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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천지를 주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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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6-22 ㅣ No.687

신천지를 주의합시다! (1) 신천지란 무엇인가?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그들이 교묘한 포교 수법을 통해 가톨릭 신자와 개신교 신자들을 포섭하고 있고, 최근에는 20~30대 대학생,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포섭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나아가 그들의 그릇된 성경 해설 및 교리 교육, 밀교식 조직 운영과 신앙 태도 등은 신천지에 빠진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의 삶을 엄청난 고통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수원교구 복음화국은 지난 6월 7일 자 ‘수원주보’를 통해 ‘신천지 교회 주의 공지’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배포했다. 복음화국은 “교회는 신천지의 포교 활동이 본당과 가정공동체에 끼치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교구별 공지와 언론을 통해 각별한 주의를 환기시켜왔지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천지 피해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공지 내용을 잘 숙지해 자신과 가족, 형제들이 신천지의 그릇된 신앙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천지에 가족이 포섭돼 고통을 겪고 있는 신자들의 피해 사례가 계속해서 나오면서 교회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앗 리미나(사도좌 정기방문) 중 조규만(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장) 주교를 비롯한 몇몇 주교들은 신앙교리성을 찾아 신앙교리성 차관 루이스 나다리아 대주교에게 신천지에 대한 대응 방안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도대체 신천지가 무엇이기에 많은 신자가 현혹되는 것일까.

신천지의 공식 명칭은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으로 1980년 교주 이만희(84)에 의해 설립됐다. 과천에 본부를 두고 있고 전국에 12개의 지파를 운영하고 있다. 신천지는 요한 묵시록에 언급된 14만 4000명을 신천지 신도로 채우면 신천지(새 하늘 새 땅)가 열리고, 신천지 신도들만이 구원을 받아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고 가르친다. 현재 신도 수는 13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성경을 중심으로 교리를 가르치는 신천지는 그리스도인들을 포섭 대상으로 삼는다. 성경을 아예 모르는 이들은 가르치기도 힘들 뿐 아니라 성경 공부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과거 신천지의 집중 공략 대상이었던 개신교회가 신도들에게 신천지의 위험성을 꾸준히 알리고 ‘이단 상담소’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신천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천주교 신자들이 포섭 대상이 되고 있다. 개신교 방송사인 CBS는 지난 3~4월 8부작 다큐멘터리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방영하기도 했다.

신천지는 비유 풀이 방식으로 성경을 가르친다. 신천지 성경 공부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림과 도식까지 활용해 말씀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신천지 성경 공부는 상당히 재밌다”고 말한다. 수십 년간 신흥 종교를 연구하고 있는 노길명(요한 세례자) 고려대 명예교수는 “신천지의 교리는 복잡하거나 추상적이지 않다”면서 “간단 명료하게 성경을 해석해 성경을 잘 모르는 사람도 흥미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천지는 대상자를 포섭하면 ‘1:1 복음방’으로 이끌어 12~16차례 교육을 한 후 ‘신학원’으로 인도한다. 신학원 교육은 일주일에 4차례 진행되며 6개월 과정이다. 신천지는 포섭 대상자가 신천지 교리에 빠졌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자신들이 신천지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 입교 후에는 청년부ㆍ장년부ㆍ부녀부 등 각 지역, 나이 별로 소속을 갖게 된다.

신천지에 포섭된 신자들은 신앙생활을 하던 성당을 떠나지 않고 추수꾼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성당(추수밭)에서 다른 신자들을 신천지로 이끄는 역할을 하는 위장 신자를 추수꾼이라고 부른다. 신천지의 추수꾼 교육 강의를 촬영한 영상을 보면 “성당과 개신교회는 우리의 추수밭”이라며 “주일에 추수밭으로 접근해 예배(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신자들을 포섭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추수꾼들은 미사 참례는 하지 않지만 신자들의 정보를 빼내기 위해 주로 단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평화신문, 2015년 6월 21일, 임영선 기자]

 

 

신천지를 주의합시다! (2) 신천지는 어떤 사람을, 어떻게 포섭하는가



신천지는 ‘아무나’ 포섭하지 않는다.

