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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46: 십계명 - 첫째 계명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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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4-12 ㅣ No.1088

[가톨릭교회교리서 공부합시다] (46) 십계명 : 첫째 계명 (하)

부적 지니고 점 보는 일 첫째 계명 거스른다



너는 내 앞에서 다른 신을 모시지 못한다(2110~2128항)

하느님만을 섬기라는 첫째 계명은 또한 다른 신을 섬기는 것을 금합니다. 따라서 미신과 불경은 모두 첫째 계명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미신(2111항)

미신은 쉽게 말해 헛되고 바르지 못한 믿음이나 그런 믿음의 실천을 말합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경배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미신 행위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교리서는 이렇게 지적합니다."미신은 또한 우리가 참 하느님께 드리는 경배의 형태로 치장될 수 있다.…기도나 성사들이 요구하는 마음가짐을 경시하면서 그 외적인 요소들에만 효력을 부여하는 일도 미신에 빠지는 것이다"(2111항).


우상숭배(2112~2114항)

하느님은 한 분이십니다. 이를 거부하고 다른 신, 곧 우상을 모시는 것은 첫째 계명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우상숭배는 단지 이교(異敎)의 그릇된 예배에만 관계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아닌 것을 신격화하는 것 또한 우상숭배입니다. "그러므로 잡신이나 마귀(예를 들어 악마 숭배), 권력, 쾌락, 인종, 조상, 국가, 재물 등 인간이 하느님 대신에 어떤 피조물을 숭배하고 공경한다면 이는 우상숭배가 되는 것이다"(2113). 하느님보다는 하느님이 아닌 어떤 것을 하느님처럼 떠받드는 것이 바로 우상숭배입니다.


점과 마술(2115~2117항)

첫째 계명은 또한 모든 형태의 점복을 물리치기를 요구합니다. 사탄이나 마귀들에게 의뢰하는 것, 죽은 자를 불러내는 것, 미래를 꿰뚫어 본다며 헛되이 추측하는 것 등이 그렇습니다. 탄생 별자리를 믿거나 점성술이나 손금에 의지하거나 무당(점쟁이)에게 물어보는 일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역사의 주인은 하느님이심을 믿으며 하느님께 신뢰하며 자유와 책임의식을 갖고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미래에 대한 계획도 세워야겠지만 점복을 통해 미래를 미리 내다보거나 장악하려고 하는 것은 하느님께만 드려야 하는 영예와 존경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마술이나 요술 행위 역시 경신덕에 크게 위배되는 행동입니다. 부적을 지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경(2118~2122항)

말이나 행위로 하느님을 시험하는 것, 신성 모독죄와 성직 매매가 모두 불경에 해당하는 죄들입니다.

신성 모독은 성사와 전례행위, 그리고 하느님께 봉헌된 사람(성직자, 수도자)과 물건(축복한 십자가), 장소(성당) 등을 모독하거나 부당하게 취급하는 것입니다. 특히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를 모독하는 것은 중죄가 됩니다.

성직 매매는 영적인 것을 금전으로 사고 파는 행위를 말합니다. 영적인 선물은 자기 것이 아니기에 마치 자기가 주인인 듯이 행세하는 것은 첫째 계명을 거스릅니다. 교회법은 이렇게 규정합니다."성직자는 성사 집전을 위해 관할권자가 정한 봉헌금 외에는 아무 것도 요구하지 못하며, 가난한 이들이 가난 때문에 성사의 도움이 박탈되지 아니하도록 항상 주의하여야 한다"(교회법 제848조).


무신론(2123~2126항)

무신론의 형태는 다양합니다만, 하느님의 존재를 배격하거나 거부한다는 면에서 경신덕을 거스르는 죄입니다.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무신론이 생겨나고 확산되는 데는 신앙인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신앙인들이 "신앙 교육을 소홀히 하거나 교리를 잘못 제시하거나 종교, 윤리, 사회 생활에서 결점을 드러내어 하느님과 종교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려 버리기 때문"(사목헌장 19항)입니다.

흔히 무신론은 인간의 자율성이라는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신 긍정이 인간의 존엄성에 조금도 배치되지 않는다고 가르칩니다. 인간 존엄성은 바로 하느님 안에 기초를 두고 하느님 안에서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불가지론(2127~2128항)

불가지론은 하느님에 대해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말합니다. 불가지론은 여러 형태를 띠는데 하느님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고 초월적 존재가 있음을 인정하는 형태가 있는가 하면 하느님의 존재 증명이 불가능하다며 하느님의 존재 자체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형태도 있습니다. 불가지론은 어떤 경우에는 하느님을 찾는 것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경우에는 무관심주의나 윤리적 양심의 게으름 등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경우 불가지론은 실천적 무신론이 됩니다.


너는 어떤 것이든지 그 모양을 본떠서 새기지 마라(2129~2132항)

구약성경은 "어떤 형상으로도 우상을 만들어 타락하지 않도록 하여라"(신명 4,16)라고 지시합니다. 우상을 만들어 경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를 이유로 개신교 신자들은 성당에 성모상이 있는 것을 보고 우상숭배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구약시대부터 하느님께서는 구원을 상징적으로 가리켜 주는 형상들을 만들도록 명령하시기도 합니다. 구리뱀을 만들라는 말씀이나(민수 21,4-9), 계약의 궤와 커룹을 만들라는 말씀(탈출 25,10-22)이 그러합니다.

8~9세기에 일어난 성화상 논쟁(성모 마리아나 성인들을 그린 그림을 공경하는 것과 관련한 논쟁)과 관련, 교회는 성화상 파괴주의자들에 맞서 그리스도뿐 아니라 천주의 성모, 천사와 모든 성인의 성화상 공경을 정당화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성화상 공경은 우상을 금지하는 첫째 계명에 어긋나는 것이 아닙니다. 성화를 공경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 그림 자체를 공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 그림이 표상하는 분 곧 그리스도나 성모 마리아, 또는 성인들을 공경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한가지 유념할 것은 성화에 표하는 공경은 하느님께 드리는 흠숭과는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평화신문, 2014년 4월 13일,
정리=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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