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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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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7-12 ㅣ No.194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 출범 

 

 

지난 1월 18일 언론, 방송, 출판 등 커뮤니케이션 관련 가톨릭 언론인 3단체가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이하 협회)로 통합 출범했습니다.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 가톨릭신문출판인협회(CJPA) · 시그니스(SIGNIS)서울 3단체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명동 대교구청에서 총회를 열고 협회 출범식을 개최했습니다. 초대회장에는 이영준(로렌조) KBS PD, 수석부회장에는 유창엽(세르지오) 연합뉴스 기자가 임명됐습니다. 새로운 협회 출범을 맞아 그간의 진행 상황을 짚어보고 가톨릭 언론인의 활동과 소명 등을 짚어봅니다.

 

 

가톨릭 언론인, 새로운 출발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이하 가언협)와 시그니스서울, 가톨릭신문출판인협회(CJPA)는 언론과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통합 단체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6개월 간 통합 논의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해 왔습니다. 이후 1월 18일 신문, 방송, 출판, 영화, 광고, 미디어교육, 소셜미디어 등 각종 미디어에서 활동하는 가톨릭 언론인들의 새로운 통합 단체인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를 출범했습니다.

 

협회는 각 단체의 재정과 활동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도 산하에 저널리즘위원회를 신설해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 복음적, 사도적 사명을 다하고 저널리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또 국제 활동을 할 때에는 ‘시그니스’를 병기하기로 했습니다.

 

출범식 당시 기존 가톨릭 언론인 3단체장은 출범 선언문에서 먼저 “미디어 생태계는 디지털기술 발달과 뉴미디어 출현, 미디어 융합과 같은 변화를 맞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미디어를 통한 가톨릭 복음화에 앞장서 온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시그니스서울, 가톨릭신문출판인협회는 3단체 회원 모두의 결의에 따라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로 통합하고자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어 “시대가 요구하는 미디어 사도직 봉사자로서 소명을 성찰하고 그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포부도 밝혔습니다.

 

이날 지난 2년 간 가톨릭언론인협의회 회장을 맡아 3단체 통합을 이끌어온 고계연(베드로) 전 회장은 “55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의 가언협으로선 아쉬움이 클 것”이라며 “다만 ‘저널리즘 위원회’를 통해 가톨릭 언론인의 사명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 시대의 마감은 또 다른 시대의 개막”이라고 기대감도 드러냈습니다.

 

이번 가톨릭 언론인들의 통합 단체 출범으로 교회 내 언론 단체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습니다. 한국 가톨릭 언론인들의 활동은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가톨릭 언론인들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권고에 따라 ‘가톨릭저널리스트클럽’을 자발적으로 조직해 미디어를 통한 복음화를 위해 앞장서 왔습니다. 이듬해에는 각 교구 클럽들이 자발적으로 출범했고, 신문사와 방송사마다 교우회 등을 조직해 성장했으며 부문별 조직으로도 활동을 확대해왔습니다.

 

본격적인 통합에 대한 논의는 2002년께 시작됐습니다. 2001년 전 세계 가톨릭 매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한 교황청 산하 시그니스가 출범됐는데, 바로 다음해에 시그니스 코리아가 설립되면서 통합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2012년 종합편성채널이 허가돼 미디어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통합에 대한 논의가 깊어졌습니다.

 

 

가톨릭언론인3단체 통합 진행 경과

 

◆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를 출범하기 위한 통합논의 통합 논의 태스크포스(TF)팀 위원은 가톨릭언론인협의회 · 시그니스서울 · 가톨릭신문출판인협회(CJPA) 등 3단체별 4명씩 총 12명으로 구성함.

 

◆ 지난 6개월 간 6차례 줌 회의와 대면회의 진행. 회의에서는 각 단체의 입장을 청취하고 이견 해소에 주력함. 지난해 12월 27일 최종회의에서 회칙(안)에 합의함.

 

◆ 앞서 11월 10일 가언협 전임 회장단 대면회의에서 격론과 허심탄회한 토론. 이 자리에서 통합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언론미디어 환경과 트렌드 변화를 감안해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로 가닥을 잡음. 다만 통합 후에도 저널리즘의 정신을 살리고 현장에서 구현하자는 데 합의함.

 

◆ 12월 17일 3단체장, 21일 3단체장과 김창옥 가언협 상임고문 모여 새 회칙 논의함. 회칙은 심플하게 하고 구애받음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작성함. 조문의 문구를 놓고 고심하기도 했음.

 

◆ 가언협은 전국 사도직단체인 만큼 명칭과 회칙 변경은 대구 · 청주 · 춘천교구 가언협과 사전 논의와 합의 필요함. 주교회의 승인 등 절차도 남아 있어 간단치 않았음. 일단 서울대교구 중심으로 통합하기로 함. 주교회의 사회홍보위원회 관련해서는 향후 새 통합단체에서 장단기 과제로 추진하기로 함.

