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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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성체 신심5: 개별적 성체신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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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9-13 ㅣ No.1978

성체 신심 (5) 개별적 성체신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그럼 개별적 성체 신심은 잘못될 위험성이 있으니 행하면 안 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개개인이 주님께서 성체 안에 현존하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성체를 모실 때 영적 보화를 더 크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아이가 성장하기 위해서 음식을 섭취한다. 음식을 먹고 필요한 영양분을 받아 자라나게 된다. 이때 아이가 밥 먹기 싫다고 투정을 부리거나 죽을상을 하고 밥을 먹는다면 어떻겠는가? 부모가 어떡하든 밥을 먹일 수는 있지만, 밥을 먹으면서 얻게 되는 기쁨은 없어진다. 자기가 먹기 싫은 걸 부모가 먹게 했다고 섭식(攝食)에 불편함을 품게 된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밥 먹는 시간을 기다린다면 어떠한가? 밥 먹자는 소리만 들어도 기뻐서 당장 식탁 앞에 앉을 것이다. 음식을 주는 부모에게도 너무나 감사할 것이다. 같은 영양분을 섭취하는 상황이지만 전자를 통해 얻는 기쁨보단 후자를 통해 얻는 기쁨은 더 클 것이다.

 

성체 신심의 유무도 마찬가지다. 성체를 모신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보화는 신심의 유무로 크게 차이가 난다. 성체를 받아 모신다는 믿음이 없이 성체를 모셔도 성체를 통해 성사의 은총을 얻어 누릴 수 있다. 성사는 개인의 상태로 인해 유무가 가려지는 것이 아니라 원성사이신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집전자가 행하느냐 마느냐로 인해 가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개인이 신심 없이 성체를 모시면 지식으로, 행위로 성체를 모시게 된다. 마음으로 믿음으로 모시기보단 단순히 성사에 참여하는 행동을 통해 성사에 반복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행함을 기억하고 그 신비로 인해 느끼게 되는 영적 기쁨을 얻어 누리기보단 의무감의 충족을 얻게 된다. 성체를 모시고 기쁨에 충만해 ‘내일 또 성체를 모셔야지.’라며 성체를 모시러 오기보단 ‘이번 주에는 모셨으니 다음 주에도 빠지지 않아야지.’라며 성체를 빠지지 않고 챙기는 데 집중한다. 그러기에 성체를 더욱 자주 받아 모시기 위해 시간을 더 할애하지 않는다. 더 늘리지 않고 어떻게든 간편하게 성체를 모시는 것에 집중한다. 성체를 모시는 단계에서 성체와 영적 일치를 이루는 단계로 나아가지 않고,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하게 된다. 즉 성체를 모심으로 체험하게 되는 그리스도의 신비로 나아가지 않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리스도의 신비는 개개인의 능력과 행위의 진실성을 통해 주어지진 않는다. 그리스도의 신비는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것이기에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우리에게 이루어진다. 그러나 개별적 성체 신심은 성체를 모심으로써 그리스도의 신비로 날 이끌어간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나에게 내어주시는 은총의 보화를 누리게 된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나에게 주신다. 당신의 몸을 나에게 주시며, 내가 성체 신심을 가지고 당신의 몸을 모시고 당신과 하나 됨을 체험하게 하신다. 이로써 너울이 처져 가려져 있는 당신의 신비와 장막을 걷어내고 들어오는 당신을 만나게 하신다. 신심을 발휘하여 그리스도의 현존이 성체 안에 이루어짐을 고백하고, 그리스도와 영적 일치를 이루면서 하느님의 신비를 발견하게 하시는 것이다.

 

[2023년 9월 10일(가해) 연중 제23주일 인천주보 3면, 김현석 야곱 신부(성체순례성지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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