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강론자료

대림 1 주일-가해-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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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1998-11-26 ㅣ No.7

대 림 제 1 주 일 ( 가 해 )

       

        이사 2.1-5 로마 13,11-14ㄱ  마태 24,37-44

 

      1998. 11. 29.

 

주제  : 이 시대의 새로운 성탄절 준비를 위하여

 

오늘은 1998년 11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오늘부터 교회는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는 대림절을 시작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준비하는 것은 힘듭니다.  인간으로서 노력해야 할 일들이 많은 것은 둘째 문제로 생각하더라도, 과연 내가 준비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묻고 대답을 듣고 싶어하는 것은 우리 사람들이 갖는 특성이기 때문입니다. 어찌되었든 시간은 흘러갑니다.  그리고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은 어김없이 우리에게 행동할 것을 요구하고 또 우리는 그런 소리에 따라서 움직일 것입니다.

 

대림(待臨)절은 예수님이 우리에게 새롭게 오시고, 우리가 새로운 자세로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 살 수 있도록 다짐하는 시기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에서 정한 4주간의 시간이 흐르고 12월 25일 되면 '예수님의 탄생 축일'을 지내기는 하겠지만, 준비 없이 그저 시간이 흘러서 맞는 사람과 준비한 다음에 맞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삶의 활기는 달라질 것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일부러 나쁜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내가 덜 생각하고, 깊이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행동한 결과가 다른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입니다.  우리가 평소 살아가는 생활에도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 신앙에서도 같은 입장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해마다 이 때가 되면 대림절을 준비하고 그에 대하여 말하는 것은 지금까지 행해온 삶을 돌이켜보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데 있습니다.  그것이 대림절을 준비하는 올바른 자세가 될 수 있습니다.

 

대림절의 말마디 의미는 우리에게 오실 것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민족의 구세주를 기다렸던 그것처럼 준비하는 것이 한가지이고, 이미 오신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삶의 모범을 기억하며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 그 정신을 실천하기를 다짐하는 것이 또 한가지 의미의 준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I.M.F.라고 하는 어려운 시대에 우리가 다시 대림절을 맞이하는 의미는 어떠해야 할까?  제대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주제입니다.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탓은 내게 없다'고 말하는 것은 별 의미 없는 행동입니다. 그렇게 해서 혼자만의 안식을 찾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남아있는 힘을 모으는 것이 더 필요한 때입니다.

 

이런 시대에 오늘 우리는 첫 번째 이사야 예언서 독서를 통하여 꿈같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도저히 현실에서는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을 마치 '준비된 미래를 보는 것'처럼 이사야 예언자는 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노래하는 이사야 예언자는 무엇을 그리고 있었을까요?  바로 하느님나라의 완성이었습니다.  자신의 필요만을 주장하는 짧은 생각을 버릴 수 있는 세상, 그래서 부족한 것이 없는 세상을 미리 사는 행복이 어떤 것인지를 우리에게 알려주려고 이야기하는 것이 이사야 예언자가 본 하느님 나라의 모습이었습니다.

 

두 번째 독서인 로마서의 말씀을 통해서 바오로 사도는 구원에 참여하기 위한 자세가 무엇인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제시하는 삶의 방법은 꼭 구원에 참여하기 위한 조건만은 아닙니다. 우리가 이웃들과 평화를 누리고 살려면 반드시 꼭 실천해야 하는 일들을 담고 있습니다.  사람은 몸으로만 사는 것은 아닙니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말처럼 사람의 행동이 비뚤어지면 다시 회복하기가 어렵습니다.  대림절을 맞아서 교회가 판공 성사를 이야기하고 마음을 정화시키는 예절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하기 싫은 것 억지로 하라고 강요하면서 '내가 죄인이오'하는 것만을 인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언제 우리에게 다가오실 지 모를 하느님을 영접할 준비를 항상 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당에서는 오늘부터 여러분들이 하는 고해성사에 대해서 판공 성사로 인정합니다. 성탄 전까지 성사표를 제출하시면 됩니다.  

 

복음의 말씀은 경고의 성격이 좀 더 강합니다.  예수님은 우리 현실에서 별다른 주의 없이 반복되는 일을 먼저 말씀하십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의 역사를 완전히 새롭게 하는 새로운 힘이 함께 온다는 것입니다. 삶의 역사를 바꾸는 것은 그렇게 오고 그렇게 갑니다.  우리가 겪는 현실이 어렵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그만큼 우리는 현실의 삶에 주의(注意)를 덜 기울이고 살아왔다는 소리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오늘부터 1999년을 준비하는 대림절을 시작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아도 시간은 흘러가고, 시간이 흘러가면 12월 25일 돼서, 많은 사람이 그날 하루만큼은 성탄절의 기분을 느끼고 서로들 그 힘을 담아 인사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인사가 그저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는 그렇고 그런 일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특별한 다짐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자세를 오늘의 독서와 복음은 우리에게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대림절에 여러분들은 어떤 준비를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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