신천지가 포섭 대상자를 선별할 때 활용하는 ‘합당한 자 선정 기준표’를 보면 시간ㆍ환경ㆍ경제ㆍ건강ㆍ인성ㆍ신앙 등 6개 분야로 분류된 상세한 평가 항목이 있다. 주 4회(월ㆍ화ㆍ목ㆍ금) 복음방 및 센터에서 성경 공부 수강이 가능하고,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아무런 병이 없고, 약속을 생명같이 지키고, 활동적이고,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평판이 좋은 사람이 이른바 ‘합당한 자’다.

‘걸림 요소’도 명시하고 있다. 직장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 신앙생활을 시작한 지 3년이 안 된 사람, 신앙생활을 중단한 지 1년 이상 된 사람, 가족 중에 중환자가 있어 돌보고 있는 사람은 ‘부적격자’이다. 여성 신자의 경우 가정의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부적격자로 분류한다. 20세 미만이거나 61세 이상인 사람도 부적격자이다.

다시 말하면 신앙생활을 하는 그리스도교 신자이면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나이에,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으며 건강한 사람이 신천지의 포섭 대상이다. 성경 공부를 하는 데 지장이 있는 장애인은 포섭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천지에 포섭된 이들의 회심을 돕고 있는 상담사 이승혜(가타리나)씨는 “신천지는 노인과 청소년을 포섭 대상에서 제외하지만 사회적 지위가 있고, (조직에)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되면 60세 이상도 포섭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최근에는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대학생, 청년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신학원에서 성경 공부를 하는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젊은이”라고 설명했다.

신천지의 전도 방법은 크게 지인 전도, 노방 전도, 모략 전도로 나눌 수 있다. 지인 전도는 말 그대로 아는 사람을 포섭하는 것이고 노방 전도는 거리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신천지를 알리는 것이다. 신천지는 대개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접근하는 ‘모략 전도’로 대상자를 미혹한다. ‘신천지’, ‘성경 공부’라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우연을 가장해 접근해 성경 공부로 이끄는 수법이다. ‘가짜 신부’들을 이용한 포섭도 모략 전도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배 바오로(가명, 공무원)씨는 2013년 가을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가 “유명한 선교사가 성경 강의를 하는데 같이 가보자”고 권해 신천지 성경 공부를 접했다. 그는 “신학원에서는 몇 달이 지나도록 신천지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천지는 최근 들어 대학교 내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포섭 활동에 나서고 있다. 대학생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설문 조사, 봉사 활동, 심리 상담, 문화ㆍ예술 활동을 빙자해 성경 공부로 이끄는 교묘한 방법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부산의 한 대학에 다니는 유아무개씨(남)는 선배가 신입생들의 대학 생활을 도와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가했는데, 알고 보니 그 선배가 신천지 신도였다. 신천지에서 활동하는 동아리 선배가 후배들을 신천지로 이끄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체를 숨기고 대학 안에서 대규모 무료 성격 유형 검사(MBTI, 에니어그램)를 개최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신천지는 ‘포섭 대상자가 완전히 넘어왔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절대로 신천지임을 밝히지 않는다.

신천지에 미혹돼 활동하다가 지난해 가을 빠져나온 한 대학생에 따르면 광주ㆍ전남 지역에서 3000명이 넘는 대학생이 신천지에 포섭돼 활동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의 A 대학은 800여 명, B 대학은 600여 명의 학생이 신천지에 포섭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교구 복음화국은 ‘신천지 교회 주의 공지’에서 “신천지에 입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경 공부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교회 밖에서 성경 공부만 하지 않는다면 결코 신천지에 미혹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신천지 신도들의 교리적 주장들을 반박할 충분한 사전 지식이 없으면 그들과 토론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평화신문, 2015년 6월 28일, 임영선 기자]

 

 

