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강론자료

대림 3 주일-가해-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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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1998-12-12 ㅣ No.9

     대림 3 주일 (가해)

           이사야 35,1-6가.10       야고보 5.7-10        마태오 11,2-11

 

     1998. 12. 13.

     

   시간이 흐르면 맞게될 성탄 축일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저절로 맞게되는 일들은 세상에 많습니다.  그러나 준비하고 맞이한다면 같은 일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삶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맞춰서 아침에 일어나는 사람과 누워있기 힘들어서 이제는 일어나서 아침을 맞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느끼는 하루의 길이는 차원을 달리합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기 시작한지 벌써 대림 세 번째 주일입니다.  여러분들은 오늘 하루를 어떤 자세로 시작하셨습니까?  

 

   눈은 '주변의 사물을 보라'고 있는 것입니다.  이 눈으로써 우리는 무엇을 먼저 보고 있는지, 올바로 봐야 할 것은 무엇인지 예수님은 우리에게 외치십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가 어렵다고 생각할수록 그 말씀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너희는 무엇을 보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이냐?  예언자냐?   오늘의 말씀을 통하여 우리에게 다가오는 질문입니다.

 

   여러분은 아침에 눈을 뜨면 무엇을 먼저 보십니까?  가장 먼저 텔레비젼을 켜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담배가 어디 있나 하고 찾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아침에 눈을 뜨면 무엇을 먼저 생각하십니까? 오늘 하루 안에 해치워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십니까?  몇 시에는 어떤 친구 만나고 저녁에는 술 한잔해야지 하는 생각을 먼저 하십니까?  우리가 하루의 첫 순간에 어떤 생각을 먼저 하는지에 따라 하루하루 지내면서 이루어 갈 우리의 모습은 달라지는 것입니다.

 

   지금은 대입 시험시기가 지났습니다만, 시험을 앞둔 때가 되면 시험에 임하는 사람에게 이런 소리를 합니다.  저도 어렵사리 긴장과 공포에 떨면서 대입 학력고사를 치루긴 했습니다만, 시험지를 받아들게 되면 문제 읽어보고 답을 쓰기 전에 먼저 마음을 모으고 부모님께 감사의 기도를 봉헌하고 내가 하는 오늘의 행동으로서 후회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큰 문제가 주일학교에도 있지만 고등학교 2학년만 되면 주일학교에 나와서는 안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헌데 요즘에는 그 학년 더 낮아졌습니다. 고양동에 교적을 두고 사는 학생들의 신상파악이 안돼서 잘 모릅니다만, 요즘에는 초등학생에서 중학교로 진학하면 안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 다른 본당에서의 경험입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하느님을 향하여, 예수님을 향하여 우리가 필요할 때, 우리의 생각대로 일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항변합니다.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바로 선생님이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하겠습니까?" 하고 제자들을 시켜서 묻는 세례자 요한처럼 말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그의 생활을 통해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것을 인간의 소리로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선포하며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랬던 그가 인간적인 조바심 때문에 제자들을 시켜 질문합니다.  이렇게 물을 때 세례자 요한은 감옥에 갇혀 있었습니다. 자신이 들었던 하느님의 소리는 구원자가 나타난다고 했고, 자신도 그렇게 외쳤는데, 자신의 선언을 채우러 오신 것 같은 예수님의 삶을 들어보니 사람들이 고대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소식으로 들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는 성탄절을 맞이할 것입니다.  그 성탄절이 되었을 때, 그리고 성탄절을 알리는 징글벨의 노래 소리가 끝났을 때, 우리는 과연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처럼 질문하지는 않을 것인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세례자 요한의 질문과 유사한 질문을 한다면, 그것은 우리 삶의 태도가 잘못되었음을 말하는 것 외에 그 어느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요한은 그가 한 일 때문에 예수님에게서 큰 사람 대우를 받습니다.  인간으로서의 성실을 다했기에 예수님이 인정하신 말씀입니다.  우리의 지금 자세는 어떠합니까?  우리가 맞을 성탄절에 할 수 있는 올바른 마음 자세를 지금부터 갖추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독서는 하느님이 오실 때 세상의 모습이 어떨 것인지를 우리보다 먼저 보고 나서 알려주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입니다.   인간세상에서 제 대우를 받지 못하던 사람들이여, 이제 더 이상 두려워하지도 말고, 무서워하지도 말아라. 하느님께서 우리의 원수를 갚으러 오신다 고 합니다.  우리를 올바로 대우해 주지 않던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기를 펴고 지내지 못했다면,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오셔서 세상의 모습을 바꾸어 주신다는 선언입니다.  세상이 바뀐다면, 현재 삶에 만족하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불행한 소리가 될 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이 오셔서 우리의 마음을 바꾸시고 세상의 모습을 바꾸실 때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안타깝다고 느끼지 않을 수 있게 생활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 방법은 무엇이겠습니까?   

 

   그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야고보 사도가 전하는 삶의 방법입니다.   땅이 귀중한 소출을 낼 때까지 끈기 있게 가을비와 봄비를 기다리는 농부처럼, 우리도 마음을 굳게 하는 일, 서로 남을 탓하지 않는 일 이 그 방법입니다.  우리가 이 말씀을 들으면서 그렇게 살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겠습니까?  대림절을 지내며, 해마다 맞이하는 성탄절을 앞두고 올바른 자세를 갖기 위해서 또 한번 돌이켜 봐야할 일이기도 합니다.

 

     고난을 참고 이겨 낸 사람들의 본보기로서 주님의 말씀을 받아 전한 예언자들 처럼 산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입니다.  예언자들은 하느님의 힘을 뚜렷이 느끼고 살았던 사람들이지만, 우리 중에는 그러한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해야 할 일입니다.  그 일에 대한 완성도(完成度) 여하에 따라서 하느님의 판단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림 3 주일은 자선주일입니다.  사랑을 우리가 얼마나 베풀고 사는지 돌아보는 주간의 첫날입니다.  추운 때가 되면 우리보다 편하게 지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우리가 삶에서 억지로 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서 움직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마음과 정신도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잠시 우리의 삶을 돌이켜 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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