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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묵주기도의 기도문 (6) 구원을 비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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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10-10 ㅣ No.1253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묵주기도의 기도문 (6) 구원을 비는 기도

 

 

짧은 마침 기도

 

오늘날에도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께서는 묵주기도를 통하여 자녀들을 돌보고자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사랑하시던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27)하고 말씀하심으로 교회의 모든 자녀들을 당신 어머니의 보호에 맡기셨습니다. 또한 19세기 20세기에 성모님의 발현을 통해 성모님께서는 사랑하는 자녀들이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치도록 요청하셨으며, 교회 권위의 인정을 받은 루르드와 파티마를 기억하게 합니다. 1917년 포르투갈 파티마에서 발현하신 성모님께서는 5월13일부터 10월13일까지 여섯 달 동안 발현하시며, 7월 13일 발현에서는 묵주기도 매 신비가 끝난 후에 바치는 ‘구원을 비는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이 기도는 ‘구원송’, ‘구원경’, ‘파티마의 기도’로도 불렸습니다.

 

2002년 10월16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라는 교서를 통하여 ‘구원을 비는 기도’와 같은 기도문을 묵주기도의 ‘짧은 마침 기도’라는 제목으로 언급하십니다. “오늘날의 묵주기도에서는, 영광송 다음에 ‘짧은 마침 기도’가 이어집니다. 기도의 가치를 조금도 해치지 않으면서, 신비의 묵상이 고유한 열매를 맺도록 그 신비를 기도로 마무리한다면, 신비의 관상이 더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깁니다. 그러므로 적절한 기도 형태를 사목적으로 충분히 식별하고 널리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35항)

 

교황님께서는 신비의 묵상이 고유한 열매는 맺도록 ‘짧은 마침 기도’로 매 단을 마무리하도록 강조하십니다. 다른 나라의 가톨릭 신자들처럼 ‘짧은 마침 기도’를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파티마의 기도인 ‘구원을 비는 기도’로 바치고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비교하자면 ‘구원을 비는 기도’는 미사의 ‘말씀 전례’에서의 ‘보편 지향 기도’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신자들은 독서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에 응답하고 그 말씀을 기도로 실천하기 위해 ‘보편 지향 기도’를 통해 말씀 전례의 열매를 맺습니다. 파티마에 발현하신 성모님께서는 묵주기도를 바치며 기도하는 이들이 꼭 해야 할 청원을 일러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구원을 비는 기도’는 성모님의 요청을 충실히 따르는 이들의 기도라 할 수 있습니다.

 

 

‘구원을 비는 기도’ 묵상

 

성모님께서는 이 기도문의 처음에 당신의 아드님인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이들의 구원(저희 죄를 용서하시며, 저희를 지옥 불에서 구하시고)과 죽은 이들의 구원(연옥 영혼을 돌보시며, 가장 버림받은 영혼을 돌보소서)을 간절히 청하는 기도를 성자께 드리도록 기도하게 하십니다. 기도는 최후의 심판 때에 구세주로 오시는 그리스도께 자비를 구하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구원을 비는 기도’라 칭하는 것도 살아있는 이들과 죽은 이들의 구원자이신 주님께 드리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사도신경에서 고백하듯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신’ 성자께서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습니다. 성 그레고리오의 말씀처럼 ‘어떤 죄들은 현세에서 용서받을 수 있지만 다른 어떤 죄들은 내세에서 용서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성 그레고리오, [대화집]) ‘죽은 이들을 위하여 속죄를 한 것은 그들이 죄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2마카 12,45)입니다. 성모님의 기도 요청은 바로 이러한 기도의 보증입니다. 미사 중 성찬 전례문의 전구 부분에서 ‘부활의 희망 속에 고이 잠든 교우들과 세상을 떠난 다른 이들’(죽인 이들을 위한 기도)을 위한 기도와, ‘저희에게도 자비를 베푸시길’(살아 있는 이들을 위한 기도) 기도하고 있습니다. 성모님께서 가르쳐주신 ‘구원을 비는 기도’는 살아 있는 이들의 구원만이 아니라, 죽은 이들의 구원을 위한 기도입니다. 묵주기도를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기도하는 이들 뿐만 아니라,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함으로써 모두 구원의 길로 나아가도록 함께 기도합니다. 그렇게 하여 하느님 백성은 참된 영적 풍요로움에서 이로움을 얻고 개인적 관상의 자양을 발견합니다.

 

10월은 ‘묵주기도 성월’이면서, 파티마에 발현하신 성모님께서 당신 자신을 ‘묵주기도의 모후’라고 선언하신 달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세 명의 발현 증인(루시아, 성 프란치스코, 성 히야친타)의 중개로 ‘구원을 비는 기도’를 교회에 선물하셨습니다. 기도를 통하여 우리의 구원만이 아니라,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한 기도로 많은 영혼을 구원할 수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 주교회의는 ‘2011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구원을 비는 기도’에 대한 사항을 결정합니다. 당시 주교회의 전례위원회는 묵주기도의 ‘구원을 비는 기도’의 통일안을 검토하고, 기도문의 번역에 있어서 혼란을 피하기 위해 예전부터 바치던 기도문을 유지합니다. 옛 기도문으로 통일안을 만들었던 것은 2009년도 ‘묵주기도로 드리는 9일 기도’라는 기도서에서 ‘구원을 비는 기도’의 새로운 번역안으로 인해 생긴 혼란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레지오 마리애 회합에서의 ‘구원을 비는 기도’ 생략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묵주기도에서 ‘구원을 비는 기도’를 주 회합 중에는 바치지 않는 것은 1998년도 6월 23일 각 교구 평의회 단장님들에게 발송된 ‘레지오 시작 기도’에 관한 공문을 통해서입니다. 이전 레지오 마리애 회합에서 묵주기도는 시작 기도 부분 없이 묵주기도 신비 묵상과 함께 소리기도(주님의 기도 1번, 성모송 10번, 영광송 1번)만을 바쳤습니다.

 

전국 교구 레지오 마리애 평의회 지도 신부 및 간부 간담회를 통해 전국적으로 일치된 기도를 위해 묵주기도의 시작 기도 부분(사도신경, 주님의 기도, 성모송 3번, 영광송)을 바치도록 합니다. 하지만 ‘구원을 비는 기도’는 바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고 명시적으로 공지하였습니다. 공문에 나와 있지 않지만 레지오 마리애 기도문의 ‘마침 기도’ 부분(“세상을 떠난 저희 레지오 단원들과 세상을 떠난 모든 신자들의 영혼이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에 구원의 메시지가 들어 있다는 꼰칠리움 레지오니스 마리애(Concilium Legionis Mariae, 세계 평의회)의 결정이 있었습니다.

 

전 세계 레지오 마리애의 일치된 기도를 위해서 현재까지 ‘주 회합’ 중에는 ‘구원을 비는 기도’를 매 단마다 반복하지 않습니다.

 

+ 오늘날의 묵주기도에서는, 영광송 다음에 ‘짧은 마침 기도’(구원을 비는 기도)가 이어집니다. 기도의 가치를 조금도 해치지 않으면서, 신비의 묵상이 고유한 열매를 맺도록 그 신비를 기도로 마무리합니다.

 

+ 성모님께서 가르쳐주신 ‘구원을 비는 기도’는 살아 있는 이들의 구원만이 아니라, 죽은 이들의 구원을 위한 기도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8년 10월호, 박상운 토마스 신부(전주교구 여산성지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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