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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한국 천주교 문화유산 실태조사 및 활용방안 연구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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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12-15 ㅣ No.1077

'한국 천주교 문화유산 실태조사 및 활용방안' 연구포럼

지자체와 협력, 천주교 문화유산 관광자원화해야


순례와 함께 종교 관광 또한 보편화되면서 오랜 신앙의 역사를 간직한 천주교 유산과 시설을 어떻게 관광자원화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재)한국교회사연구소(이사장 염수정 대주교)는 5일 서울역사박물관 1층 강당에서 '한국 천주교 문화유산 실태조사 및 활용방안'을 주제로 연구 포럼을 갖고, 중요 문화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교회 문화유산 전반에 대해 고찰했다. 국내외 성지 현황과 과제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서소문 복원 정비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고, 나아가 성지가 천주교 신자들을 위한 순례지로서 역할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을 위한 문화관광지 내지 종교관광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탐색도 이뤄졌다.

포럼은 △ 한국 천주교 문화유산의 활용 방향(박문수) △ 한국 천주교 성지 현황과 실태(서종태) △ 한국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천주교 성지(김정신) △ 서소문 역사문화공원 추진과 서소문 성지 복원방안(조광) 등 네 소주제별로 이뤄졌다. 토론에는 송경희 경희대 교수와 차기진(루카) 양업교회사연구소장, 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이철성 건양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 고문인 이원순(에우세비오) 서울대 명예교수는 "600년 고도라고 하지만 서울은 이미 옛 자취를 대부분 뜯어고치고 헐어버렸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족의 정신사적 측면을 폭넓게 수렴하는 종교시설이나 성지는 지나온 역사를 되돌아보는 중요한 문화유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소문 밖, 혹은 서소문 밖 네거리로 사서에 기록돼 있던 서소문 행형장은 현재의 서소문 근린공원 내 순교자현양탑이 세워져 있는 곳으로 확인됐다.


순례와 걷기는 동기를 제외하면 속성 일치

박문수(프란치스코)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부원장은 활용 가능한 천주교 문화유산으로 △ 종교라는 경계를 넘어 현재도 향유가 가능하고 다음 세대에 계승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산 △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교육 또는 여가활동의 일환으로 이용할 수 있는 유형 자산 △ 다양한 이야깃거리(Storytelling)와 연계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관광자원으로 기여할 수 있는 유산을 꼽았다.

이를 기반으로 박 부원장은 정부 지정 천주교 사적 7건, 지자체 지정 기념물 및 유형문화재 27건, 특히 서울 천주교 유형문화유산 14건을 소개하고, 최근 종교순례는 문화적 방향으로, 유희적 개념의 관광은 지속가능한 관광 쪽으로 옮겨가고 있어 종교관광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부원장은 특히 걷기 열풍과 순례의 대중화에 주목했다. 1990년대 말부터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는 마라톤과 함께 자전거 타기, 걷기 등이 국내 여가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고, 이 중 걷기는 동기(Motiva tion)만 제외하면 순례와 속성이 같고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만큼 순례코스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여지나 가능성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 도심 관광자원과 천주교 문화유산을 연계해 상승(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제주 천주교 순례길이나 전주 아름다운 순례길, 당진 솔뫼성지 개발사업과 같은 정부ㆍ지자체와 천주교 간 협력을 통해 천주교 문화유산을 관광자원화를 활성화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전주 성지 찾은 30만 명 중 상당수는 관광객

서종태(스테파노) 전주대 언어문화학부 교수는 전국적으로 116곳에 조성돼 있는 성지와 함께 12개 교구에 만들어진 박물관ㆍ기념관ㆍ전시관ㆍ유물관 24곳의 현황과 실태에 시선을 집중했다.

우선 서울ㆍ수원ㆍ대전ㆍ전주교구 등 4개 교구에 조성된 성지에 초점을 맞춰, 순교터 30곳과 순교자(증거자 포함) 유해 안장지 43곳, 순교자 발자취가 서려 있는 생가터ㆍ고향ㆍ교우촌ㆍ공소ㆍ활동지ㆍ체포지ㆍ피신처 21곳 등을 살폈다. 이어 절두산순교성지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등 한국교회사를 더듬어볼 수 있는 유물을 소장한 박물관이나 기념관 등을 돌아보고 관광자원화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서 교수는 그러나 각 교구 성지나 박물관 등의 프로그램은 미사전례와 고해성사, 십자가의 길 기도 등으로 한정돼 있다면서 다만 서울대교구 절두산순교성지의 문화유산해설사 안내, 대전교구 성거산성지의 등산 순례코스, 원주교구 배론성지의 박달재 휴양림 코스 등 모범사례를 소개하고 순례 프로그램을 다양화할 것을 제안했다.

