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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부 주일학교,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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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6-02-06 ㅣ No.73

중고등부 주일학교,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

 

 

유럽 신자들이 한국에 오면 한국교회는 젊어서 좋다고 말합니다. 교회가 젊다는 것은 생기가 넘치고 열정적이며 활기찬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교회의 정신이 젊고, 활동적인 젊은 세대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젊음의 에너지와 진취력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맡기신 구원 사명을 실행하기 위해서 언제나 유지되어야 할 모습입니다. 그러나 과연 안심할 만큼 한국교회는 젊을까요? 최근 들어 교회에 발을 들여놓는 청소년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원인과 대처 방안을 간단하게나마 언급하고자 합니다.

 

 

신앙교육의 주체

 

본당에서 청소년 신앙교육의 첫 번째 주체는 청소년 자신입니다. 청소년 스스로 하느님의 말씀을 배워 살고 그분을 따르며 섬기려고 성당에 나와야 하는데, 여러 여건이 성당에 나오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원, 성적, 진학 문제에서 오는 시간적 제약과 심리적 부담감, 사회적 유해 환경 가운데 하나인 인터넷 게임과 불건전한 청소년 프로그램, 물질 중심주의, 편리주의, 가정불화 등이 그들을 방해합니다. 본당에서는 성인사목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운영해 나가기에, 청소년들은 그들에게 맞지 않는 교리교육과 전례에 참여해야 할 때가 많고, 활동할 공간이 부족하며, 어른들로부터 푸대접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이해받고, 사랑받으며, 인생 문제에 대하여 알고 싶어하는 그들의 원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청소년들은 성당에 나오기를 꺼려합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사목자는 우선 청소년들에게 예수님 상을 새로이 부각시켜야 합니다. 닮고 따르고 싶어할 의욕을 일으켜주어, 그들 스스로 예수님을 알고 만나야겠다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즈음 청소년들은 스타들을 좋아합니다. 스타 중에 슈퍼스타로 예수 그리스도를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부모의 협조가 꼭 필요합니다. 대체로 교육열이 강한 부모들은 자녀들의 신앙교육보다 학교공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부모들의 미지근한 신앙심, 맞벌이 생활, 가정불화 등으로 자녀들의 신앙교육은 점점 더 밀려납니다. 따라서 사목자는 부모들의 사고 전환을 위해 부모 신앙교육도 병행해야 합니다. 부모들이 신앙의 가치를 우선시하여 자녀들의 영적 동반자가 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가정에서의 신앙생활 결핍은 어디에서도 보충할 수 없습니다. 

 

성당에서 청소년들의 신앙적 모델은 사목자입니다. 사목자가 청소년들에게 관심이 있고 열정적이면 청소년들은 그의 열정에 감염되어 기꺼이 그를 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청소년들을 방관하고 사목자로서 훈계만 한다면,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그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상처를 받아 성당에 나오는 것을 싫어할 것입니다.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그들과 함께 어울려주면 그들은 마음을 열 것이고 그렇게 되면 사목자들도 하느님의 말씀을 편하게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연구하여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합니다. 어른 미사전례와 강론을 그대로 할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원하는 방법(복음 입체낭독, 복음 성극, 율동, 영상매체 활용 등)을 찾아 그들을 참여시키면서 감동받는 미사와 강론이 되게 해야 합니다. 

 

또한 공동 협력이 필요합니다. 혼자 결정하여 지시를 내리는 식의 사목이 아니라 부모, 수도자, 교리교사, 전문인 신자들의 조언을 듣고 함께 계획하며 조직하고 실행하며 검증해야 합니다. 1-2년 사이에 사목자가 바뀔 때마다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청소년들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부임하자마자 그 전의 계획과 체제를 완전히 바꾸기보다는 있는 체제에서 부족한 부분만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청소년 신앙교육의 직접적인 협조자는 교리교사입니다. 현재 교리교사들 가운데는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들이 많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학생들과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교리교사를 떠맡는 경우가 많으며, 교리교사 교육이 있기는 해도 취업, 학업, 군 입대, 이성 교제 등의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교리교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안정되고 준비된 유급 교리교사 제도가 도입되어야 할 것입니다. 현행대로 주일학교를 이끌어간다면 청소년 감소 문제는 심각해지리라 봅니다.

 

 

신앙교육의 수단들

 

청소년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배우려면 청소년들의 문화에 맞는 흥미 있고 호감이 가는 교리교재가 있어야 합니다. 현재 교회에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배우거나, 교리교사가 교재로 사용할 만한 참고자료들이 많지 않습니다. 고등부의 경우에는 교재 내용이 딱딱하고 지루하다고 여겨 교리교재 대신 청소년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청소년들 스스로 활동하도록 하는 곳도 있는데, 이 방법은 신앙교육의 목적을 상실한 것입니다. 청소년들은 가정의 신앙교육 다음으로, 주일학교에서 교리교육과 상황 교리교육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체계 있게 배우고 익혀서 참다운 가치관을 형성하여 세파의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께 신뢰하며 살아갈 힘을 길러내야 합니다. 총체적이며 연계성이 있는 방법으로 중요한 부분을 빠트리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자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에서는 금년에 주일학교 교리교재 진도표를 만들었습니다. 각 지역교회는 그 진도표가 제시하는 주제를 토대로 하여 지역 상황에 맞춘 교리교재를 만드는 일이 시급합니다. 

 

어떤 본당은 정통 교리를 제쳐놓고 성경만 가지고 교리를 하는데, 정통 교리를 통해서 가톨릭의 특성을 배우는 것이므로 교리와 성경을 함께 학습할 수 있어야 하고, 방학을 이용하여 성경 통독을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것도 유익할 것입니다. 

 

교리교재와 더불어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들과 영상 자료들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자료들이 많지도 않지만, 있는 자료마저도 교리교사들이 교리를 준비하는 시간이 부족하여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도 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어느 본당에서는 그러한 자료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기도 합니다. 교구 차원에서도 청소년들을 위한 좋은 신앙교육 프로그램을 부지런히 마련하여 청소년들이 접속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띄워줄 수 있어야 합니다. 

 

청소년들은 새롭고 활동적이며 변화하는 것을 좋아하므로 기본 교리시간 외에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청소년들의 흥미를 돋우어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피정, 성지순례, 성서퀴즈, 공연, 선택 프로그램, 비다 누에바(‘새로운 삶’이란 뜻의 젊은이 신앙 심화 프로그램), 신앙학교, 캠프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학교’에 싫증난 청소년들이니, ‘주일학교’라는 이름 대신 그들이 좋아하는 이름으로 바꾸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청소년들을 위한 미사와 교리시간을 가족과 함께 있어야 할 주말 대신에 평일로 바꾸는 일도 연구해 볼 만합니다. 학년별로 소그룹을 만들어 미사와 신앙교육 시간을 따로 마련하려는 노력도 필요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본당 행사나 모임이 있으면 청소년들은 밀려나는데, 청소년사목을 활성화하려면 먼저 장소와 재정을 확보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를 받아들이면 곧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루가 9,48). 예수님 마음으로 청소년을 사랑하면서 그들에게로 내려가 시간과 재정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 사목자들이 많을 때 우리 교회는 젊어질 것입니다.

 

[사목, 2005년 5월호, 이무연(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 총무 · 살레시오 수녀회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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