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강론자료

연중 31 주간 금요일-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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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3-11-06 ㅣ No.523

연중 31 주간 금요일 - 홀수 해

 

        로마서 15, 14-21         루가 16, 1-8

    2003. 11. 7.

주제 : 세상을 사는 지혜

 

사람들은 모두 자기 앞가림을 하고 삽니다.  이런 말을 쓰는 경우는 재주껏 욕을 먹지 않도록 행동할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무능한 사람도 한 가지 재주는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는 말의 의미도 아마 그런 뜻으로 사용할 것입니다.  

 

복잡하고 힘든 세상에서 잘 살려면 필요한 지혜는 무엇이겠습니까?  각자의 입장과 환경에 따라 할 말은 다양하고, 그 지혜를 적용할 수 있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것이 되었든 각 개인의 행복을 더 원한다는 것이 그 첫 번째 목적이고, 부수적으로 뭔가 이익을 얻을 수 있기를 더 바라는 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연하게 여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현실 생활에 재빠르게 적용한 청지기 이야기를 듣습니다.  청지기가 남의 재산을 함부로 사용했다는 데에 초점을 맞추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비유의 뜻을 올바로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 사람의 행동에 대한 선악을 판단하는 것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목적은 아닌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일’이라고 자신의 현실을 꿰뚫어본 청지기는 남의 재산으로 자기 앞가림을 할 지혜를 발휘하는 것입니다.  이 사람의 행동을 보면 남에게 욕먹을 짓을 직접 하지는 않습니다.  자기 주인에게 빚진 문서를 내어주고, 빚진 사람이 직접 ‘빚 문서를 조작’하게 합니다.  참으로 지혜롭고 영특하게 행동합니다.

 

세상을 사는 지혜도 이와 같아야 합니다.  신앙인이라서 거짓말도 못하고 매번 남에게 사기당하고 살았다는 사람과 돈을 빌려주었다가 떼 먹혔는데 신앙인이라서 달라고 하지도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어떤 말을 해야 세상에서 지혜롭게 사는 것이겠습니까?  자기 권리를 찾지 못하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것과는 분명 다른 일입니다.  그런데 신앙인이라면서 그것을 혼동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삶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아주 어리석은 일입니다.  예수님이 칭찬하신 것은 슬기롭고 지혜롭게 행동한 것이지, 어리석은 사람을 칭찬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은 하느님 앞에서 겸손한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지, 세상에서 어리석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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