 

 

평신도 매스컴사도직과 제2차 바티칸공의회

 

매스컴사도직의 필요성은 매스미디어 시대가 열리며 시작됐습니다. 특히 평신도 역할을 강조했던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평신도 매스컴사도직이 국제적으로는 물론 각 지역교회 안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가언협 또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바탕으로, 매스미디어를 통한 복음적, 사도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출범한 것이지요.

 

교회는 공의회 당시 TV와 라디오, 인쇄기, 영사기 등 현대의 다양한 ‘놀라운 기술’은 대중과 온 인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 매체에 관한 교령 「놀라운 기술」을 발표하고, 미디어를 잘 활용하면 인류에게 도움이 되지만, 하느님의 뜻에 거슬러 악용하면 커다란 악이 되므로 교회가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힙니다. 평신도 언론인들이 커뮤니케이션 매체들을 올바로 사용해 여러 사도직 활동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해서 발표한 것입니다.

 

“이 매체에 인간적이고 그리스도교적인 정신을 불어넣어 인류 사회의 커다란 기대와 하느님 뜻에 완전히 부응하게 하는 것은 특별히 평신도들이 할 일이다.”(「놀라운 기술」 3항)

 

또 공의회 중에는 다양한 관련 조직들이 생겨났습니다. 1964년 교황청 ‘사회커뮤니케이션위원회’가 신설됐으며, 관련 기관으로는 UNDA(국제가톨릭방송인협회, International Catholic Association for Radio and Television), OCIC(국제가톨릭영화·시청각인협회, International Catholic Organization for Cinema and Audiovisual), UCIP(국제가톨릭신문·출판인협회, International Catholic Union of the Press)를 인준했습니다.

 

3단체 통합 이전의 시그니스코리아와 CJPA의 역사도 이맘때 쯤 시작됩니다. 1970년 UNDA를 시작으로 한국 OCIC와 UCIP 등 세계 기구의 한국 조직을 갖춰 나가며, 분야별로 보다 전문성을 갖춘 사도직을 펼쳐나갔습니다. 이어 2002년에는 UNDA와 OCIC가 통합해 방송, 영화, 영상, 인터넷 등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종사하는 가톨릭 신자 모임 ‘시그니스(SIGNIS)’로 출범하며 그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또 2010년 교황청이 국제평신도사도직단체 인준을 취소하며 한국 UCIP는 CJPA(Catholic Journalists and Publishers Association)으로 명칭을 바꿔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가톨릭언론인으로서 활동 및 소명

 

한국에 가톨릭저널리스트클럽이 출범하면서 가톨릭 언론인들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대사회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종교와 매스컴’을 주제로 한 칼럼을 전국 주요 일간지에 기고하고, 라디오 방송 등에도 출연해 매스컴 역할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각 지역에서는 가톨릭 언론인들을 중심으로 한 강연회를 열기도 했지요.

 

또 모자보건법 반대와 공명선거 실시, 인권 유린 반대 등에 큰 목소리를 냈고 민주주의 실현을 촉구한 시국 성명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당시로서는 꽤나 용기 있는 행동이었지요. 하지만 1980년대 당시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최홍운(베드로) 전 가언협 회장은 가언협 50년사 「말씀과 함께」에서 “가톨릭 언론인들은 ‘제도 언론’의 족쇄에 묶여 현실 참여에 관해 소극적이었다.”며 “‘남들은 성명서를 내고, 데모를 하고, 감옥에도 끌려가는데 너희들은 눈과 귀를 속이는 제도 언론의 하수인들이냐?’는 무언의 질타에 갈등했다.”고 솔직하게 밝혔습니다.

 

교회 내적으로는 1981년 조선교구 설정 150주년, 1984년 한국교회 창설 200주년을 맞아 신문과 방송, 출판, 영화 등 각 분야에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어 IMF를 지나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가톨릭 언론인들은 굴곡진 사회 흐름 안에서 그 소명을 실천하며 무엇보다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게 됩니다. 이에 따라 내실을 다지기 위한 ‘가톨릭 언론인 신앙학교’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 민감한 주제를 선정해 가톨릭적 시각에서 해법을 제시하는 ‘가톨릭 포럼’을 개최하기로 결정하지요. 신앙학교 1기는 1999년 9월 1일 시작하게 됩니다.

 

2000년 6월 개최한 첫 가톨릭 포럼 주제는 ‘남북 화해 시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였습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제1국방위원장 간의 역사적 남북 정상회담을 며칠 앞둔 날이었습니다. 이후 가톨릭포럼은 교회 안팎으로 대사회적 영향을 미치며 관심을 모아왔습니다. 그 주제들 또한 우리사회 주요 이슈와 시급한 과제들 그리고 그 해법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해왔지요. 가장 최근에 열린 제21회 가톨릭포럼 주제는 ‘한국 사회와 공정’으로 청년 문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있는 가장 핵심을 짚어주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지요.

 

[평신도, 2022년 통권 제72호, 성슬기 글라라(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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