신천지를 주의합시다! (3) 왜 신천지에 빠지는가



신천지의 ‘새 신자 과정’을 수료하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6개월 동안 일주일에 4일(월ㆍ화ㆍ목ㆍ금), 하루 3시간을 ‘성경 공부’에 쏟아야 한다. 바쁜 직장인ㆍ학생들이 일주일에 4일이나 성경 공부에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신천지 성경 공부를 하는 사람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신천지신학원에서 성경 공부를 하는 이들 중 천주교 신자 수는 얼마나 될까. 정확히 집계할 수 없지만, 증언을 종합해보면 꾸준히 늘어가는 추세인 것으로 보인다. 수강생 중 천주교 신자 비율이 20~30%에 이른다는 증언도 있고 레지오 마리애 단장, 현직 수사가 신학원에 나오고 있다는 증언도 있다. 한 매체는 지난 4월 신천지 대구 ‘다대오지파’의 1633명 수료생 배출 소식을 전하면서 32년간 천주교에서 신앙생활을 했다는 ‘수료생 대표’ 권 아무개씨의 소감을 게재하기도 했다.

신자들은 왜 신천지 교리에 흥미를 느끼고, 그들의 꾐에 현혹되는 것일까? 신천지의 회심을 돕는 이승혜(가타리나) 상담사는 “신자들이 이단 사이비, 성경 말씀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어서 신천지에 미혹된다”고 진단한다.

신천지신학원을 다녔던 신자들을 인터뷰했을 때 그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성당에서 신천지에 대해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고 성경 공부를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건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도 신천지를 아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들의 실체와 포섭 수법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추수꾼들이 교묘하게 접근할 때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성경에 대한 무지도 신천지 성경 공부에 미혹되는 주요 원인이다. 이승혜 상담사는 “성경 공부를 해 본 적이 없는 신자들은 도식과 비유 풀이로 성경 말씀을 해석하는 신천지 교리에서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재미를 느낀다”면서 “신학원 과정을 마치면 성경을 통달한 듯한 착각에 빠져, 사제와 수도자를 무시하고 기성 교회를 비난하게 된다”고 말했다.

종교사회학자 노길명(요한 세례자) 고려대 명예교수는 “가톨릭 신자들이 신천지의 포섭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가톨릭의 응집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교회 안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종교적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신자들이 신천지를 비롯한 이단 사이비에 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이들이 신천지의 집중 포섭대상이 되고 있다. 신학원 수강생의 절반 이상이 젊은이라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특히 캠퍼스 안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포섭활동에 나서고 있다.

노 교수는 “순수하고, 종교성이 강하며 열정적인 젊은이들은 신천지 안에서 ‘전도의 역군’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비슷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또래들이 신흥 종교라는 울타리 안에 모여 온종일 기도하고 철저한 교육을 받으며 강한 결속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불안해 하는 젊은이들에게 신흥 종교는 도피처가 될 수 있다” 고 덧붙였다.

몇 년 전 신천지가 작성한 「최근 총회장(교주 이만희)님의 의중」 문건을 보면 신천지가 천주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왜 천주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포섭 활동에 나서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은 천주교를 ‘잡아먹어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제일 말씀이 없는 조직이 통일교이다. 거기는 예배도 안 보고 성경도 없다. 통일교를 우리가 잡아먹어야 한다. 그 다음 차례가 천주교다. 천주교도 우리가 잡아먹어야 한다. 하나님이 이루어가는 역사다.” [평화신문, 2015년 7월 5일, 임영선 기자]

 

 

신천지를 주의합시다! (4) - 1 신천지를 경험한 사람들 이야기



지난해 8월 SBS 시사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 의문의 사건이 소개됐다. 새벽에 중년 남녀가 한 청년의 다리를 묶어 납치한 장면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감시 카메라에 찍힌 것이다. 알고 보니 부모가 ‘특정 종교’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아들을 어디론가 데려가는 모습이었다.

