도 안성시, 경기도 기념물 82호

한식 중층구조로, 평면은 정면 5칸, 측면 9칸의 장방형이지만 작은 익랑의 구성을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바실리카식라틴 십자형태다. 나중에 증축한 정면 종탑부 하부는 개방돼 배랑의 역할을 하고, 종탑부와 입구 한 칸이 2층을 형성해 성가대석으로 쓰인다.

종탑부에는 3개의 뾰족한 탑이 있는데, 가운데는 끝이 4각에서 8각형으로 접히는 브로우치형 첨탑(broach spire)이며, 양쪽 사각뿔의 모양으로 지어졌다. 처음 축복식 당시 사진을 보면, 성당 외관은 허식을 피해 앞선 한옥성당들보다 더욱 그리스도교의 전례에 충실한 내부공간을 이루는데 힘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 안성 구포동성당


서산 상홍리공소 - 충남 서산시, 등록문화재 338호

상홍리공소는 규모는 작지만 전통적 한옥 형태와 구조로 바실리카식(삼랑식) 공간을 구현, 대한성공회 강화성당과 비교되는 건물이다. 평면은 동서 방향으로 종축을 이룬 장방형으로, 제단에는 성모상이, 좌우에는 성 요셉과 예수성심 성화가 각각 자리한다. 옛 제대와 현 제대도 나란히 공존한다.

또 십자가의 길과 남녀로 나눠 고해성사를 볼 수 있게 한 고해소, 장궤틀 등도 옛 신앙의 향기를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1940년에 해체된 종루는 1986년에 복원됐다. 특히 상홍리공소는 프랑스 선교사의 식견과 한중일 목수의 기술이 결합된 한옥성당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


서산 상홍리공소


장수 수분공소 - 전북 장수군, 등록문화재 189호

수분리에 공소 건물이 세워진 것은 1913∼1914년경이었다.

당시 사제들은 무주, 남원, 임실 등지의 공소를 방문하며 쉬어가기 위해 서로 왕래하는 중간 지점인 장수 수분리에 강당과 침실을 지었다.

이 공소 건물은 목구조에 팔작지붕을 이은 한옥성당이다. 내부공간은 합각부 쪽을 정면으로 하는 측면 진입 방식으로, 좌우 열주에 의해 공간이 3열로 구분되는 서양의 바실리카식(삼랑식) 평면을 이룬다.

제단 뒤 한 칸 반의 공간은 제의실과 고해실로 쓰고 있으며, 사방에 출입문을 갖췄다.


장수 수분공소


진안 어은공소 - 전북 진안군, 등록문화재 28호

현재의 공소건물은 1909년, 목조 한옥에 지붕을 너와로 이어 지었다.

장방형 평면으로 오른쪽 2칸의 일부는 제대로, 나머지는 제의방과 사제관 등으로 사용했다. 또 왼쪽 측면 좌우 1칸씩은 남녀가 따로 출입할 수 있도록 출입구로 사용했다.

이에 따라 건물 내부 평면은 ‘아’(亞)자 형식을 이루고 있고, 가운데 기둥 사이를 칸막이로 막아 좌우 남녀석을 엄격히 구분한 것이 특징이다. 1967년 너와지붕을 가벼운 함석지붕으로 바꿨지만, 등록문화재가 되자 다시 청석을 깔았다. 한국교회 건축물 중 지붕을 천연 돌판으로 얹은 유일한 사례다.


진안 어은공소


대한성공회와 개신교 한옥교회

성공회 3개소 · 개신교 2개소 대표적 한옥교회로 꼽혀


- 성공회 강화성당 정면.


대한성공회의 한옥교회로는 강화성당(사적 424호)과 온수리성당(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52호), 청주 수동성당(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49호)이 대표적이다.

성공회 강화성당은 첫 본당사제이자 대한성공회 제3대 주교가 된 트롤로프(Mark Napier Trollope) 신부가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치밀한 구상을 바탕으로 설계하고, 대궐목수의 풍부한 경험과 기술에 의해 이뤄진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순수한 한식목조건물로 서양의 바실리카식 교회건축 공간구성을 성공적으로 구현했을뿐 아니라 배치 및 외부공간 구성도 한국의 구릉지 사찰건축 배치기법을 잘 응용했다. 토착화의 귀중한 사례로서, 한옥성당의 대표적인 모델이 된 건물이다.

온수리성당은 단층 팔작지붕의 일자형(一字形) 전통 한옥으로, 지붕 용마루 양쪽의 십자가 장식과 지붕 양쪽 끝 합각 벽면에 벽돌로 새긴 십자 장식을 빼면 향교나 관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건물 형태를 보인다. 수동성당은 낮은 기단 위에 사각형의 주춧돌과 사각 기둥을 세운 목조 한옥이다.

개신교회 예배당으로는 금산교회(전북 문화재자료 136호)와 강경 북옥감리교회(등록문화재 42호)가 꼽힌다.

금산교회에서는 ‘남녀유별’이라는 유교전통의 영향에서 발생된 ㄱ자형 평면의 교회 모습을 볼 수 있다. 북옥교회는 깊이보다는 좌우의 폭이 더 넓은 장방형 평면으로 건물의 조형성이 전통적인 비례를 벗어나 있지만, 기능에 따른 평면 구성과 상부의 가구 구조는 개신교 토착화 과정에서 나타난 한옥교회 건축방법을 잘 보여준다.


- 강화성당의 내부 모습.

[가톨릭신문, 2012년 8월 12일, 주정아 기자]


[사설] 한옥교회건축 세계문화유산 등재 적극 추진하자


최근 열린 한옥교회건축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모색 세미나는 여러 가지 면에서 뜻깊은 자리가 아닐 수 없다. 이 세미나는 지난해 10월 전라북도와 전주교구가 공동으로 열었던 세미나에 이어 두 번째로 한옥교회건축물의 소중한 가치를 확인하고 이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교회 건축물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가능성은 이미 수년 전부터 그 가능성이 다방면으로 검토돼 왔다. 현재 가톨릭교회 건축과 관련하여 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한옥교회당만 해도 10개소가 있다. 그 외에 성공회가 5개소, 개신교가 9개소의 한옥교회당이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여러 역사학자, 건축가, 교회 미술과 건축 관계자들은 학술적 논의와 방법론적 모색을 통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를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보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데, 문제는 필요성의 공감대 형성과 구체적인 추진 노력이 미진하다는데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 교회 유산들은 전체의 13.9%에 달하는데, 대부분 유럽의 교회건축유산들이다. 선교 관련 건축 유산들이 인도나 필리핀, 마카오 등에 일부 지정돼 있지만, 한국의 교회 건축, 특히 한옥교회 건축물들 중에는 지역교회의 문화적 전통이 보편교회의 건축 양식과 훌륭하게 결합된 가치 있는 유산들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이미 한국의 한옥교회건축이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히 인식되고 있기에 이제 우리는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실천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단시간에 이뤄질 일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일본 나가사키 교회가 10년여에 걸쳐 교회와 지자체, 여러 시민단체들이 협력해 벌였던 문화운동으로서의 문화유산 등재 운동의 사례를 모범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 첫 단초로 이를 추진할 수 있는 통합추진기구가 설치돼야 할 것이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은 교회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지역의 다양한 민간단체들,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 그리고 정부의 지원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교회의 관심이 우선적으로 확보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 주교회의 차원에서 이를 논의, 범교회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모든 관계자들의 관심을 통합, 연결해 추진하는 추진기구의 결성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가톨릭신문, 2012년 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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