서 교수는 "연간 순례자 수가 지역 관광사업과 관련해 어떤 의미를 지닐까 하는 문제는 2005년 전주교구 7개 성지를 찾은 관광객이나 순례자 총수는 30만 명이었는데 이 중 관광객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며 "그래서 전주시도 성지 개발사업의 타당성을 연구하고 성지 발전을 위한 기본계획을 만들기에 이르른 것"이라고 밝혔다.


유적이 멸실된 경우 '창조적 복원'도 필요

김정신(스테파노) 단국대 교수는 국내 각 종교별 성지 유산과 세계 주요 성지를 소개한 뒤 "문화유산은 그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만큼 변형이나 왜곡을 하지 않고 주변과 조화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따라서 △ 성지 조성의 개념을 구체화하고 △ 해당 성지만의 특성이 드러나는 명칭으로 바꾸며 △ 성지 개발보다는 '성지 보존ㆍ정비'를 지향해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또 △ 대부분 성지는 자연녹지로 지정돼 있어 건축행위가 제한돼 있는 경우가 많기에 장기계획을 수립해 종교시설의 법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하면서 추진해야 하고 △ 역사적 기록은 있으나 유적이 멸실된 경우엔 무형 유산을 유형유산으로 복원하는 '창조적 복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관광 형태(패턴)가 문화유산 답사나 테마 관광 등으로 다양화하면서 종교사적지도 상지순례뿐 아니라 유산관광의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관광과 순례가 지속되려면 가톨릭교회의 보물인 성지 유산을 보존정비하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가톨릭 문화의 고유한 가치에 대한 교육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문성지는 지하시설물 탓에 제기능 못해

조광(이냐시오) 연세대 석좌교수는 서소문 역사문화공원 개발과 서소문 순교성지 복원은 서소문 일대의 역사성 규명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서소문 공원은 현재 지하에 설치돼 있는 주차장이나 화훼시장, 폐기물 집하장 등으로 인해 근린공원으로서 역할은 물론 순교성지로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1866년에 처형된 일부 순교자의 경우는 처형지가 '서소문 밖 네거리'로 확실히 밝혀져 있지만, 1801년이나 1839년 순교자들의 경우엔 순교지가 '서소문 밖'으로만 나오고 있다"며 "이는 1839년까지는 서소문 네거리에서만 사형을 집행하지는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선 후기 형 집행은 당시 나라 상황이나 환경, 조건에 따라 서소문 밖이라는 범위 내에서 이동이 가능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조 교수는 "서소문 행형장 내지 참형터는 서소문 밖 만초천변 모래사장이나 만초(蔓草), 즉 덩굴풀이 있던 지역에서 이뤄졌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면서 "조선 후기 서소문 밖 처형지는 오늘날 서소문 근린공원 내에 자리잡았을 것임에 틀림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역사문화공원 개발 차원에서 서소문 순교성지를 종교 관광 상품화하고, 명동성당 → 수표교 첫 세례 기념표석 → 좌우 포도청 부지 표석 → 서소문 성지 → 당고개 성지 → 절두산 성지를 잇는 순례길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소문공원과 한류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중림동약현성당을 연계시켜 한류 문화 체험지로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평화신문, 2012년 12월 16일, 오세택 기자]


[해설] 한국 교회사 연구소 ‘천주교문화유산 실태와 활용’ 포럼

순례지만이 아닌 문화 관광지로서 성지 재조명 필요



- (재)한국교회사연구소는 5일 서울역사박물관 강당에서 ‘천주교문화유산 실태와 활용방안 연구’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성지는 믿음의 역사가 발굴해낸 보화이자 믿음이 자라남에 따라 더불어 커지는 신앙의 그릇이다. 그래서 성지는 성스런 장소에 머물지 않고 믿음의 조상과 오늘을 살아가는 지상의 나그네, 이미 우리 곁에 와계신 그리스도를 하나로 엮어주는 타임머신이다.

