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강론자료

2016-08-15.....성모님의 승천대축일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6-08-14 ㅣ No.2129

 

성모승천 대축일 [0815]

묵시 11,19; 12,1-6ㄱㄷ.10ㄱㄴㄷ       1코린 15,20-27ㄱ      루카 1,39-56

2016. 8. 15. () 이태원.

주제 :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광에 참여하도록.....

세상을 다스리는 것은 남자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남자를 좌우로 흔들 수 있는 사람은 여자라는 소리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 표현을 하나로 합쳐서, ‘세상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특별한 존재가 누구냐?’하고 물으면 그 대답은 어떻겠습니까? 이 질문에 나오는 대답에, 남자인 사람은 인상을 찡그릴 수도 있을 것이고, 여자인 사람은 기분이 좋다고 말할 수도 있을 법한 내용입니다.

 

이처럼 짧게 묻고 대답하는 소리에 따라서 세상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서 통용되는 이런 소리들을 통해서, 신앙인으로 살고 있는 우리가 삶을 돌이켜보고 판단할 수 있는 요소를 더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하는 일이나 그 역할을 경쟁관계로 보기도 하고 협조의 관계로 해석하기도 합니다만, 신앙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역할을 이렇게 극명(克明,=똑똑하게 밝힘)한 표현을 사용해서 나누지도 않고, 둘 사이를 서로 적대적인 관계로 해석하는 일도 없습니다. 그래도 세상의 표현처럼 우열의 표현으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그에 대한 기준을 무엇이라 말하겠습니까?

 

오늘은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큰 역할을 했던 여인, 성모님의 승천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났고, 사람으로 살았으며, 사람으로서 자신의 생명을 다 마친 한 여인의 삶의 끝에 하느님의 축복을 입고 하늘로 올랐음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우리가 신앙에서 보인 삶의 결과에 따라, 승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유일한 사람은 여성이자, 어머니인 성모마리아뿐입니다. 애석하게도 남자의 삶에 승천의 영광을 주시는 것으로 신앙에서 해석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늘로 오르거나 승천한 대상에 남자가 없다고 해서, 여자에 비해서 남자를 열등한 존재라고 평가해도 좋은 것은 아닙니다. 세상의 논리로는 더하거나 실행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둘 중의 한 가지를 선택하기 때문에 이처럼 구별하는 상대적인 표현을 씁니다만, 신앙에서는 이렇게 대조적인 표현을 사용하지도 않고 두 대상을 상대적인 존재로 해석하지도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구원의 소식이 세상에 도착하는 데에, 남자가 아니라 여자를 통해서 실현돼야 했던 이유가 있었을까요? 하느님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는 일을 하는 사람을, 남자나 여자라는 성별의 차원에서 볼 것이 아니라, 오늘 성모님의 승천을 기억하는 날에 세상의 구원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세상을 호령하고, 여자는 가정을 다스립니다. 남자는 세상의 삶을 꾸리는 일과 내 후손을 잇는 외적인 일에 민감한 태도를 드러냅니다. 그에 비해서 가족을 챙기고 가족들의 신앙적인 일에는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큰 관심을 드러냅니다. 물론 세상에 사는 모든 남성이나 여성이 한 가지 모습만 드러내며 사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성이 가정에서 어떤 자세로 신앙을 드러내느냐에 따라, 가정의 모습은 아주 많이 달라집니다.

 

오늘 들은 루카복음의 말씀은 성모님의 승천에 관련된 얘기는 아닙니다. 복음서가 기록될 당시에 성모님의 승천에 관한 얘기는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모님의 승천은 마리아, 개인에게 주어진 영광이면서도 동시에 신앙인들인 우리가 이 세상을 대하는 자세에 따라 우리에게 올 수도 있는 축복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성모님이 하늘에 오르셨다는 외형적인 사실보다는 우리의 삶이 어떻게 하면 하느님께서 계신 곳과 연결될 수 있겠는지 그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사람은 자기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다 안전한 길과 완벽한 길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은 없습니다. 사람이 드러낼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세상에서 만나는 일들의 영향이 크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묵시록독서에서 들은 것처럼, 하느님의 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면, 우리에게 생기는 일들은 사람의 한계를 넘는 분의 도우심을 입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것도 세상의 삶에서 신앙으로 잘 무장한 사람에게나 드러날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성모님의 승천을 기억하는 날, 하느님께서 성모님에게 허락하신 이 축복과 영광의 선물에 우리도 언젠가 함께 할 수 있기를 청하면 더 좋겠습니다.

 



3,882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