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일)
(백)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교회문헌ㅣ메시지

2013년 제6회 서울대교구 생명수호주일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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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12-01 ㅣ No.519

제6회 서울대교구 생명수호주일 메시지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 교구는 2008년부터 매년 12월 첫 주를 생명수호주일로 정하고 교구의 모든 본당에서 생명수호미사를 봉헌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는 교회의 생명수호운동의 의지를 다지고 우리 교우들과 선의를 지닌 모든 국민들이 생명수호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함입니다. 

 

인간생명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진리는 매우 숭고합니다. 생명의 존엄성의 출발은 하느님이시며 마지막도 하느님께 있습니다. 인간은 현세적인 존재의 차원을 넘어 충만한 생명으로 부르심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어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생명은 초자연적인 소명을 지닌 숭고함은 물론 현세적 측면에서도 위대함과 측량할 수도 비교할 수도,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도 없는 가치를 지닙니다. 또한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의 강생과 인간을 위해 수난받으시고 십자가상에서 죽으신 그리스도의 빠스카 신비는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하느님의 사랑은 모든 사람이 지니는 비교할 수도, 대치할 수 없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가 드러냅니다. 그래서 교회는 ‘인간생명을 하느님 사랑의 절정’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에게 맡겨진 인간생명을 책임감을 가지고 보존해야 하며, 특별히 가난하고 약한 위기에 처한 인간생명을 생명의 연대성으로 돌보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삶의 자리는 온갖 생명의 위협 속에 있습니다, 생명의 주인을 모독하고 마치 인간이 생명의 주인인양 생명에 대해 마음껏 권력을 휘두르고 있으며 보호를 받아야 하고 보호를 요청하는 가장 작은 생명들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미’ 인간생명인 수정아, 배아, 태아들이며 ‘아직’ 인간생명인 지속적 식물인간상태의 사람들과 불치병을 앓고 있는 말기의 병자들입니다. 이들은 「이미 그리고 아직」 우리와 똑같은 존엄성과 가치를 지닌 고귀한 인간생명이며 그 누구도 의도적으로 함부로 훼손할 수 없으며 보호받아야 될 권리를 지닌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오늘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그들이 발을 딛고 설자리를 점점 잃고 있습니다. 

 

낙태의 합법화의 길을 열었던 모자보건법은 올해로 40년이 되었음에도 올바른 개정논의 조차 없으며 오히려 사회경제적 사유로 낙태를 허용하자는 법안이 제출되기도 하였습니다. 인간생명이 우리에게 오는 것을 의도적으로 막는 피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작년 문제가 되었던 조기낙태약(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으로의 전환 시도는 아직도 유효합니다. 또한 삶의 마지막 시기의 임종기 환자들에 대한 연명의료결정에 대한 제도화와 관련한 최근의 논의는 생명의 연대성을 거부하고 공리주의적이거나 효율성에 관심을 보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병약한 노인들과 불치병의 환자들처럼 더 큰 사랑과 보살핌을 받아야할 생명을 개인적으로나 사회적 짐으로 여기고 생명을 거부하는 죽음의 문화의 일면입니다. 

 

이렇게 생명을 위협하는 죽음의 문화에 맞서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우리 교회는 어떠한 노력도 다 할 것입니다. 

 

우리교구는 2009년부터 본당생명수호담당자 제도를 도입하였고 작년 2012년부터는 본당 생명분과로 격상시켜 활발한 생명수호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117개본당 592여명의 분과위원들과 92명의 생명교사들이 본당 내 생명 봉사자로서 활발한 생명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생명분과 위원들은 생명의 봉사자로 부르심 받은 사람들로서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생명존중을 위한 영적활동과 교육활동 및 생명존중행사가 본당차원에서 꾸준하게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신설된 생명교사제도를 통해 본당 내 작은 규모의 단체들을 위한 ‘찾아가는 생명교육’도 꾸준히 실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교구는 본당생명분과와 생명교사들이 생명존중활동을 활발히 전개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교구의 생명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본당신부님들의 관심과 협력, 그리고 생명분과를 비롯한 교우 여러분들의 열정과 노력 때문입니다. 이에 저는 교구장으로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14년도에도 우리 교구는 더욱 활발한 생명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생명존중운동의 시작은 ‘확신에 찬 기도와 생명교육’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교구는 인간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표지인 생명을 수호하기 위해 ‘생명을 위한 기도’운동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아 갈 것입니다. 또한 본당의 사목적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생명교육’과 작은 규모의 단체(레지오, 주일학교교리, 자모회교육 노인대학특강 등)를 위한 ‘찾아가는 생명교육’ 또한 꾸준히 실시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생명운동의 시작인 행복한 가정운동과 ‘자연출산조절(NFP. Natural Family Planning)’ 프로그램을 적극 보급하고 청년들을 위한 생명 교육 프로그램인 ‘성-생명-사랑의 길’을 활성화시킬 것입니다. 특별히 새로 태어나는 생명들과 그 가정을 위한 ‘마리아 요셉 프로그램’(태아축복미사 등)을 활성화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를 구체화시키기 위한 5개년계획의 첫 해를 맞이하여 생명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 우리는 “말씀”을 읽고 귀담아 듣고 마음에 새기며 삶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성모님께서는 생명을 받아들이시고 예수님을 낳으셨으며 온갖 고난에도 생명을 지켜내셨습니다.’(생명의 복음 102항) 그 분의 사랑에 찬 생명에 대한 보살핌 곧 성모님의 모성애로 인해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생명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생명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모든 인간은 사람이 되신 말씀의 신비로 말미암아 교회의 모성적 보호에 맡겨졌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필연적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에 대한 모든 위협을 그 가슴깊이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교회가 생명에 깊은 관심을 두고 위기에 처한 모든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연민으로 돌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생명의 백성으로서 “말씀에 귀 기울이고 삶으로 실천하는 생명수호활동”을 통해 생명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확산시키고 ‘약하고 자기방어능력이 없는 사람들’ 특히 배아와 태아 그리고 불치병을 앓고 있는 말기의 병자들에게 행해지는 불의와 폭력에 맞서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공헌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 모두 죽음의 문화를 넘어서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다 함께 힘을 모읍시다. 

 

2013년 12월 1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염수정 안드레아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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