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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교회미술 현주소(하): 각 본당에 설치된 작품 목록화 작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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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9-08-01 ㅣ No.89

교회미술 현주소 (하)


각 본당에 설치된 작품 목록화 작업 시급, 일부 본당, 누리방 소책자 등 통해 작가 소개 작품 해설 모범

 

 

성미술품에 대한 관리와 보존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아직까지도 우리 가톨릭교회는 이에 대한 관련 규정이나 지침이 미비한 상태다. 지난호에 이어 성미술품 보존 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성미술품을 관리, 보존하기 위해선 우선 각 본당에 설치된 작품들에 대한 목록화 작업이 우선 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제언이다.

 

그동안 이러한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성미술품을 보존해야 한다는 인식이 없어서다. 또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폐기 처분하고 새로운 작품으로 교체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가톨릭미술가회 담당 지영현 신부는 "성미술품은 단순한 성당 장식품이 아니다"며 "성당 내 모든 성미술품은 교회 미술사의 한 부분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성미술품 보존은 교구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교구가 역사 자료실이나 박물관을 만들어 본당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옛 작품들을 전시하고, 복원이나 수리가 필요한 작품들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성미술품의 불법 복제를 엄격히 다루고 이에 대한 관련 지침과 규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수경(가타리나, 숙명여대 미술사학과) 박사는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성미술품을 관리, 보존하고 있는지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면서 "성미술품에 대한 정의부터 명확히 내리고 관련 규정 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본당이 자발적으로 본당 내 성미술품을 목록화해 놓고 신자들에게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의미를 알려주는 모범적 본당도 있다. 서울대교구 명동, 방화3동, 역삼동, 혜화동본당 등은 누리방을 통해 성미술품에 대한 자세한 해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역삼동본당은 1997년 성전봉헌식을 거행하면서 '천주교 역삼동교회 성미술 작품 해설'이라는 소책자를 만들어 감실과 독서대, 제대, 촛대, 성상 등에 대한 의미와 작가 소개를 실었다.

 

그럼에도 대다수 신자들은 어느 작가가 어떤 성미술품을 만들었고 그 성미술품이 얼마만큼의 예술적, 전례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성미술품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없기 때문이거니와 관련 교육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본당 사목자들이라고 해서 관심과 인식이 높은 것은 아니다. 게다가 사목자들은 일정한 주기로 담당 본당이 바뀌기에 더 무관심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성미술 전반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기구 설립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성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미술 교육도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전례헌장은 "성직자들은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는 동안 성미술의 역사와 그 발전에 대해, 성미술 작품들이 그 바탕으로 삼아야 할 건전한 원리에 대해 배움으로써 교회의 존귀한 기념물들을 존중하고 보존해야 하며, 또 작품 활동을 하는 미술가들에게 적절한 조언을 줄 수 있어야 한다(129항)"고 명시하고 있다.

 

[평화신문, 제1028호(2009년 7월 19일), 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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