(재)한국교회사연구소가 5일 서울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 강당에서 개최한 2012년도 연구 포럼은 한국교회가 발굴해낸 믿음의 보화가 지닌 가치를 새롭게 돌아보게 한 장이었다.

‘한국 천주교 문화유산 실태조사 및 활용방안 연구’를 대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그간 가톨릭 신앙의 그릇 안에서만 맴돌며 교회의 울타리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성지의 외연이 사회 전체로 확장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 자리였다. 나아가 성지가 그리스도인들의 성화뿐 아니라 사회 복음화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날 학술 자리에서는 천주교 신자들을 위한 순례지로서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의 문화관광지로서 성지의 성격을 새롭게 규정하고, 이 같은 성격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교회사연구소장 김성태 신부는 개회사를 통해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는 서소문 밖 성지는 순교자들이 피 흘린 거룩한 땅이자 동서 문화 교류의 기념지”라며 “이 행사를 통해 서소문성지뿐 아니라 한국교회가 보유한 문화유산의 정비와 복원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천주교 문화유산 활용 방향 - 박문수(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부원장)

문화유산은 장래 문화 발전을 위해 다음 세대 또는 젊은 세대에게 계승·상속할 만한 가치를 지닌 과학, 기술, 관습, 규범 따위의 민족 사회 또는 인류 사회의 문화적 소산이다.

천주교 문화유산은 ▲ 서구 문명과 한국 문화와의 만남의 사례 ▲ 조선 시대 말기를 조명하는 데 중요한 역사자료 제공 ▲ 한국 정신문화사에 새로운 인간상, 세계관의 제시 사례 ▲ 인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생명을 바친 자유·평등정신의 실천 사례 등으로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200년 이상의 역사를 통해 한국의 종교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은 천주교가 한국 사회에 자신의 문화를 공유자산으로 개방하여 현세대가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현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미래에도 계승·발전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

최근 종교적인 순례는 문화적인 방향으로, 유희적 관광은 의미 있고 지속 가능한 여행으로 이행함에 따라 종교 관광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990년대 말에서 현재까지 인기가 계속되고 있는 걷기(도보)는 순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순례자의 걷기는 건강 욕구보다는 성찰적, 치유적, 신앙적 요소를 더 많이 갖고 있다. 걷기에는 ▲ 치유 효과 ▲ 성찰적 기능 ▲ 평등성 ▲ 새로운 경험의 탐색자라는 정신 등이 내재돼 있다.

세계적 추세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종교 관광의 영역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황청 지정 ‘순교 성지 순례코스’가 될 경우 세계적인 순례코스에 포함돼 전 세계 신자들이 찾는 명소가 될 것이다.


한국 천주교 성지의 현황 및 실태 - 서종태(전주대학교 교수) 

한국천주교회의 성지는 116곳에 달한다. 서울대교구 관할이 12곳, 수원교구 14곳, 인천교구 4곳, 대전교구 18곳, 춘천교구 6곳, 원주교구 4곳, 의정부교구 4곳, 대구대교구 7곳, 청주교구 3곳, 부산교구 8곳, 마산교구 6곳, 안동교구 6곳, 광주대교구 6곳, 전주교구 11곳, 제주교구 7곳 등이다.

성지를 유형별로 보면 순교터가 30곳, 순교자나 증거자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는 곳(있었던 곳 포함)이 43곳, 순교자의 생가터, 고향, 활동했던 곳, 체포(피신)됐던 곳 등 순교자의 발자취가 서려 있는 곳이 21곳, 교회의 중요 사적지 11곳 등이다.

12개 교구의 성지에 모두 24개의 박물관·기념관·전시관·유물관 등이 세워져 순례자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 11개 교구 성지에 모두 27개의 피정의 집과 유스호스텔이 있다.

한국교회의 성지 가운데 문화재로 지정된 곳은 10개 교구의 39개로 사적이 7개, 도 기념물이 13개, 도 유형문화재가 3개, 도 문화재자료가 2개, 등록문화재가 4개이다. 이들 문화재 중 1998년 이전에 지정된 곳이 13개, 2001년 이후에 지정된 곳이 16개여서 최근에 와서 성지들이 대거 문화재로 지정됐음을 보여준다.

