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강론자료

4월 8일-주님만찬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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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4-04-08 ㅣ No.628

주님의 만찬 성목요일

 

        출애굽기 12,1-8.11-14  1고린 11,23-26    요한 13,1-15

    2004. 4. 8.

주제 : 새로운 시작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참으로 두렵고도 힘든 일입니다.  내가 일찍이 경험해 본 적이 있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긴장하는 일에는 별 차이 없을 것입니다.  경험은 내가 했더라도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은 같다고 하더라도 시간이나 상황은 바뀌었을 것이고 내가 하는 행동들이 남길 영향만큼은 예측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두려움이 없기를 누구나 바라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기란 불가능한 일입니다.  객기가 발동해서 무시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몇 년 전에 배낭하나 메고 외국여행을 해보겠다고 비행기를 탔을 때 느낀 일도 그것과 비슷했습니다.  새로운 기대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과연 내가 경험할 일들이 책에 소개된 내용대로 일까 하는 생각을 갖기도 했습니다.  그 여행을 하는 사이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했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난 지금은 여러분 앞에 서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최후의 만찬예절도 새로운 시작의 한 가지입니다.  새로운 시작이란 이전에 해왔던 일과는 단절을 의미합니다.  움직이는 몸이야 앞선 일에서 사용하던 몸과 별 차이 없는 것이겠지만 정신과 마음자세는 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이 이집트 땅에서 나가는 것을 새로운 기점으로 삼도록 요구합니다.  이제까지 해왔던 삶의 환경을 접고 특별한 상징이 들어있는 이 달을 새로운 해의 첫 달로 생각하라고 합니다.  그 새로운 시작은 자기 목숨을 내어놓고 덤비는 것과 같은 자세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먹는 음식도 서둘러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허리띠를 띠고 신발을 신고 음식을 서둘러 먹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새로운 시작에 참여하기 위해서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복음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삶을 새롭게 하시고자 오신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본보기를 보여주십니다.  그것은 우리더러 그렇게 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한번 보여주는 일이 아니라 우리 삶에 뿌리를 내린 자세라야만 한다는 것이 예수님의 뜻입니다.  목욕을 하여 이미 깨끗해진 사람, 이제 진흙탕에 들여놓은 발을 빼서 깨끗이 씻고 새로운 삶의 기준에 내 발을 들여놓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발이 깨끗해지기 위해서는 예수님이 닦아주는 것만을 기다리면 안 되는 일입니다.  실제로 내 발은 내가 깨끗하게 하는 것이고, 그 깨끗함을 유지하는 것 역시도 내가 하는 일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우리가 그 자세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음식으로, 우리에게 음료로 오신 예수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는 본보기에 올바로 참여하고 내가 참여한 그 생활을 이제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본보기로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후만찬, 예수님께서 세상의 삶에서 제자들과 함께 하셨던 마지막 식사는 우리가 새로운 삶의 기준을 받아들일 때에만, 그리고 그 기준을 실천하려고 할 때에만 효력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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