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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사목] 오늘날의 다문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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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5-16 ㅣ No.678

[경향 돋보기 - 우리 이웃, 다문화가정] 오늘날의 다문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오늘날 정보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맞이한 지구촌시대에는 자민족중심주의가 인종차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여러 요인이 상존하고 있고, 이 점에서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민국은 1900년대 후반, 인적 문호를 개방하면서 외국인 유입이 증가하고 있어 서구사회와 같이 본격적인 다문화국가로 돌입했다.

이에 따라 우리 사회에도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양상의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다문화사회의 문제를 예방하고 우리 사회에서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의 일원인 그들의 인권보호와 사회통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I. 다문화사회의 도래

한국사회는 세계 최저 출산율과 고령 인구의 증가, 또는 3D 업종의 기피현상으로 생긴 노동력 부족 현상을 해소하고자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다문화사회로 변화하기 시작했고, 오늘에 이르렀다.

외국인 주민의 수가 150만 명이 되면서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상생한다. 그러면서 이주근로자, 결혼이민자 그리고 북한이탈주민 등이 함께 정주하며 문화충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로운 문화권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이들은 경제적 문제와 가족 간의 관계형성 등 여러 상황에서 어려움에 직면하고, 그들의 자녀 문제 역시 우리 사회에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다문화사회의 도래는 선택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II. 다문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

순혈주의와 단일민족이라는 의미에 분분한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에도 우리 사회에는 이민족에 대한 이질감이 남아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이제 한국 다문화사회에서 이주근로자 가정, 결혼이민자 가정, 새터민 가정 자녀들은 우리 사회와 교육현장에서 매우 중요한 구성원이 되었다.

아직까지는 이들이 소수에 불과하지만 그 수는 날로 증가하여 학교에 진학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다문화 교육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다문화 교육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고 배타적 성향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물품이 이동하던 시대에서 이제 사람이 이동하는 세상이 되었다. 따라서 세계화, 개방화의 추세는 이주민의 유입을 증가시킬 것이므로, 오늘날 다문화의 다양성을 수용하고 다름을 인정하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와있다.


1. 다문화가정의 현실과 문제점

현재 한국은 이주근로자 가정, 결혼이민자 가정이 증가하게 되었다. 더불어 북한에서 이탈하여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는 북한이탈주민이 늘어나면서 새터민 가정 또한 증가 추세에 있다. 이러한 사회현상이 시사해 주듯 다문화사회를 형성하게 된 한국에서는 다문화가정의 문제점이 생겨나기 시작하여 주요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근래, 다문화가정의 이혼율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며, 이들은 언어와 소통의 문제, 편견과 차별의 문제, 경제와 가족 간 갈등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미등록자들일 경우 불안한 신분 때문에 불안장애를 겪기도 한다. 다문화가정 자녀들 역시 학업능력 저하와 교우들과의 관계형성에서 어려움과 따돌림을 겪으며 다중적인 문제로 시달리기도 한다.

1) 다문화가정의 문제점

(1) 이주근로자 가정의 문제점

이주근로자 가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경제문제와 직장문제 또는 인종차별이나 편견 등과 같은 데서 유발한다. 임금과 직접 관련이 되는 한국어 능력에 대한 요구도가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이러한 요구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현재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는 단체나 기관들이 늘고 있지만 실제 이주근로자들은 이용하기가 어렵다. 과중한 근로시간으로 낮 시간에는 교육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을 위해 근로현장에서 야학을 열어 일이 끝나고 잠시 한국어 교육과 다문화 이해 교육을 받도록 한다면, 의사소통을 통한 상호이해와 애사심을 고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일터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시간 절약은 물론 소속감도 느끼며 더욱 열심히 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주중이라도 점심시간이나 업무시간 전 한 시간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교육이 그들의 학습에 대한 욕구와 맞물리면 적지 않은 상승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이주근로자들에겐 복지의 문제점도 적지 않다. 근로 기준시간을 초과하여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잔업과 부실기업에서 발생하는 임금체불, 또한 관리가 되지 않아 빈발하는 산업재해 그리고 사업장 안에서의 폭행과 폭언 같은 인권침해 등이다.

한국어 실력이 미숙한 이주근로자들은 의사소통의 장애로 이러한 문제를 호소할 수가 없고, 외국인이기 때문에 한국 사회복지 혜택을 받기도 어려우며, 게다가 미등록 근로자일 경우 보험혜택도 지원되지 않아 안전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2) 결혼이민자 가정의 문제점

여성 결혼이민자들의 문제는 문화적 인식의 차이와 언어문제로 발생하며, 이는 주로 가정 안에서 일어난다. 결혼이민자들이 처음 입국을 하면, 문화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문화적 갈등으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시댁 쪽에서는 대부분 신부에게 일방적으로 한국문화를 수용하도록 요구하고, 이러한 갈등요인들은 그들 자녀에게 영향을 주어 다문화가정의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체로 여성 결혼이민자들은 한류열풍의 영향으로 코리안 드림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드라마에 나오는 집에서 그 주인공과 같은 모습으로 살 수 있기를 기대하며 결혼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결혼이민자 가정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문화 상담 또한 매우 효과적이다.