각 교구의 성지들은 순례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순례를 성지 안에 국한하지 않고 성지 밖의 주변 지역에까지 확대하여 코스를 다양하게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는 우선 순례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성지가 지역의 일부임을 자각하여 지역을 널리 알리고 지역과 더불어 하고자 하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

천주교의 성지 순례는 부수적으로 관광 산업뿐 아니라 지역 경제의 발전이나 홍보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성지는 교회와 지역이 상생으로 거듭나는 공간이 되고 있다.


한국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천주교 성지 - 김정신(단국대학교 교수) 

한국에서 천주교 성지 조성은 1960년대 병인순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절두산성지를 조성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1984년 한국천주교 창립 200주년을 전후하여, 대희년과 2000년대의 유산 관광 및 지역 관광 개발붐을 타고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성지는 순교성적지(殉敎聖蹟地)와 천주교사적지(天主敎史蹟地)로 나눌 수 있다. 순교성적지는 처형지와 순교자묘소로, 천주교사적지는 역사적 성당, 유서 깊은 교우촌, 기타(순교자 출생지, 감옥터, 신학당, 유택지) 등으로 세분할 수 있다.

성지에서의 행위체계는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고, 성지의 입지와 공간구성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체로 미사를 먼저 봉헌하고, 십자가의 길이나 묘역 참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바람직한 성지순례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위는 ▲ 기(起) - 진입, 접근 단계 : 자료 수집 및 계획 수립, 기도·교육을 통해 순례의 자세와 마음을 준비하는 단계 ▲ 승(承) - 전개 단계 : 시작기도와 묵상을 통해 순례가 시작되는 단계 ▲ 전(轉) - 절정 단계 : 순교에 대한 추체험과 참배를 통해 순교 영성을 느끼고 하느님께 다가가는 단계 ▲ 결(結) - 승화 단계 : 마지막 미사 봉헌을 통해 하느님과 일치하여 영적인 심화·승화가 이뤄지는 단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유적 가운데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있어 보호해야 할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제대로 갖추는 일을 ‘정비’라고 한다. 정비에는 유구의 보존을 위한 활동과 이를 활용하여 유적의 이해를 돕는 활동이 포함된다.

정비를 위해서 유적은 그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변형되거나 왜곡되어서는 안 되며, 유적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하나의 단위로서 일체화되고 주변 및 전체와 조화되도록 관계가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지 조성은 ‘개발’의 개념으로 진행되어 왔다. 지자체의 개발 계획과 연계하여 경쟁적으로 계획되고 있는 성지개발이 충분한 고증이나 계획 없이 진행된다면 자칫 성지의 특성을 잃고 남아있는 유산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서소문 역사공원의 추진과 서소문 성지의 복원방안 - 조광(연세대학교 석좌교수, 한국교회사연구소 고문)
 
한국교회 최대의 순교성지인 서소문 밖은 단지 천주교도를 처형했던 장소에만 그치지 않고, 시대를 바꿔보고자 했던 많은 사람들이 꿈을 머금고 죽어갔던 곳이다.

이곳에서 목숨을 잃은 천주교 순교자들은 오늘날 인류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인간의 기본권인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한 투쟁에서 산화한 인물로 평가된다.

따라서 서소문 밖은 인간의 자유와 양심을 위해 자신을 바친 이들을 기억하기 좋은 곳이다. 역사성과 문화적 요소가 매우 큰 서소문성지의 역사문화공원으로의 개발은 매우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그리스도교의 중심지를 이루고 있는 서울에 있는 가톨릭 문화 유적과 사적 등을 관광코스로 개발하여 자원화하고 이를 교황청으로부터 세계교회의 공식 순례코스로 지정받게 되면 서울을 방문하는 신자의 증가를 전망할 수 있다.

아울러 서소문 행형지를 포함하여 적절한 코스를 정할 때 이 길에서 이웃종교와의 만남을 시도할 수 있고 한국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다.

서소문성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여 세계적인 입지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 종교 관광 인구를 유인할 수 있는 체계적인 관광상품 소프트웨어 개발 ▲ 순교자의 삶을 스토리텔링화하여 한국인 고유의 순교정신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 마련 ▲ 다종교를 아우를 수 있는 종교박물관 설치 ▲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연계코스 마련 ▲ 한류관광을 활용한 경제 활성화 도모 ▲ 관광과 관련한 종사자들의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마련 등이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 [가톨릭신문, 2012년 12월 16일, 서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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