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강론자료

연중 33 주일-나해-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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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3-11-14 ㅣ No.529

연중 제 33 주일 (평신도 사도직 주일)

 

        다니엘 12,1-3        히브리 10,11-14.18        마르코 13,24-32

    2003. 11. 16.

주제 : 내가 갖고 사는 자세

 

한 주간 안녕하셨습니까?

이제 겨울에 들어서려는지 하늘의 날씨도 자꾸만 변해갑니다.  흔히들 늦가을에 비가 오면 기온이 내려가고 겨울로 간다고들 합니다.  이렇게 겨울이 되어갈 때 건강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 성당은 산 밑에 있는 관계로 성당에 오고갈 때에는 조심해야 할 일이 좀 더 많을 것입니다.  성당에 와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의 한 부분을 마음과 생각 속에 담아가는 것도 힘들고 바쁜 일상에서 그 말씀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그 모습을 돌아보고 부족한 것을 새롭게 다져보는 날, 오늘은 평신도 사도직 주일입니다.

 

내가 현실에서 내 삶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내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사랑을 얼마나 느끼게 해주고 사는지 그것을 돌이켜보는 일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예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비유하나를 들어보겠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과 함께 배를 타고 있는데, 그 배에 탄 어떤 한 사람이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삶에 실망해서 배의 바닥에 구멍을 뚫기 시작했다면,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겠습니까?  가장 쉽고 단순한 방법은 계속해서 같은 행동을 못하도록 그를 가로막고  그 순간까지 그가 해놓은 일을 빨리 수습하는 일입니다.  그 일이 나 혼자의 힘으로 가능하다면 우리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커다란 어려움 없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그 어떤 사람의 행동을 가로막고 행동하기 시작했을 때, 또 다른 사람이 비슷한 행동을 시작했다면, 다른 경우로, 내가 뭔데 다른 사람의 행동을 비난하느냐고 내가 하는 일에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면 어떻게 해야 올바른 일이겠습니까?  가장 쉬운 방법은 재빨리 내가 그 배에서 내리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배에서 탈출하는 일은 인생의 시간이 우리에게 기회를 줄 때 가능한 일입니다.  배가 이미 출발했다거나 내가 안전하다고 생각할 육지가 멀리 보인다면 이미 힘든 일은 시작된 것입니다.  또한 배에 오를 때 내가 갖고 온 것들이 많아서 그것을 배에 놓고 가는 것이 쉽지 않다면 우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를 설명할 때 종종 배에 비유합니다.  같은 배에 타고 있다면 나 혼자만 잘하고 다른 사람은 아무렇게나 해도 안전한 것이 아닙니다.  나는 잘해도 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자세가 아니라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내가 하느님의 나라에 안전하게 도착할 확률은 그만큼 떨어질 것입니다.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쳐가는 때에, 새로운 한 해를 두 주간 남겨놓은 오늘, 연중 33 주일을 교회는 ‘평신도 사도직 주일’로 지냅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보여주셨던 삶의 본보기를 우리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보여준 삶의 본보기가 무엇인지 내가 모른다거나 알지 않으려고 하고, 내 삶으로 드러내기를 외면한다면, 우리 공동체가 좋은 곳에 도달하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오늘 복음의 내용은 ‘세상의 삶이 완성되는 때’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습을 절망적으로 보는 사람이라면 ‘세상 멸망의 때’를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모습으로 오늘 복음을 들으셨습니까?  여러분이 하는 행동과 자세에 대해서 그 누가 평가해주지 않더라도,  복음 말씀을 대하는 여러분의 자세가 바로 세상을 살아갈 때 행동하는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세상이 온통 뒤흔들리고, 사람의 아들이 구름을 타고 우리에게 올 때, 자연의 변화에 따라 한 계절이 가고 지난해에 경험했지만 새로운 계절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우리에게 새로운 의미를 주려고 할 때 그것은 ‘끝’이라고 알아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 때가 됐을 때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나타날지를 미리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우리는 늘 끝을 경험하고 삽니다.  그러나 그 끝을 올바로 알아듣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럴 때에 우리는 세상의 끝을 경험해도 개인적인 것으로만 생각할 뿐이고, 내 삶에서 무엇이 변화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로 머무는 것입니다.

 

오늘의 첫 독서 다니엘서에 나오는 것처럼, 세상이 완성되는 날에 내가 어떤 모습을 할 수 있을지 그것은 인생에서 내가 갖고 살아가는 모습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끝은 다가오지만, 그것이 희망이 보이는 내 삶의 새로운 시작이 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고, 정말로 희망이라고는 모조리 사라진 절망의 시작이 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세상의 삶을 보면, 희망을 발견하는 것이 어렵다고들 말하기 쉽습니다.  절망뿐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마음과 삶의 자세에 변화가 필요합니다.  세상에서 내가 희망이 담긴 모습을 찾으려고 하면 그것이 먼저 눈에 띄는 법이고, 이렇게 되거나 저렇게 되거나 아무렇거나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에 알맞은 것들이 내 눈에 띄는 법입니다.

 

세상의 삶이 변화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오래 전에 삶의 본보기를 보이신 예수님의 의도를 이 세상에 내가 실현하는 사람이 되도록 힘써야 할 일입니다.  오늘은 평신도 사도직 주일입니다.  우리 각자의 삶을 사랑하여,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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