방송에 언급되지 않았지만 ‘특정 종교’는 신천지였고, 방송에 소개된 가족은 천주교 신자였다. 방송의 주인공이었던 김○○(23, 광주광역시)씨를 인터뷰했다. 2013년 4월 신천지에 포섭됐던 김씨는 1년 6개월 만인 지난해 9월 기나긴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학교에서 어떤 사람이 설문조사를 부탁해서 했는데, 전화번호를 적는 난이 있었어요. 며칠 후에 연락이 왔고, ‘심리상담과’ 학생이라고 하면서 심리상담을 한 번 해보자고 했어요. 별 의심 없이 응했죠. 처음에는 심리상담만 했는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친해지니까 종교 이야기가 나왔고, 성경 공부를 권했어요. 전형적인 신천지 포섭 수법이었던 거죠.”

중고등학교 시절 신앙생활을 쉬다가 대학 입학 후 다시 성당에 나가기 시작한 김씨는 ‘한 번 성경 공부를 해보자’고 결심했다. ‘심리상담과 학생’은 다른 이를 소개해줬고, 그 사람과 1:1로 카페에서 성경 공부를 했다. 그는 “나를 만나는 걸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 달 정도 지나자 성경을 가르치던 이가 “센터(신천지 신학원)에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보자”고 권했다. 김씨는 6개월 동안 1주일에 4일을 센터에 나와야 한다는 말에 엄두가 나지 않아 거절했지만 “정말 좋은 기회이니 꼭 해보라”는 간곡한 권유에 마침내 신학원에 등록했다.

“보통 30~40명이 같이 수업을 듣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신분을 위장한 신천지 신도들이에요. ‘열매’(포섭 대상자)를 관리하는 사람들인데, ‘잎사귀’라고 부르죠. 딴생각을 하지 못하게 철저하게 관리해요.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잎사귀가 몇 명 더 붙어요.”

김씨는 성경 공부 시작 3개월 만에 ‘신천지’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3개월 정도 지나면 그곳에서 가르치는 것들이 진리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크게 충격을 받지는 않는다”며 “신천지라는 것을 알아도 그만두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말 김씨가 포섭한 친구가 가족에게 신천지 성경 공부를 하는 것을 들키면서, 1년여 동안 이어진 김씨의 신천지 활동도 들통 났다. 설득으로는 신천지에 빠진 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안 김씨의 부모는 고민 끝에 ‘아들 납치’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김씨를 모처로 데려갔다. 그곳에 신천지 전문 상담사를 불러 ‘개종 교육’을 시작했다.

신천지 교리에 세뇌된 김씨는 완강하게 버텼다. 가족에게 발각됐을 때 대처 방법을 알려주는 신천지 ‘섭외부장’에게 철저한 ‘반증 교육’을 받았던 김씨는 계속된 설득에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개종 교육’은 석 달 넘게 이어졌고 김씨의 생각도 조금씩 달라졌다. 계속해서 교육을 받다 보니 ‘진리’라고 확신했던 신천지 교리의 허술한 점이 보였다. 상담 장소에서 벗어나 신천지로 돌아갈 궁리만 했던 김씨는 석 달 하고도 일주일 만에 완전하게 회심(回心)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1년 넘게 진리라고 굳게 믿었던 것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많이 허탈했다”고 말했다.

요한 보스코라는 세례명을 갖고 있던 김씨는 신천지에서 벗어난 후 다시 성당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지금은 개신교 신자가 됐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천주교는 제게 잘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천지에 빠졌을 때 주중에는 신천지에서 공부하고 주말에는 미사에 참례하니까 두 곳이 비교되더라고요. 신천지에서는 어쨌든 ‘진리’를 탐구한다면서 성경을 공부하는데 성당에 가면 미사 한 시간 참례하고, 매주 청년들끼리 어울려 술자리만 가졌어요. 성경 말씀을 묵상하거나 읽는 시간은 없었죠. 청년들이 신앙보다는 노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는 것 같았어요. 그게 참 싫었어요.”