물론 다문화교육을 통한 한국인들의 인식변화나 상호이해 교육도 중요하지만 당장 문제를 가진 가정의 경우,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여성 결혼이민자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치유과정이 없다면 여성 결혼이민자 대부분은 우울증에 시달리게 될 수도 있고, 그 결과는 자살로 이어져 사회문제로 파생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다문화상담은 가족상담이나 집단상담을 통해 이루어져 다른 가족들이나 남편들의 문제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결혼이민자 가정 자녀들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그들의 정체성 확립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3) 새터민 가정의 문제점

긴 분단의 세월은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가져오게 하였다. 탈북민인 새터민들은 신분이 밝혀지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북한 사투리와 언어의 이질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일중독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우리 사회의 근로문화 역시 그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새터민 가정에서는 부모 자식 간에 나타나는 의식의 차이로 가정 안에서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새터민 부모들은 경제활동에 치중하다 보니 새로운 문화에 관심을 갖기 어려운 반면에, 새터민 청소년들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만큼이나 빠르게 정주문화에 다가가기 때문이다.

한편, 가장 큰 문제는 사고의 차이이다. 곧 여러 사람이 집단으로 일하는 북한에서의 안일한 근무태도와 명령에 따라 일하던 습관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들은 주도성과 창의성을 요구하는 한국사회의 치열한 경쟁체제를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2) 다문화가정 자녀교육의 문제점

다문화가정의 자녀교육은 우리 앞에 다가온 현실로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파생되고 있다. 부모의 언어 능력은 자녀의 정서발달과 학력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한국어 능력이 부족할 경우, 자녀의 학업에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발견된다.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열에 대한 사회적·문화적 가치관의 차이도 한국생활의 적응을 힘들게 한다. 다문화가정 자녀들 중에는 한국어 구사 능력이 부족하여 친구들과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지 못해 교우관계에서 소외되는 등 학교생활에서 심각한 부적응을 겪는 아이들도 있다.


III. 다문화사회의 지향

한국사회는 산업화의 영향으로 부족해진 노동력과 세계 최저 출산국가로서 겪는 배우자 부족 등의 문제로 다인종 · 다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주근로자와, 결혼이민자 등의 외국인 주민을 받아들였다.

그러다 보니 이로 말미암아 파생되는 인권이나 자녀교육 문제 등으로 이주민과 자국민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사회 부적응 이주민들 중에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상황이 심화될 경우, 자살 등의 사회문제나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다문화교육은 이 같은 다문화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건강한 다문화사회를 이룩하려면 다문화교육을 통해 전국민의 인식변화를 이끌어냄으로써 사회통합을 이루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정부는 다문화사회를 위한 이민정책과 교육정책을 더욱 보완하여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1. 한국의 다문화사회

다문화가족에 대한 인권과 사회통합은 일반 국민들의 인식과 사고의 전환에서 시작해야 한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단일민족주의와 부계혈통주의, 가부장제가 각각 중첩되어 강하고 광범위하게 오랜 기간 강조되어 왔다(한국사회학회, 2006년).

이에 대해서 2007년 8월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한국에 대한 최종 권고문에서 “한국이 민족의 단일성을 강조하는 것은 그 영토 내에 사는 서로 다른 민족·국가 그룹들 간의 이해와 관용, 우의 증진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한 뒤, “‘순수혈통’과 ‘혼혈’과 같은 용어와 그 안에 담겨있을 수 있는 인종적 우월성의 관념이 ‘한국 사회에 여전히 널리 퍼져있다.’는 데 유의하여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이 같은 한국 국민의 외국인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려면 다문화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 흔히 문화를 다수자의 상위문화 등으로 일컫는 것은 차별적인 어휘가 된다. 문화는 상하의 개념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개성이기 때문이다.


2. 한국 다문화사회의 변화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교육을 통해서 단일민족국가임을 가르쳐왔다. 단군을 시조로 하는 우리의 건국신화에 대해 한국인들은 다른 어떤 민족과도 비교될 수 없는 자부심을 가져왔다.

이런 이유로 초기 한국의 다문화사회는 다분히 동화주의적인 경향이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각계각층의 사람과 기관들이 다문화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변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른 다문화사회의 준비는 정부만이 아닌, 다문화시대에 부합되도록 국민의식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3. 다문화사회의 나아가야 할 방향

한국에서는 문화적, 인종적으로 다른 소수계 주민이 급속히 증가하여 이에 대한 효과적 대비를 할 수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그러는 사이 누구도 큰 관심을 갖기 전에 각종 형태의 다문화사회의 문제점이 노정되기에 이르렀다. 이는 서로 얽히고설킨 것들이 대부분으로 이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서부터 인권침해 등과 같은 문제점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이주민과 자국민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심화될 경우, 자살 등의 사회문제나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어 적절한 대비가 필요하다.

또한 이 같은 현상은 이들 소수계 주민들을 보호하고 한국사회로의 통합을 도와서 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도덕적 의무를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대 · 신분 · 성 등에 따른 차별의 벽을 넘어서 인간애가 넘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때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문화적 다름을 차별이 아닌 개성으로 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다문화사회가 되도록 방향을 설정하고 그에 걸맞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 서종남 - 문학박사 · 교육학박사, 시인 · 수필가로서 한국다문화교육 · 상담센터 센터장, 한국다문화교육학회 홍보조직위원회 위원장, 경기도교육청 지정 ‘경기도다문화교육센터’ 부소장을 맡고 있다.

[경향잡지, 2013년 5월호, 서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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