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목)
(백)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강론자료

2023-06-11.....성체와성혈 대축일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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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23-06-10 ㅣ No.2386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대축일 (가해)

신명기 8,2-3.14-16ㄱ      코린토110,16-17      요한 6,51-58

2023. 6. 11.

주제 : 하느님을 대하는 사람은?

오늘은 신앙인에게 음식과 음료로 오시는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의 사랑을 새기는 날입니다. 전례의 용어로는 성체와 성혈대축일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우리나라는 평일에도 기념해야 하는 의무 축일이 아니라 주일로 옮겨서 기억합니다만, 주일에 옮겨서 하는 일이든지 아니면 평일에 그대로 하는 일이든지 차이가 없다면 좋은 일입니다. 평일에 거행하는 의무 축일이라고 하면 우리에게 의미가 다를까요? 아니면 주일에 거행하는 의무 축일이면 훨씬 나은 자세일까요? 이 일은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드러내는 자세에 따라 달라집니다. 축일을 지켜야 하는 의무라는 표현만으로는 우리의 삶을 정확하게 해석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서, 축일에 관한 하느님의 의도라든가 교회의 의도는 분명하지만, 그 일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서 분명한 의도를 가진 신앙의 일에서 중요한 의미도 어디론가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은 여전히 남는 법입니다.

 

사람은 먹어야 삽니다. 그때 먹는 것의 형태로는 곡물로 만드는 음식이 있을 것이며 형태가 변할 수 있는 음료를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을 말하면 서양사람들에게는 빵과 포도주를 말할 것이고, 동양사람들에게는 밥과 국을 말할 것입니다. 어떤 것이 됐든지 사람이 먹고서 힘을 얻는 대상에는 차이가 없을 일입니다.

 

세상에서 사람이 먹는 일로서 힘을 얻는 대상으로 음식과 음료를 말합니다만, 우리 신앙에서도 같거나 비슷한 형태를 생각하여 예수님의 몸과 피를 말합니다. 물론 우리가 직접 예수님의 몸과 피를 먹고 사는 식인종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의 일처럼 우리가 친숙하게 설명하려는 과정에서 나오는 현상입니다.

 

음식으로 표현하는 예수님의 몸은 우리가 성체라고 부르면서, ‘천사들의 빵/Panis Angelicus’이라는 전통적인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그에 비교하여 음료로 말하는 포도주는 하느님이나 천사들과 연결된 대상이라기보다는 사람이 먹고서 목숨을 유지하는 것으로 조금은 다르게 대하는 대상입니다.

 

히브리 백성들은 3500년 전쯤, 이집트에서 하던 속국민의 삶을 탈출하여 가나안에 도착할 때까지 40년간 광야에서 만나로 만든 음식을 먹었다고 합니다. 현실에서 우리가 만나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광야에서 얻은 음식이 될 만한 재료를 통하여 현실의 빵으로 만든 것이 예수님께서 선언하신 당신의 몸이고 우리가 그것을 먹고서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게 하신 음식의 재료라고 알면 될 듯합니다.

 

포도주는 우리가 현실에서 만나는 포도의 즙을 짜서 숙성하여 만드는 것으로, 생명을 의미하는 피로 전례에서는 기억합니다. 포도가 신성한 물질은 아닙니다. 그러나 전례에서는 예수님의 피로 기억하기도 합니다.

 

그 옛날에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을 유대인들은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에서 당신의 몸과 피를 양식과 음료로 먹으라고 하는 소리를 이해하지 않았고,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전례에서 말하는 성체와 성혈을 대하면서 세상의 지혜를 앞세워 해석한다면,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결과가 생기겠습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몸과 피 대신에 무언가 다른 것을 먹고 마시기는 했겠지만, 그렇게 다른 것이 현실에서 우리가 예수님의 몸과 피로 만나는 성체와 성혈과 같을 것인지는 모를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내용을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해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물질을 찾아 나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써서 노력하는 행동이 과연 하느님의 생명에 우리가 참여하는 일이 되겠는지는 따로 생각해야 할 일입니다.

 

세례를 받은 신앙인들이라고 해서 성체와 성혈에 관한 올바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대하는 자세와 삶의 태도에 따라서, 내가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영원한 생명에 참여할 수 있는지 아니면 나 혼자만의 착각에 빠져서 나만 만족하는 나만의 세상을 만들고서, 결국에는 하느님께서 준비하신 생명에 참여하지 못하는 잘못된 결과를 만들 것인지를 결정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 우리가 성체와 성혈에 관한 올바른 태도를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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