김씨는 “광주광역시 신천지 교세가 가장 크다. 20~30대 청년 신천지 신도가 7000명이 넘고, 신학원에서 교육을 받는 사람 10명 중 2~3명은 천주교 신자”라며 “천주교도 신천지 포섭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신천지에 있다가 나온 이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신문, 2015년 7월 12일, 임영선 기자]

 

 

신천지를 주의합시다! (4) - 2  신천지를 경험한 사람들 이야기



40대 후반 이 베로니카(가명)씨는 “나는 의심이 많고, 남의 말을 쉽게 믿지 않는다”는 말부터 꺼냈다. 또 “내가 살아가는 원천이 하느님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믿음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신천지에서 성경 공부를 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수치스럽다”며 “기사에 꼭 가명으로 써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독실한 신자인 이씨가 신천지를 접한 건 3년 전이었다.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성경을 가르치는 신부님이 계시는데 강의가 정말 좋다. 같이 들어보자”고 권유했다. 성경 공부에 대한 갈망이 있었던 이씨는 ‘신부님’이라는 말에 아무런 의심 없이 따라갔다. ‘그레고리오’라는 그 신부(사제 사칭하는 김현성 그레고리오로 추정)는 교황청에서 사제품을 받고, 16년 동안 필리핀에서 빈민 사목을 했다고 소개했다. 로만 칼라도 하고 있었다. 4~5명이 같이 강의를 들었다.

“강의 퀄리티(질)가 꽤 좋았어요. 서울 강남구청 근처 건물에서 4~5명이 같이 강의를 들었는데 천주교 신자가 3명이었어요. 남편이 본당 사무장이라는 분도 있었고요. ‘지인 부탁이니까 1~2번만 들어보자’는 생각으로 갔는데 강의가 괜찮아서 몇 번 더 듣게 됐죠.”

몇 차례 성경 강의를 한 ‘신부’는 “사목이 바빠서 오래 강의할 수 없다”며 “종파를 초월해 성경 공부를 하는 신학원을 소개해줄 테니 거기서 공부를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권했다. 결국, 이씨에게 성경공부를 소개해준 지인과 함께 신학원에 등록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지인은 원래 신천지 신도였고, 이씨 앞에서는 처음 성경공부를 하는 것처럼 행동한 것이었다.

의심이 많았던 이씨는 신학원에서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나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30~40명이 함께 수업을 들었다. 수시로 시험을 봤고 열심히 공부했던 이씨는 늘 100점을 맞았다. 2개월 정도 지났을 때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지인에게 이야기했더니, 곧바로 ‘그레고리오 신부’에게 연락이 왔다. 그는 “다른 데 시선을 돌리지 말고, 진리를 놓치지 말고 잘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부님’ 말씀이라 믿을 수밖에 없었다.

“성경 공부를 시작한 지 4~5달이 지났을 때, ‘신천지’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남편에게 말했더니 ‘두 번 다시 가지 마라. 이단을 믿는 사람이랑은 같이 못산다’는 말까지 했죠. 하지만 저는 과정을 마치고 직접 판단하고 싶었어요. 남편에게는 안 나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몰래 계속 공부를 했죠.”

1년여 동안 이어졌던 ‘신천지 생활’은 신천지에 관한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 마무리됐다. ‘진리’라고 배웠던 것들이 진리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었다. 그 후 이씨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 그토록 사랑했던 하느님이 원망스러웠다.

“그렇게 열심히 하느님을 믿고 기도했는데, 저를 어떻게 저런 곳에 가도록 놔두셨나 하는 원망이 들었어요. 그런 곳에 빠져 있었던 나 스스로에 대한 분노도 있었고요.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한동안 신앙생활을 못 했어요.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었어요. ‘이 오물을 어떻게 벗겨내야 하나’하는 고민을 계속했어요.”

