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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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법

교회법과 신앙생활2: 교회법과 법전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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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4-22 ㅣ No.416

[교회법과 신앙생활] (2) 교회법과 법전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교회 공동체 삶 안에서 필요한 규범 정리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3년 1월 25일 새 교회법 반포를 알리는 교황령 「거룩한 규율법」에 서명하고 있다. CNS 자료사진.

 

 

교회법은 어느 특정한 법학자가 법학의 이론에 따라서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교회 공동체의 역사 안에서 계속 되어온 가르침과 규범인 교회법의 원천에는 자연법, 신정법, 교회의 인정법, 성경, 교회의 전승, 교부들의 가르침, 교회가 정통성을 인정하는 교회 학자들의 저술 등이 해당됩니다. 

 

교회법은 카논(canon)이라고 합니다. 카논이라는 단어는 규칙, 규율, 규범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카논(kanon)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첫 번째 공의회의 언어는 그리스어였고, 신약성경도 그리스어로 집필되었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로 일어난 전례 개혁 이전, 카논은 미사에서 변경할 수 없는 고정된 부분으로, 변경할 수 없는 규칙으로 간주되었습니다. 

 

국가 법률(시민법, 형법 등)에 있는 것들은 ‘법 조항’들이라고 불리지만, 교회의 법에서는 ‘카논(canon)’ 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다양하고 풍성한 삶의 열매를 맺으며 살아가고 구원받을 수 있도록 고정된 규범이요, 규칙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법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관습적으로 요청된 삶의 규범을 정리해 낸 것입니다. 교회법을 카논이라고 쓰게 된 것은 바오로 사도가 새로운 믿음의 규범이란 의미로 카논이라는 말을 사용(갈라 6,16)한 데서 기인합니다. 

 

우리 교회의 최초의 법은 아마도 사도들의 법입니다. 사도들이 정한 법규가 신약성경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방인 신자의 할례 면제(사도 15,1-21 참조), 바오로 특전(1 코린 7,12-16 참조) 등입니다.

 

그리고 가짜 사도들의 법령집이 등장합니다. 사도들이 죽은 다음에 사도들의 이름을 빌린 법령집들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면, 12사도의 가르침, 디다케, 사도들의 가르침, 사도들의 법령 등입니다. 

 

4세기 이후 교회가 성장하고 이단이 발생함에 따라, 동로마 지역에서 에페소공의회를 비롯한 여러 공의회들이 개최되어 교리와 계명과 전례 및 교회 조직에 관한 여러 가지 규정이 제정되었습니다. 

 

서방교회에서는 동방교회 법령집들을 번역하거나 성장 지역 공의회에서 결정한 교령들을 편찬한 법령집을 발간하였습니다. 북부 아프리카 지역교회에서도 동방교회 법령집들을 번역하거나 북부 아프리카 지역 공의회에서 결정된 교령들을 편찬한 법령집을 발간하였습니다. 지역교회들은 필요에 의해서 여러 가지 형태의 법령집들을 발간하면서 법과 법 사이에 충돌과 혼란도 발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런 혼란을 정리하기 위해 성 그레고리오 7세 교황(재임 1073~1085)이 기존의 법령집들을 정비한 개혁 법령집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1140년경에 그라시아노 수도자가 초세기부터 당대까지 제정된 모든 교회 법규들과 법령집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집대성하여 3945개조로 이루어진 방대한 「그라시아노 법령집」을 편찬하였습니다. 신학으로부터 교회법학을 독립된 학문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를 이룬 그라시아노 법령집은 교회의 권위에 의하여 편찬된 공식 법령집이 아니고 그라시아노가 사적으로 편찬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라시아노 법령집은 후대 교회법전의 기초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대 국가들의 법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그레고리오 13세 교황은 1580년 ‘교회법 대전’(Corpus Iuris Canonici)을 공포합니다. 교회법 대전은 12세기부터 16세기까지 주요 교회 법령집들을 집대성하여 편찬하였습니다. 이것을 가톨릭교회의 고전법이라고 부릅니다. 

 

16세기에 프로테스탄트들이 가톨릭교회에서 갈라져 나가게 됩니다. 그때 큰 자극을 받은 가톨릭교회는 대대적인 혁신을 도모한 트리엔트공의회(1545~1563년)에서 25차례의 회기 중에 교리와 규율에 관하여 많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공의회의 교령들을 편찬한 법령집이 1917년 교회법전의 반포 때까지 교회 법률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현대적 의미의 체계적인 교회법전의 편찬 작업은 비오 10세 교황에 의해서 시작되어 베네딕토 15세 교황 때에 완성되었습니다. 이 교회법전은 1917년 교회법전 혹은 비오-베네딕토 교회법전이라고 불리고 있는데, 기존의 중복되거나 상치되는 조항들이나 너무 개별적인 것들을 정리하고 법전의 체계도 정비하였습니다. 

 

20세기 급변한 시대 상황에 따라 교회법전 개정 작업이 성 요한 23세 교황에 의해서 시작되고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주도 아래 진행되어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때에 새로운 교회법전이 완성되었습니다. 이 교회법전은 1983년에 반포되어 지금까지 라틴교회에 소속된 모든 신자들과 기구들에 대해서 법적인 구속력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1983년 교회법전을 바탕으로 교회법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톨릭신문, 2019년 4월 21일, 박희중 신부(가톨릭대 교회법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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