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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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35: 상호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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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4-03-22 ㅣ No.802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35) 상호 협력

 

 

시노달리타스는 궁극적으로 ‘모든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걸어가는 삶’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시노드적 삶이 되기 위해서는 각자 고유한 자리에서 구원 사명을 살아가는 성직자-수도자-평신도 사이의 ‘협력’이 요청됩니다.

 

“목자들은 모든 이가 나름대로 공동활동에 한마음으로 협력하도록 신자들을 사목하고, 평신도들은 복음 안에서 바오로 사도를 도와주며 주님 안에서 많은 일을 하였던 사람들처럼, 교계 사도직과 더 직접적인 협력을 하도록 불릴 수 있다.”(교회 헌장 30항, 33항 참조)

 

여기에서 협력이라는 말의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단순히 ‘조력자’ 의 개념으로 축소해 이해하는 것은 시노드 정신에 맞지 않습니다. 시노달리타스는 함께 가는 사람들을 공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주체적이며 능동적인 동반자(쉬노도이;συνοδοι)로 보면서, 각자 제 몫을 하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몫을 하도록 ‘상호 협력’하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모두가 같이 모여서 같은 생각을 하는 것만이 일치의 자리가 아닙니다. 또는 하느님의 사명이 특정한 사람이나 일을 통해서만 주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외형적으로 볼 때, 때로 어떤 활동이나 일이 특정한 어떤 사람, 혹은 단체를 통하여 주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그리스도인이 신앙의 눈으로 보아야 하는 것은, 교회의 사명 수행과 관련된 일의 근본적인 주도권을 지니신 분, 그 일을 계획하시고 각 사람에게 각자의 몫을 맡기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시노드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사도행전 15장의 예루살렘 사도 회의를 보면, 각자의 역할과 질서가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각자의 고유한 역할을 질서 있게 증언하고 마침내 그들은 고백합니다. “성령과 우리는 결정하였습니다.”(사도 15,28)

 

이렇게 각자 받은 몫이 다르고 책임의 성격이 다르더라도 저마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몫에 있어서는 모두가 능동적 주체임을 인정하면서 하느님 앞에서 서로를 ‘동반자’, ‘함께 여정을 가는 사람’으로 여기며 협력하는 것이 시노드적인 모습입니다. 이 점을 놓치게 되면 어떤 사람이 주체로서 하는 일에 다른 사람은 그저 그 일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일조하는 사람으로, 협력자가 아닌 조력자로 여겨지고, 구성원 간의 관계는 상하 관계, 혹은 일방적 의존 관계에 머물기 쉽습니다. 시노달리타스의 실현은 하느님 백성의 구성원이 ‘공통의 일’을 수행하기 위하여 하느님 앞에서 각자 고유의 역할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2024년 3월 17일(나해) 사순 제5주일 춘천주보 4면, 김도형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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