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강론자료

예수 성심 대축일-가해-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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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1999-06-09 ㅣ No.123

예수 성심 대축일 (가해)

          신명기 7,6-11  1사도요한 4,7-16  마태 11,25-30

       1999. 6. 11.

 

주제 : 우리의 정성과 하느님의 사랑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에 성실하게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눈에 보이는 대상에게 성실하게 사는 것도 어려운데, 보이지 않는 대상에게 그렇게 한다는 것은 사람이 갖는 기본적인 특징을 뛰어넘는 것이기에 더 그럴지도 모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이라도 잠시 후에 만날 사람이라면 우리의 자세는 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 보이지 않는 대상이 정말로 눈에 보일 가능성이 없는 신앙의 대상이라면 문제는 한층 더 심각해집니다.

 

심각한 세상에서 심각하게 살지 않을 방법은 마음을 열고 사는 것입니다.  마음을 연다는 것은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에도 지나친 조바심을 갖지 않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 사람의 구원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어주셨다고 신앙으로 받아들이는 예수님의 마음에까지 이르면 더 힘들게 됩니다.

 

6월은 예수 성심 성월이고, 오늘은 예수 성심 대축일입니다. 성심 대축일은 그분이 가지셨던 마음을 기억하면서 우리 삶에서 본받을 것은 없는지 생각하는 날입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을 먼저 찾는 사람에게 예수님의 마음이라고 하는 내용은 알아듣기 어려운 것입니다. 오늘 말씀 가운데 예수님의 삶을 표현하는 말은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입니다.  사람이라면 힘드는 일은 피하고 싶고, 무거운 것은 멀리하고 싶은 것이 당연한 일인데, 예수님은 인류를 향하여 그런 말씀을 남기시는 욕심 많은 분입니다.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인 우리도 그와 유사한 생활을 하기를 바라시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또한 세상의 모든 어려움과 함께 하겠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받은 축복을 제대로 누리고 살지 못합니다.  예수님과 다른 욕심이 깃든 마음이 우리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다음, 다시 어려운 일이 시작되었을 때 세상의 어려움을 홀로 느끼는 것처럼 두렵고 힘들어합니다. 그렇게 되는 원인은 ’평화로울 때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을 기억하고 살지 않아서 그렇기도 합니다.  또 다른 말로 하면, 그것은 우리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언제나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는 사랑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도 필요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생활도 필요합니다.  사실은 자신을 위한 사랑이 먼저 준비되어야 할 내용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도 평화도 기쁨도 행복도 모두 다 내가 갖고 있어야 남에게 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남에게 퍼주기만 하신 예수님의 마음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우리도 오늘 축일을 지내며, 인류를 사랑하신 하느님의 그 사랑을 조금이라도 깨닫고, 이웃들에게 삶의 기쁨이 될 수 있는 삶을 이루도록 함께 도움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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