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강론자료

연중 04 주일-가해-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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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1999-01-31 ㅣ No.23

연중 제 4 주일 (가해)

 

      스바니야 2,3; 3,12-13       1고린 1,26-31       마태 5,1-12ㄱ

     1999. 1. 31.

 

주제 : 행복의 조건

사람은 행복을 바라며, 그것을 얻으려고 합니다. 그 말에 대해서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 반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굳이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욕심이 많아서 나만 행복하고 싶은데, 다른 사람이 행복한 것을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 정도가 그런 무리에 속할 것입니다.

 

우리 나라 헌법 10조에도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과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했습니다. 국가가 헌법에서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국민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완전하게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살다보면, 도대체 국가가 세금을 거두어가면서도 무슨 행복을 주는가하고 궁금하게 여길 때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국가가 해 줄 수 있는 행복이 있고, 우리가 같은 시간과 노력을 쓰면서 추구해야 할 행복이 따로 있다고 생각해야할 것입니다.

 

오늘은 연중 4번째 주일입니다.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행복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오늘의 말씀은 예수님의 유명한 산상설교의 첫머리, 시작입니다.   마태오 복음서 5장은 예수님이 선교활동에 나서고 나서 처음으로 갖는 대중집회입니다.  둘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우리는 자신의 주장을 남에게도 그대로 적용시키기 위하여 큰 소리로 말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신앙을 통하여 하느님의 아들로써 이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 예수는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시는 구원이라는 선물을 전달해 주는 중개자 역할을 하시는 분이라고 믿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 아들이 오셔서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것을 보고 입을 열어 가르치신 첫 번째 대중집회의 내용이 행복에 대한 것입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에서 시작하여 8가지 행복에 이르는 길을 선언합니다.  이것을 가리켜 성서학계에서는 진복팔단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8가지 행복의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우선은 아닐 것입니다.  거기에서 말하는 행복을 우리 삶에서 발견하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예수님이 소리 높여 외치신 이 행복은 어디에서 온다고 생각하십니까?  예수님은 진복팔단의 내용은 이야기하셨지만,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남겨 놓지 않으셨습니다. 그 해답은 우리가 찾아내야 할 일입니다.

 

지금부터 2500년 전에 살았던 소크라테스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행복을 자기 자신 이외의 것에서 발견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그릇된 사람이다. 현재나 미래의 생활 그 어느 것에 있어서나 자기자신 이외의 것에서 얻으려는 사람은 그릇된 사람이다. '잘 되겠다고 노력하는 그 이상으로 잘 사는 방법은 없으며 그리고 실제로 잘 되어 간다고 느끼는 그 이상으로 큰 만족은 없다'"고 했습니다.  사람 세계에서 행복과 불행은 자신이 만드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살펴봐도 그것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재산이 없는 사람보다는 돈이 많은 사람이 그래도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데 가까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부자만이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경제적으로 자랑할 만한 것 없는 사람이 행복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마음이 메마른 사람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여덟 가지 행복의 조건들 가운데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것은 첫 번째 나오는 행복에 대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첫 번째 행복의 조건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한다면, 첫 번째 스바니야 예언서의 말씀을 주의 깊게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스바니야 예언자가 활동했던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 점차로 약화되어, 뭔가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어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팽배하던 요시야 왕 때였습니다. 지금부터 2600여 년 전에 해당하는 시대입니다.  그러던 중 요시야 왕은 성전의 내부를 수리하다가 신명기 법전을 발견합니다.  그렇게 발견한 신명기 법전에 따라 이스라엘 민족의 신앙에 대한 개혁을 단행합니다. 이때에 활동하던 예언자가 스바니야였습니다.

 

스바니야 예언자는 성서에 나오는 '가난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성서에 나오는 '가난한 사람'은 재물의 다소로 판단되지 않습니다.  삶의 영역에 하느님의 자리를 마련한 사람을 가난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이 왜 행복한가?  오늘의 말씀에서 그들은 '야훼 하느님의 이름을 믿고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는 사람들'이기에 행복하다고 전합니다.  행복의 기준에 도달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 그러하다면, 1999년의 현실을 보내는 우리들 중에 과연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사람들은 얼마나 되겠습니까?  

 

부유한 사람들, 그렇지 못한 사람들,  행복하다고 외치던 사람들, 하루를 마지못해 살던 사람들이 섞여있던 고린토 교회 공동체에 보내진 바오로 사도의 편지는 우리로 하여금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참된 행복의 조건, 하느님께 나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은 지금 현실에 우리가 얼마나 부유하게 사는가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느끼는 행복의 조건은 목숨을 바치기까지 사람들에게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셨던 예수가 보여준 삶의 방법을 따라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생활에서 행복과 불행이 교차하는 것은 순간적인 일입니다.  이솝우화에도 행복과 불행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행복은 기운이 약했고, 불행은 힘이 세서 행복을 보기만 하면 달려들어 못살게 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불행에게 쫓기던 행복은 하늘나라로 올라갔고 하늘의 신 제우스에게 의논을 했다고 합니다.  훗날 제우스가 응답하기를, 행복 너희들이 이곳 하늘나라에 머물러 있다면, 너희에게는 좋겠지만 너희를 간절히 기다리는 인간들은 어떻게 하겠느냐?  그러므로 한꺼번에 내려가서 불행에게 붙잡혀 시달리는 것보다는 하나씩 행복을 얻고자 하는 준비된 사람들에게 바로 내려가는 게 낫겠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행복은 준비하는 사람들의 속으로 들어가서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불행은 우리 생활 도처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괴롭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솝우화는 우화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행복을 얻는 방법은내가 행복을 간절히 바라는 자세로 사는 것입니다. 그렇게 산다면, 우리는 생활 가운데서 행복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그 행복을 다른 사람들에도 나누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은 준비하고 바라는 사람에게 먼저 갑니다. 또한 그렇게 사는 것이 하느님이 바오로 사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보여주신 삶의 지혜에 해당할 것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찾는 자에게 그 찾는 기회를 내려줍니다.  하느님 앞에 드리는 제사에 참여하면서 참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청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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