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목)
(백)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강론자료

2023-09-25.....연중 제25주일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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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23-09-23 ㅣ No.2397

                                                      연중 제25주일 (가해)

이사야 55,6-9      필립비 1,20-24.27ㄱ           마태 20,1-16

2023. 9. 24.

주제 : 세상을 대하는 자세를 돌아봄

사람의 삶을 설명하는 표현에 사용하는 사랑과 정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람의 삶에는 사랑과 정의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강조해도 다른 이론을 말하기가 어려울 내용입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힘으로 정치체제를 움켜쥔 사람이 첫머리에 내세우는 것이 정의이기도 하고, ‘자유이기도 합니다. 정의와 자유를 자기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다는 의도일 것이고, 다른 사람은 자기에게서 정의와 사랑에 관하여 배워야 한다는 의도일 것입니다.

 

세상에 사는 어떤 사람이 올바르게 정의를 알고, 아는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요즘에도 우리가 많이 듣는 표현입니다만, 다른 사람이 말하거나 생각하는 정의와 자유는 모두 거짓이나 가짜라고 말하고, 정의는 자신만 아는 일이라고 말하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생기겠습니까?

 

우리가 다른 사람을 꾸짖거나 다른 사람을 탓하는 일로 내 삶에 좋은 결과를 만들 일은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실제로는 내가 아는 것과 다르게 현실에서 잘못을 범하고, 나만 옳다는 태도로 살기도 합니다. 세상의 일은 한 사람의 생명이 끝나는 날까지 완벽하게 결론을 만들지 못하는 때가 있기에, 판단을 위해서는 좀 더 긴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에게는 세상의 삶에서 힘들어하는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자기가 가진 태도만이 옳다고 주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정의롭게 품삯을 치르고, 노동의 대가를 정당하게 지급한 포도원의 주인에 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물론 포도원의 주인이 보인 정의는 세상에서 말하는 정의(正意)와 의미가 다릅니다.

 

노동한 시간의 길이에 비례하여, 노동의 가치를 계산하고 대가를 지급하며, 서로 다르게 수고를 인정하는 일은 세상에서 우리가 만나는 이론과 현실입니다. 사람은 그렇게 행동하고서 자기가 한 일은 정의로웠다거나 정의를 실천한 일이라고 하겠지만, 예수님은 당신의 삶에서 그렇게 행동하는 일이 옳다고 판단하지 않으셨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사람은 세상에서 정의(正義)를 말하지만, 하느님은 사랑으로 같은 사람을 대하십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행동하시는 그 모습을 보는 사람이 하느님을 얼마나 옳다고 인정하겠습니까?

 

'어째서 나보다 적게 일한 사람을 나와 똑같이 대우하느냐?'고 하는 것이 예수님의 말씀에 나오는 정의롭다고 스스로 판단한 사람이 말하는 반발이었습니다. 그 사람이 생각한 정의는 자기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을 것입니다. 사람은 그렇게 구별하여 자기를 우선하는 행동을 앞세우는 것을 정의라고 주장합니다. 그렇지만 사람의 생각대로 하는 일이 정말로 정의이고 진짜 필요한 사랑일까요?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고 싶은 사람이겠습니까? 나 혼자만 잘 살면 될까요? 다른 사람도 나와 함께 잘살게 되면 큰일이 날까요? 모두에게 좋은 일이 실현되려면 어떤 삶이 우리에게 필요하겠습니까? 가장 큰 차이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고 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내가 좋은 사람으로 봐야 합니다. 죄를 지었다면 용서해야 하는 일이고, 용서해야 할 것이 있다면 시간이 많이 흘러서 정말로 잘못된 일이 생기기 전에 빨리 해야 하는 일입니다. 물론 이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쉬운 일이라면,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누가 나에게 말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실제로 이렇게 살고 싶다면 하느님께서 내 곁에 계신다고 생각할 때, 하느님을 찾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앞에서 내가 도망치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을 불러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을 알아듣고 실천해야 합니다. 내가 올바르게 살지 않으면, 내가 좋은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때가 되어서, 하느님을 원망할까요. 하느님께 탓을 말할까요? 나는 잘 살았는데 하느님께서 나에게 축복을 베풀지 않으셔서 내가 나쁜 사람이 되었다고 말할까요? 어떤 것을 우리는 생각하고 살아야 하겠습니까?

 

삶의 변화는 다른 사람이 먼저 시작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먼저 시작해야 하는 일입니다. 하느님께 자비와 사랑을 베푸시도록 청할 시간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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