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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체ㅣ구역반

왜 소공동체인가? - 소공동체가 안 된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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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2-12 ㅣ No.131

[특별기고] 왜 소공동체인가? - 소공동체가 안 된다? (5)


4. “심상치 않은 이상 징후들”

“너희는 하늘의 징조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징은 분별하지 못한다.(마태 16,3)

「새로운 지평을 찾는 교회」(2003.9.15. 가톨릭출판사, 배경민)에서 유럽과 북미교회의 실상을 표현하기를 “전통적으로 오랫동안 그리스도교 국가였던 서구 북미의 교회들이, 재복구하기 힘들 정도로 피폐한 처지의 모습으로 쇠퇴하고 있다.”(동 저서 38면)고 절망적인 말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유럽교회는 성장이 멈추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고 마치 ‘신 없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는 것처럼 착각할 정도이고, 남미교회는 잘못된, 혹은 지나친 성모 신심 때문에 기복신앙에 빠져 있고, 하루에 7천여 명이 개신교로 개종을 하고 있다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교회는 괜찮단 말인가? 오늘날의 특징은 세계화 시대이다. 서구에서 일어난 일들이 금방 아시아 지역에도, 특히 한국에도 급속히 영향을 미칠 것이다. 몇 십 년 안으로 한국 교회도 심각한 위기현상에 직면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위에 소개한 제목은 「성공적인 교회들에는 비밀이 있다.」(차동엽, 2005년, 에우안겔리온)는 책에서 제일 먼저 언급하는 말이다. 한국 교회에도 ‘심상치 않은 이상 징후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는 말이다. 차 신부는 저서에서 가장 심각한 이상 징후들로 네 가지를 말하였다. 첫째가 냉담신자의 증가이고, 둘째가 신자 증가율의 감소이고, 셋째가 젊은 신자의 감소이고, 넷째가 신자 고령화의 가속화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신자들이, 특히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남아있는 신자들은 고령자들뿐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한국천주교회도 지금은 유럽과 남미에 비해서 건강한 교회처럼 보이지만 만일 현재의 한국교회의 실상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우리 한국 교회의 미래도 결코 밝다고 말할 수 없으며 결코 건강한 교회라고 말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 교회도 비전이 보이지 않는 실망스러운 교회가 되고 말 것이다.

1) 냉담신자의 증가

차 신부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가톨릭신문 보도(2007.7.23)를 인용하여 소개하고 있다. “최근 냉담자율이 30%를 넘으며 심각한 「신앙의 위기」에 봉착한 한국교회로서는 신자 재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성공적인 교회들에는 비밀이 있다. 9면) 2011년도 주일미사 참례율이 27.2%(매일신문 2011.6.27)이던 것이 그 다음 해에는 23.2%(평화신문 2012.5.6)로 떨어졌다. 주일미사에 나오지 않는 신자 수가 평균 72-80%에 이른다. 주일미사에 참여하지 않는 신자(72.8%)는 냉담자로 봐야 할 것이다.

2) 신자 증가율의 감소

차 신부는 저서에서 “1980년대 연평균 7.7%라는 놀라운 신자 증가율을 보였던 한국교회는 90년대에 들어오면서 계속 감소세를 보이더니 2003년 현재 1.9%를 기록하고 있다.”(동 저서 12면)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평화신문(2011.6.12)에 의하면 “신자증가율 1.7%… 교세 성장 빨간불”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3) 젊은 신자의 감소

차 신부가 소개한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2003년 말 기준 한국 가톨릭교회 교세통계를 보면 그간 교회 내에서 피부로만 느껴왔던 젊은 층 신자들의 교회이탈 현상을 실감하게 된다. 흔히 「교회의 미래」로 불리는 유년, 소년, 청년 인구의 감소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중략) 안타깝게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40대 미만의 탈교회(脫敎會) 현상이 현저하게 가속화되고 있다. 유아세례율의 저조, 첫영성체율의 급격한 하락, 초중고 주일학교 운영난, 신혼부부의 이혼율에 기인한 조당자 급증 등은 한마디로 40대 미만의 교세가 이미 위험한 정도를 넘어서고 있음을 말해주고도 남는다. 주목할 것은 젊은 신자의 감소세가 타종교에 비해 두드러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5년도 한국 갤럽조사(한미준)에 의하면, 종교 내 청년인구(18-30세) 비율에서 개신교는 44.1%, 불교는 35.1%를 기록하고 있으나 가톨릭교회는 16%대에 그치고 있다.”(동 저서 13-14면)

4) 신자 고령화의 가속

역시 차 신부는 한국 천주교회의 신자 고령화의 심각성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가톨릭교회의 신자 고령화 현상은 개신교나 불교보다 심각할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대로 향후 몇 십 년 후의 종교인 분포를 예시해 주는 불길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5) 대구대교구의 어두운 미래

지난 2011년 사제 연수회에서 발표된 대구대교구 교세 통계표(2008년도)에 근거한 우리 신학 연구소의 분석에 의하면 대구대교구의 고령화 본당은 153개 본당 중 136개(88%) 본당이다. 반면에 고령화 이전 본당은 겨우 17개(11%) 본당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이번에 개최한 제2차 교구 시노드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1995년과 2005년 인구센서스를 비교하면 70세 이상 신자의 비율이 6.4%에서 10.1%로 늘어났으며, 60세 이상은 12.1%에서 19.3%로 늘어났다. 신자들이 고령화되는 비율은 우리 사회의 고령화 비율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교회의 신앙 활동의 주축을 이루고 있던 30-50대 여성신자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대구대교구 제2차 시노드 3차 건의안 설명집 38면)고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부족하지만 우리 가톨릭교회가 당면한 위기 현상을 살펴보았다.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하여야 한다. 침몰되고 있는 교회, 죽어가는 교회를 살려야 한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교회, 정체성을 잃어가는 교회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복음에서 멀어진 교회에서 ‘복음화’ 내지 ‘새로운 복음화’가 이루어지는 교회로 만들어야 한다. 잘못된 교회, 잘못된 신앙생활로 말미암아 생긴 ‘교회의 위기’ 혹은 ‘신앙의 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하여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개최되었고 공의회의 정신을 실현하기 위하여 ‘복음화’ 내지 ‘새로운 복음화’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소공동체는 바로 교회가 지금 절실히 필요로 하는 ‘복음화’ 내지 ‘새로운 복음화’를 실현시키기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이며 교회의 미래를 위해 가장 잘 처방된 대안이다.

그러나 이 글을 쓰면서 걱정되는 것은 한국의 다른 대부분의 교구와 비교해서 우리 대구대교구에서는 소공동체 사목을 하는 본당이 줄어들고 소공동체 사목에 대한 관심이 자꾸만 멀어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월간빛, 2013년 2월호, 박성대 요한(제2대리구장, 주교대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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