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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가 뛴다: 한국가톨릭교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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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4-19 ㅣ No.127

[평신도가 뛴다] 한국가톨릭교수협의회

 

 

교구별로 조직되어 있는 가톨릭교수회의 협의체인 한국가톨릭교수협의회는 교구 교수회 간의 상부상조와 가톨릭 신앙의 함양, 가톨릭 정신을 통한 학문의 연구, 교수직을 통한 교회의 발전과 민족의 복음화, 그리고 각 대학 가톨릭 학생회 지도육성을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그동안 교구별로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 왔지만, 기록의 산재와 부재로 아쉬움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에 한국가톨릭교수협의회 제14대 회장 겸 서울가톨릭교수협의회 제16대 회장이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인 최규하(시몬) 회장은 자료를 찾고 직접 전임 회장들을 만나면서 어느 정도 기록을 정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 ‘한국가톨릭교수협의회’의 태동 배경과 설립 목적을 말씀해 주십시오.

 

한국 내에서 가톨릭교수회가 태동하게 된 배경을 얘기하려면, 서강대 총장이셨던 박홍(루카) 신부님을 빼놓고 시작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박 신부님께서 어느 날 숙명여대 한용희(암브로시오) 교수에게 가톨릭교수회를 만들어 보면 어떻겠느냐고 하신 게 공식적인 태동 배경이라 하겠습니다. 한용희 초대 회장께서 2002년 1월 8일 작고하셔서 더 이상 자세한 배경까지는 알 수 없으나, 한번 상상을 해봅니다. 1980년 후반이면 우리나라에 88올림픽이 개최되었지요. 그 후 본격적으로 한국이 세계적 주목을 받게 되었을 거고, 모든 분야에 새로운 각성이 필요함을 절실히 깨닫게 될 무렵, 박 신부님께서 ‘가톨릭 교수들이 무언가 작게는 대학 사회, 나아가서 국가적으로 역할을 할 때다’고 생각하셨을 것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찾아낸 바로는 그때가 1990년 중으로 추측됩니다. 왜냐하면, 1990년 12월에 서울 지역 가톨릭교수회가 탄생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그 시작된 곳이 서울이었기에 공식적으로는 지금의 표현으로 서울가톨릭교수협의회(이하 서가협)의 태동이라고 하겠습니다.

 

이것이 서가협의 태동이고, 한국가톨릭교수협의회(이하 한가협)의 태동은 이렇습니다. 2대 회장 서강대 김상준(베네딕토) 교수께서 ‘서울 지역 교수들만 할 게 아니라 전국으로 조직을 확대해 보면 어떻겠느냐는 박 신부님의 제의에 따라 시작했다.’고 직접 저에게 말씀해주셨지요. 김 교수께서 그 시기를 잘 기억하지 못하셨고, 1992년 11월 15일자 「가톨릭신문」에 보면 ‘1992년 11월 8일 서강대 김대건관에서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제2대 회장으로 박홍 신부의 서강대 총장 시절 대학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서강대 김상준 교수를 선출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 시점을 거슬러 최초로 서울가톨릭교수회의 태동 시점을 1990년 12월로 추측합니다. 그러나 한가협의 설립은 주교회의 기록상에는 1993년 6월 5일 설립, 1993년 6월 30일 인준으로 되어 있어 공식적으로는 이날일 것 같습니다.

 

최근 제가 가톨릭교수회의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것으로, 한가협이 설립되기 이전에도 교구별로 다양한 가톨릭 교수 단체 혹은 가톨릭 대학생 지도교수들의 활동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중 1979년부터 매년 세미나를 하고 있는 ‘영남 4개 교구 가톨릭 교수회’입니다. 사실상 모든 게 ‘서울 중심’으로 되다 보니, 교수회 탄생의 공식 기록을 1990년으로 잡고는 있지만, 현재까지의 자료로 보면, 한국 내 가톨릭교수회의 태동 시점을 1979년으로 변경해야 할 듯싶습니다.

 

 

* 한국가톨릭교수협의회의 조직 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크게 서울, 대구, 광주 관구 등 세 지역의 가톨릭교수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전국적 운영체제는 한가협 8대 서울대 장호완 회장님께서 시작하셨는데, 교구별 회장을 대표회장과 공동회장으로 하여 상호 각 관구의 활동을 관장하면서 전국적인 활동을 하신 것이지요. 곧, 3명의 관구 회장들이 모두 공동회장이고, 그중 한 관구의 회장이 대표회장을 순차적으로 맡는데, 해당 관구에서 사무총장 1명을 맡습니다. 물론 한 분의 담당사제가 지도해 주시게 되어 있고요. 올해 3월말까지 광주관구(광가협) 회장이 대표회장이었는데, 앞으로 2년간 서울관구(서가협) 회장인 제가 대표회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전체 업무를 직접 추진하는 사무총장은 우리 서가협 수석 부회장이신 서울대 류판동(이시도로) 교수이신데, 엄청 바쁘신 중에도 많은 수고를 해주시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박홍 신부님이 지도해 주셨는데,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올해부터 서강대 교수이신 박병준(루이스) 신부님께서 담당사제로 우리 한가협 여러 활동에 많은 지도를 해주고 계십니다.

