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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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ㅣ기도ㅣ신앙

[신앙] 성체 신심2: 성체 신심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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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8-13 ㅣ No.1971

성체 신심 (2) 성체 신심이란

 

 

우리 신앙의 중심에는 성체성사가 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생명의 양식을 받아 모시고, 영적 생명을 얻어 누리며 주님과 일치하고, 영적으로 성장해 나아가기 때문이다. 이것이 흔들릴 때 필요한 것은 성체 신심을 통해 성체 안에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영적으로 체험해 나가는 것이다. 믿기 어려우니까 성체를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믿을 수 있도록 그리스도의 신비를 자주 인식하고 체험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성체 신심이다. 성체 신심은 ‘성체의 형상 안에 성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현존한다는 믿음과 성체에 대한 공경을 표현하는 신심 행위’(『한국가톨릭대사전』 7권 P.4834)를 말한다.

 

성체는 그리스도의 현존을 말씀과 성령 그리고 눈에 보이는 형상으로 보여주는 성사이다. 하얀색 밀떡 안에는 눈으로 보아도 알 수 없는 그리스도의 현존이 이루어진다. 본질의 변화를 통해 현존하시기에 내부 사건이 외부에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형상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내부의 어떤 정보도 관측할 수 없는 블랙홀처럼, 관측되지 않고 우리에게 미지의 현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체가 변화된 성체의 형상이라는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이끄신다. 최후의 만찬 때 빵을 떼어 받아먹으라며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행위를 나에게 다시금 들려줌으로써 기억하게 하신다. 이를 미사를 거행하면서 기념하고, 우리가 그분을 모심으로써 그리스도를 모시는 영적 은총을 다시금 재현한다. 이 과정을 거쳐 인지된 그리스도의 현존을 우리는 되풀이하며 체험하고 또 체험함으로써 그리스도의 현존을 느끼고 성체에 대한 믿음을 확신하고 확인한다.

 

성찬례를 통해 성사는 전례 안에서 이루어진다. 이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고, 매일 매일 미사에 참석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성체를 받아 모심으로써 우리는 성체 신심을 행한다. 성체 안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신다는 것은 믿을 교리이다. 믿을 교리에 대한 믿음을 계속 이어가고 확고히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은 성체에 대한 신심이다. 성체의 신비를 이루시는 분은 주님이시다. 신비를 나에게 밝히 드러내시는 분 역시 주님이시다. 주님의 이끄심에 자주 참여하고, 신비를 이루시는 주님을 체험하며, 살아계신 주님께 흠숭을 드리는 것은 우리의 행위이다. 이 행위를 통해 주님의 현존을 믿고 고백하며, 신비의 너울을 걷어내고 주님을 만날 수 있도록 우리는 성체 신심 활동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한 성체 신심은 오히려 우리를 그리스도에게서 멀어지게 한다. 성체를 경건히 모시기 위해 자주 영성체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자주 영성체를 하는 것이 좋다면서 미사 때 성체를 두 개를 모셨는지 세 개를 모셨는지 따지며 영성체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한 번 모시든 두 번 모시든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을 모신다. 성체를 큰 것을 모시든 작은 것을 모시든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을 모신다. ‘많이’와 ‘크기’를 따져 내가 더 모셨는지 아닌지 따진다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을 모셔도 주님을 체험하지 못한다. 성체를 통해 내 영혼 안에 오시는 그분이 활동하시게 하지 못하고, 내가 얼마나 주님을 소유했는지 따지며 그분을 내 안에 가두려고 하게 되는 것이다.

 

[2023년 8월 13일(가해) 연중 제19주일 인천주보 3면, 김현석 야곱 신부(성체순례성지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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