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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묵주기도의 유래와 올바른 기도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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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10-07 ㅣ No.521

[묵주기도 성월] 신앙의 핵심 묵상하며 바치는 아름다운 기도


주님 구원사 요약한 환희, 빛, 고통, 영광의 신비로 구성



묵주기도는 어머니인 마리아와 함께 하느님의 인류 구원 신비를 묵상하는 관상기도다.
 

가톨릭교회는 10월을 '묵주기도 성월'(교황 레오 13세, 회칙 「최고의 사도직무」, 1883년 9월 1일 반포)로 정하고 이달 동안 가장 아름답고 보편적인 기도인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하느님의 인류 구원 신비를 묵상할 것을 권고한다. 묵주기도 성월을 보내며 묵주기도의 유래와 올바른 기도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인류 구원 신비 묵상하는 관상기도

바오로 6세 교황은 묵주기도를 "복음 전체의 요약이며 그리스도 생애의 신비를 묵상할 수 있는 탁월한 수단이자 평화와 가정을 위한 강력한 기도"(교황 권고 「마리아 공경」, 1974년 2월 2일 반포)라고 정의했다.

교황 가르침처럼 묵주기도 각 신비는 복음서에 드러난 주님의 구원 사업을 함축해 놓아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을 묵상하게 한다. 가톨릭 신자들은 묵주기도를 통해 주님 탄생 예고부터 예수의 탄생, 유년시절, 공생활, 수난, 죽음, 부활, 승천을 거쳐 성령강림, 성모승천에 이르기까지 인류 구원의 신비를 총괄적으로 파악하고, 자신의 생활을 쇄신해 신앙의 핵심에 도달하게 된다.

묵주기도는 말로 기도하면서 동시에 내심으로 깊이 묵상하는 가장 아름답고 조화로운 기도이다. 묵주기도는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 영광송 등을 외우면서 분심 잡념을 없애고 집중케 해 예수의 일생과 성모 마리아의 생애의 신비에 대한 묵상으로 이끌어 준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묵주기도를 통한 이 묵상은 각 단의 신비 핵심을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교리와 기도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더라도 매일 정성껏 묵상한다면 일치의 관상 경지에 도달할 수 있어 '묵주기도는 곧 관상기도'라고 강조했다.

묵주기도의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과 공생활, 수난과 부활 등 주요 구원사를 요약한 환희ㆍ빛ㆍ고통ㆍ영광의 신비로 이뤄져있다. 묵주기도의 궁극 목적은 우리 신앙생활의 첫 단추인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고 따르는 것이다. 따라서 묵주기도는 단순히 기도 단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 신비 내용을 정확히 묵상하는 것이 올바른 기도법이다.

묵주기도로 얻는 은총에 대해 성모 마리아는 성 도미니코와 복자 알라노에게 다음과 같이 약속했다.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치는 이에게는 나의 특별한 보호와 크나큰 은총을 약속한다."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며 이 기도를 경건하게 바치는 사람은 불행에 빠지거나 죽을 때에 버림 받는 일이 없으며, 죄인은 회개하고 의인은 은총 안에서 더욱 성장하며 영원한 생명에 합당한 자가 될 것이다." "묵주기도를 바치는 사람은 살아 있을 때와 죽을 때에 하느님의 빛과 은총의 풍부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며 모든 성인의 공로를 나누어 받을 것이다." "묵주기도를 성실하게 바치는 사람은 내 사랑하는 자녀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형제자매가 될 것이다." "묵주기도에 대한 신심은 구원의 명확한 표지가 될 것이다."

교회는 묵주기도 환희의 신비를 월ㆍ토요일에, 고통의 신비를 화ㆍ금요일, 영광의 신비를 수요일과 주일에, 빛의 신비를 목요일에 바칠 것을 권하고 있다.
 
아울러 바오로 6세 교황은 "묵주기도가 신자 가정의 공동기도로서 가장 효과적이고 훌륭하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가장 즐겨 바치는 기도가 묵주기도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마리아 공경」 54항)고 권고했다.
 

묵주기도 유래  

묵주의 라틴말 로사리움(rosarium)은 '장미밭', 로사리오는 '장미꽃다발'이란 말뜻으로, 묵주기도는 '장미꽃다발 기도', 묵주알 하나는 '장미 한송이'를 의미한다. 과거 매괴신공ㆍ로사리오 기도라 했던 것을 주교회의 용어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현재 '묵주기도'로 통일해 사용하고 있다.

묵주기도는 초대교회 신자들이 장미관을 쓰고 순교자들의 시신을 거두면서 꽃송이마다 기도를 바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또 은수자나 독수자들이 작은 돌멩이나 곡식 낱알을 둥글게 엮어 하나씩 굴리면서 기도 횟수를 센 것에서 시작됐다고도 한다.

묵주기도가 지금의 틀을 이룬 것은 1214년 성 도미니코에 의해서다. 성모송을 150번 연속적으로 바치면서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생애를 묵상하는 것이 '도미니코 묵주기도'이다. 성 도미니코는 알비파 이단이 교회를 위협하자 이탈리아와 프랑스 각 지방을 순회하며 신자들에게 묵주기도를 바치라고 호소했다. 이에 신자들은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쳤고 그 결과 이단 세력은 점차 축소됐다.

오늘날과 같은 묵주기도는 15세기에 들어 생겨났다. 성 도미니코 수도회 알랑 드 라 로슈 수사는 1464년 예수그리스도의 생애를 강생과 수난, 부활에 따른 환희, 고통과 영광 등 세 가지로 나눴다. 이 기도가 널리 퍼지자 1569년 교황 비오 5세가 15단 양식으로 묵주기도를 제정했다.

환희ㆍ고통ㆍ영광의 신비 15단을 바치던 묵주기도에 빛의 신비가 추가된 것은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서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자신의 교황 재위 제25주년 첫날인 2002년 10월 16일에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를 반포, 전통적인 세가지 신비 외에 '세상의 빛'(요한 9,5)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활의 주요 신비를 묵상하는 '빛의 신비'를 추했다. 이로써 신자들은 묵주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의 전생애를 온전하게 묵상할 수 있게 했다.

묵주기도가 급속히 확산된 것은 1830년 이후 세계 도처에 발현한 성모 마리아가 묵주의 기도를 열심히 바칠 것을 권고하면서부터다. 성모 마리아는 1830년 파리, 1846년 라 살레트, 1858년 루르드, 1917년 파티마에서 발현할 때마다 묵주기도를 잘 바치도록 간곡히 청했다.

역대 교황 가운데 레오 13세는 세계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묵주기도를 바칠 것을 호소했고, 비오 10세도 "묵주기도처럼 아름답고 은총을 많이 내리게 하는 기도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천주교회의 묵주기도 신심

묵주기도에 대한 신심은 한국 초기교회에서도 볼 수 있다. 1801년 순교한 홍낙민은 "매일 묵주기도를 열렬히 바침으로써 성모 마리아의 도움을 얻어 처음에 배교했다가 마침내 순교할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성 김대건 신부는 바다에서 풍랑을 만났으나 성모님께 도움을 청함으로써 구원을 얻었다고 한다. 초기 교우들은 매일 묵주기도를 5단씩 바쳤고, 주일이면 15단씩 바치는 것이 일상화됐었다. 한국교회가 1841년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를 교회 새 수호성인으로 모시게 된 것도 이러한 묵주기도 신심과 무관하지 않다.  

[평화신문, 2013년 10월 6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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