가짜 신부를 소개해준 지인은 이씨가 신천지에서 나온 후에도 “차 한잔 하자”며 몇 번을 찾아와 설득했다. 하지만 이씨의 마음은 돌아서지 않았다. 이씨는 인터뷰를 마치며 “교회와 신자들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은 길 잃은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서실 것이라고 말씀하시잖아요. ‘돌아온 탕자’ 이야기도 있고요. 그런데 실제 본당 분위기는 그렇지 않아요. ‘신천지에 갔다 온 사람’이라는 소문이 나면 신자들 사이에서 배척당해요.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사람들인데, 돌아와서 더 큰 상처를 받고 신앙을 잃는 경우가 많아요. 교회에서 신천지와 같은 이단에 더 관심을 두고, 피해자들이 신앙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셨으면 해요.” [평화신문, 2015년 7월 19일, 임영선 기자]

 

 

신천지를 주의합시다! (5) 신천지 대처법 · 구별법



Q. 가족이 신천지에 빠진 것을 알아챘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1> 화를 내며 “다시는 신천지에 나가지 말라”고 한다.
<2> 차분하게 신천지의 문제점을 알려준다.
<3> 모른 척한다.

정답은 <3>번이다. 신천지는 “가족을 비롯한 다른 사람에게 절대 신천지 성경 공부를 하는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가르친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핍박을 당하신 것처럼 ‘진리’를 이야기하면 박해가 시작된다”고 이야기한다. 신천지에 빠진 이들은 가장 가까운 가족들조차 ‘핍박하는 자’로 여기게 되고, 가족이 ‘신앙생활’을 방해한다고 여겨 극렬하게 저항한다.

2013년 11월 신천지 성경 공부를 시작해 1년 1개월 만에 그만둔 이로사(23)씨는 가족들에게 신천지 성경 공부를 하는 사실이 발각된 후 “신천지에 나가지 말라”는 가족들과 싸우다가 3개월 동안 가출했다. 이씨는 “가족들에게 발각되면 바로 ‘섭외부’(신도 이탈을 막는 역할)에 보고하게 되고, 섭외부는 ‘대응 지침’을 상세하게 알려준다”면서 “‘지금 이걸 그만두면 핍박하는 자들(부모)이 지옥을 가게 된다’고 겁을 준다”고 말했다.

신천지에 빠진 이들의 회심을 돕는 이승혜(가타리나) 상담사는 “가족의 설득으로 회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일만 더 키우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절대 아는 척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수원교구 복음화국은 ‘신천지 교회 주의 공지’에서 “신천지에 빠진 이들은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고 발각됐을 때는 신천지 교회가 가르쳐준 대응 지침에 따라 말하고 움직이도록 세뇌된 상태”라며 “주변에 신천지로 의심되는 사람이 있을 때는 사제나 수도자에게 보고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천지 ‘대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그들의 포섭수법을 숙지하고, 제대로 된 성경 공부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신천지는 20~30대 청년들에게는 주로 설문 조사, 무료 심리상담(MBTI, 에니어그램)·심리 테스트·취미 교실 등을 빙자해 접근한다. 그들의 목적은 연락처를 확보하는 것이다.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 해 연락처를 알아내기도 한다. 몇 차례 ‘심리 상담’을 한 후에는 어김없이 ‘성경 공부’를 권유한다. 낯선 이가 설문 조사, 심리상담 등을 권할 때는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성경 공부’를 권하면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

40대 이상 장년층에게는 신천지에 빠진 지인이 “좋은 성경 공부가 있는데 같이 하자”고 권하는 경우가 많다. ‘가짜 신부’가 성경을 가르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본당이나 교구, 수도회에서 개설한 성경 공부가 아니면 의심해 봐야 한다. ‘교회 밖 성경 공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또 ‘개역 한글판’ 성경을 사용하는 성경 공부는 신천지일 가능성이 높다. 가족이나 지인이 월·화·목·금요일 오전 또는 저녁마다 “성경 공부를 하러 간다”고 하거나 “일이 있다”고 하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원교구 복음화국은 신천지 성경 공부의 특징으로 △ 센터 등록 시 면접을 보고 사진, 원서, 소정의 복사비 등을 납부 △ 수강생이 필기한 노트를 집에 가져가지 못하게 하고 센터에 보관하도록 유도 △ 강사가 ‘자신은 특정 교파에 속하지 않는 초교파인’이라고 말함 △ 전날 배운 것을 복습하고, 수업을 마치면 소모임을 갖고 매주 시험 실시 등을 들었다. [평화신문, 2015년 7월 26일, 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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