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영성ㅣ기도ㅣ신앙

[묵상] 그리스도인의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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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심 [Maria6082] 쪽지 캡슐

1999-04-10 ㅣ No.22

연중제 25주일(9월 20일) 정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순교자 대축일

 

그리스도인의 손해

 

말씀 지혜 3, 1-9 : 로마8, 31ㄴ-39 : 루가 9, 23-26

 

묵상

  수도원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수도원으로 구걸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매번 돈

을 준다는 것이 그렇게 불합리하고 부정적으로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도 같은 사람이

몇번씩 오는데는 정말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재정담당수사님께 말씀드

렸습니다."사지 멀쩡한 사람에게 애긍하는 것은 그 사람을 더욱 의존적으로 만드는 것입니

다."에서 시작해서 "그 애증한 돈이 과연 생활비로 쓰이겠냐"는 데까지. 눈이 벌겋게 되도록

열변을 토한 저에게 수사님은 웃으시면서 한마디 하셨습니다. "바오로, 우리라도 속아주지

않으면 누가 속아 주겠니?"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기만 하면 창피함으로 몸둘바를 모르게 됩니다.

 사실 우리가 신앙을, 예수님을 선택했을 때 이미 이 세상에서는 손해보는 삶을 살기로 작

정했던 것입니다. 하느님이신 분이 사람이 되셔서 용서해주시고, 고쳐주시고, 살려주시고, 그

런데도 그들에게 죽임을 당하신, 정말 철저히 사기당하셨던 예수님, 그 분을 따르겠다고, 그

분을 닮겠다고 나선 우리 그리스도교인의 삶이 어찌 이 세상에서 손해보는 삶이 아닐 수가

있겠습니까?

 대가를 바라고 하는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라 장사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이 세상에

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세상의 논리를 따라 사는 삶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과 하게 될, 하느님 앞에서 하게 될 계산을 늘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게 거저 받은 것에 대하여 늘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세가 이 험한 세상을

사랑으로 풀어가는 해법인 것입니다. 바로 그러한 자세가 우리를 이세상의 순교자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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