 

 

* 평소에 수행하는 주요 활동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한가협의 활동은 매년 사순시기가 끝날 무렵, 그러니까 3월이나 4월 초 정도 되겠지요? 대표회장이 소속된 관구의 교수협의회가 주도하여 ‘부활 맞이 사순절 대피정 및 정기총회’를 연례행사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3월 24~25일에는 광가협이 주도하여 광주 명상의 집에서 가진 바 있습니다. 대표회장의 교수협의회에서 연 1회 정도 연례행사인 대피정 및 정기총회를 개최하는 게 주요 활동이라 하겠습니다. 제가 맡으면서 분기별로 담당사제이신 박 루이스 신부님을 모시고 앞으로의 일들을 협의해 나가자고 회장단 회의를 추가해 본 정도일 뿐입니다. 전임 회장님들이 한가협을 맡으셨던 시절에는 매년 여러 차례 세미나, 학술 발표회들이 개최되었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해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더욱 열심히 해야겠네요.

 

 

* 최근에 끝난 대규모 행사나 조만간 있을 행사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가협 행사는 11월 17~18일에 안양 아론의 집 신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우리 교수들의 역할을 강조해 보고자, 이번 피정 주제는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가톨릭 지성인의 사명’이라고 했습니다. 서가협 담당사제 최준규(미카엘) 신부님께서 전체 기획에서부터 많은 도움을 주셨고, 첫날 최 신부님께서 직접 강의까지 해주셨답니다. 그다음 날에는 저도 한 강좌를 했습니다. 또 한가협에서는 내년 4월 13~14일 우이동 명상의 집에서 연례 피정 및 정기총회를 갖게 됩니다. 곧바로 성공적인 피정 준비를 위해 계획도 수립하고 준비회의도 가지려고 합니다.

 

 

* 지금까지 해 오신 활동 가운데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으신가요?

 

제가 일복이 많은 건지, 작년 11월 24일 서가협 정기총회에서 제가 불참한 상태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임되어 많이 당황했습니다. 그래도 하느님께서 주신 일이라고 여기며 약 1년간 나름대로 열심히 뛰었습니다. 맡자마자 제가 가장 궁금하게 여긴 것은 우리 한가협, 서가협이 언제 시작되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싶어 여기저기 뛰다 보니 앞에서 말씀드렸던 전임 회장님들을 일일이 찾아뵙게 되었고, 그 결과로 ‘역대 가톨릭교수회장’이라는 일목요연한 표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초대 회장님만을 못 찾았는데, 겨우 한용희 교수님이셨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기쁨과 함께 실망 또한 컸었습니다. 이미 십수 년 전에 선종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역대 회장들에게 임명장을 준 적이 없었는데, 제가 좀 떼도 썼고요. 또 최준규 지도신

부님께서 노력도 해주셨고 해서 얼마 전 문창우 주교님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는데, 아마도 주교회의에서 임명장을 처음 받은 회장으로 공식 기록일 것 같네요. 임명장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교구나 주교회의에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또 인정까지 해주셨다는 점이 앞으로 일을 맡게 되는 회장이나 간부들에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향후의 계획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간략히 언급해 주십시오.

 

교수협의회는 전적으로 교수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교구의 직장사목이라는 꼭지가 있기는 하지만, 대학마다 각자의 본당 소속인 만큼 교수들 스스로 직장에서까지 종교 활동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더구나 최근 교수들에게 연구 실적이다 학생 지도다 또 대외활동이다 등등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어, 날이 갈수록 대학 내 가톨릭교수회의 활동이 희미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경향이 서가협 또는 한가협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회장으로 선임되자마자 각 대학 대표 교수님들에게 전화하면 마치 외판원 취급받는 것 같았어요. 이메일을 보내도 회신도 없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지요. 그래도 간혹 회신해 주시는 몇몇 교수님들의 덕분에 힘내서 일하고 있답니다.

 

 

* 이 밖에 들려주시고 싶은 내용이 있으시다면…

 

문 주교님께도 건의를 드렸습니다만, 한가협이나 서가협을 위한 전용 공간이 없다 보니 활동 후의 기록들이 총무의 손에서 손으로 전달되고 있지요. 그래서 과거의 소중한 기록들이 사라져버리는 것 같습니다. 교구 등 특정 장소에 책꽂이 하나라도 마련해 주시면 하는 희망입니다.

 

[평신도, 2018년 겨울(계간 62호), 대담 · 정리 김주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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