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일)
(백)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교회문헌ㅣ메시지

자비의 특별 희년 선포 배경과 의미, 지침 담은 칙서 자비의 얼굴 주요 내용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4-19 ㅣ No.661

‘자비의 특별 희년’ 선포 배경과 의미 · 지침 담은 칙서 「자비의 얼굴」 주요 내용


소외된 이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자비 실천해야

 

 

자비의 교회를 강조해 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일 자비의 희년 선포 배경과 의미, 희년을 살아갈 구체적 지침이 담긴 칙서 「자비의 얼굴」(Misericordiae Vultus)을 발표했다. 칙서는 교황 문헌을 지칭하는 명칭 가운데 하나로, 주로 시성, 희년, 교의 문제 등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다. 「자비의 얼굴」(Misericordiae Vultus)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자비의 얼굴」은 25개 항으로 이뤄졌다. 첫 항은 “예수 그리스도는 아버지의 자비의 얼굴입니다”로 시작한다. 이는 자비가 추상적인 말이 아니라 우리가 늘 보는 얼굴처럼 구체적인 것임을 뜻한다. 교황은 칙서 전반에 걸쳐 성경에 나타난 하느님 자비를 상세히 설명하고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라는 성경 말씀에 따라 하느님 자비를 실천하기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교황은 또 “교회에 대한 신뢰는 교회가 자비와 연민의 사랑을 얼마만큼 드러내 보이느냐에 달렸지만, 교회는 오랫동안 자비의 길을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 잊고 있었다”며 자비의 희년 선포 취지를 설명했다.


자비의 희년을 사는 구체적 실천

교황은 자비의 희년이 사회에서 버림받은 이들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했다. 교황은 “많은 이들이 불확실과 고통 중에 있고, 상처 입은 이들의 외침이 부유한 이들의 무관심에 묻히고 있다”고 탄식하며 이들에게 자비로 다가가기를 당부했다.

교황은 자비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안하면서 “이러한 직접적이고 영적인 자비의 활동은 우리의 양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 굶주린 이들에게 먹을 것 주기 △ 목마른 이들에게 마실 것 주기 △ 헐벗은 이들에게 입을 옷 주기 △ 낯선 이들 환대하기 △ 아픈 이들 치유하기 △ 교도소 방문하기 △ 장례에 참여하기를 제안했다.

또한 영적 활동으로는 △ (신앙을) 의심하는 이들에게 조언해주기 △ (신앙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가르쳐주기 △ 죄 지은 이들을 타이르기 △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기 △ 용서하기 △ 참고 견디기 △ 산 이와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하기 등이다.

이는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이지 않았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병들었을 때와 감옥에 있을 때에 돌보아 주지 않았다”(마태 25, 42-43)라는 성경 말씀에 기반을 둔 것이다. 교황은 “우리는 주님 말씀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주님 말씀은 우리가 판단하고 행동하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자비의 희년 중 사순 시기

교황은 “하느님의 자비를 더욱 깊이 깨닫고 체험하는 시간은 사순 시기”라면서 기도와 단식, 자선을 행하는 사순 시기를 더 뜻깊게 보내기를 당부했다. 이에 교황은 자비의 희년 사순 제4주일 금요일에 ‘주님을 위한 24시간’을 시행하기를 권고했다. 많은 신자들이 이날 고해성사를 보고, 주님께서 걸어오신 길을 기억하며, 속죄와 보속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기를 희망했다.

“고해 사제야말로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내는 진정한 표지”라고 말한 교황은 사제들이 고해성사를 집전하면서 하느님 자비에 동참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고해성사를 통해 신자들이 아버지의 집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주기를 당부했다. 이어 교황은 사제들로 구성된 ‘자비의 선교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교황에게 죄를 용서할 권한을 받은 이들은 각 지역 교회로 파견돼 자비를 알리고, 하느님 용서와 사랑을 전파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교황은 주교들에게 자비의 선교단을 초대하고 환영해주기를 요청했다.


회개와 보속, 용서와 화해의 시간

교황은 자비의 희년이 범죄 조직에 있는 이들이 새로운 삶을 살고,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죄를 짓는 이들도 회개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했다. 교황은 “돈은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면서 “삶이 돈에 좌우된다는 끔찍한 생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패는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희망을 빼앗는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자비의 희년을 계기로 하느님 자비로 이제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기를 당부했다.

희년에는 전대사(고해성사와 영성체, 교황을 위한 기도 등 교회가 정한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에게 잠벌을 면해주는 것)의 은총이 주어진다. 교황은 “하느님의 용서에는 한계가 없다”면서 “하느님께선 언제나 용서할 준비가 돼 있으시고, 용서하는 데 지치지 않으신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하느님 자비를 유다교와 이슬람교와 함께 나누기를 요청했다. 열린 마음으로 더 많이 대화하고 서로를 잘 이해하며 폭력과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했다.


자비의 특별 희년 개막일과 폐막일에 담긴 의미

교황은 자비의 특별 희년을 오는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대축일은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었지만, 하느님께선 인간을 악의 세력에 홀로 두지 않으시고 마리아의 잉태로 예수님을 우리에게 보내주셨음을 기억하는 날이다. 교황은 칙서에서 “하느님은 인간의 죄에 풍성한 자비로 응답하셨다”면서 “언제나 용서할 준비를 하고 계신 하느님 사랑은 누구도 헤아릴 수 없다”고 말했다.

12월 8일은 또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5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교회는 교회 역사의 새로운 장으로 들어섰다”면서 자비의 희년이 변화와 쇄신을 가져온 제2차 바티칸 공의회처럼 복음 선포의 새로운 역사가 되기를 희망했다.

자비의 희년이 끝나는 2016년 11월 20일은 그리스도왕 대축일이다. 전례력에 따라 교회는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지내며 한 해를 마감하고 대림 시기를 맞이한다. 이날 그동안 열려 있던 성년 문은 모두 닫힌다. 교황은 “(마지막 날에) 특별한 은총의 시기를 허락해준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감사드리며, 모든 이들이 하느님 자비에 흠뻑 젖어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자비의 문

로마 4대 대성전(성 베드로 대성전,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 성 바오로 대성전, 성모 마리아 대성전)에 있는 성년 문은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희년에만 열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비의 희년 선포로 하느님 자비를 상징하게 될 성년 문은 활짝 열린다.

교황은 칙서에서 “하느님 자비가 드러난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성년 문(Holy Door)을 열게 돼 기쁘다”면서 “이 문을 지나가는 누구나 위로와 용서 희망이신 하느님의 사랑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성 베드로 대성전 성년 문은 자비의 희년 개막일인 12월 8일에 열리며, 나머지 성년 문은 주일인 13일부터 차례로 열린다. 교황은 각 지역 교회도 주교좌 성당 또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성당과 성지에 ‘자비의 문’을 지정하고, 13일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 성년 문을 열 때 ‘자비의 문’을 열기를 권고했다. 교황은 “자비의 문은 지역 교회가 자비의 희년에 동참하고, 로마와 세계 교회가 일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화신문, 2015년 4월 19일,
박수정 기자]



2,082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