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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학교 교육: 서울성심여자고등학교의 한 영혼 존중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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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12-10 ㅣ No.108

[경향 돋보기 - 가톨릭 학교 교육] 교육은 사랑이다


서울성심여자고등학교의 ‘한 영혼 존중 교육’

 

 

성심(聖心)의 첫 걸음

 

1801년 프랑스의 아미앵에서 시작한 성심학교, 1957년 전쟁과 가난으로 황폐화된 한국 땅에서 성심수녀회와 성심교육의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53년, 성심학교의 역사에서 ‘성심’은 수많은 졸업생과 재학생, 교사들에게 한 영혼 존중, 사랑, 열정, 거룩함, 온화함, 치유, 즐거움 등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성심학교가 건물 중심의 삭막한 기관보다는 따뜻한 성심의 품과 같은 공동체로서의 이미지로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사도직을 수행한 지 9년째인 저에게 새삼 소피 수녀님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깊이 다가옵니다. ‘예수 성심의 사랑’을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고자 용기 있게 선택하였던 소피 수녀님의 ‘여성교육’에 대한 특별한 사명이 지금, 여기에서도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의식하게 됩니다. 우리 성심인과 교직원들은 성심교육의 뿌리 깊은 본질 속에서 성심의 모든 것을 살아있게 하고, 꽃 피우게 하는 소피 수녀님의 말씀을 삶의 한가운데에서 기억하고, 충실히 살고자 노력합니다.

 

 

“한 영혼을 위해서라도 이 세상 끝까지 가기를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성심학교는 성심교육을 통해 학생 한 명 한 명의 인격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함께 동행하는 아름다운 학교가 되고자 합니다. 성심의 모든 것은 예수 성심의 사랑 안에서 길어 올린 신앙교육, 사회정의교육, 공동체형성교육, 학문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교육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성심학교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성심인상을 키워내고자 예수 성심의 사랑 안에서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이 함께 연대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심학교 공동체가 지닌 가르침과 배움의 기준은 “교육은 사랑이다.”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소피 수녀님의 말씀에 따라 학생 한 명 한 명을 ‘하느님의 가장 소중한 선물’로 여기며 헌신적으로 가르치는 것입니다.

 

 

성심의 뿌리를 찾아

 

소피 바라 수녀님의 교육적 소망

 

성심교육 현장 속에서 구현하고자 노력하는 소피 수녀님의 소망은 지금, 성심 공동체가 날마다 삶 속에서 수고하는 땀과 결실 속에 담겨있습니다. 이 소망은 “진리와 사랑과 자유에 눈뜨게 되고, 삶의 의미를 발견하여 남을 위하여 자신을 바치고, 사회의 변혁을 위하여 자신의 역할을 창의적으로 수행하고,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하고, 능동적인 믿음의 생활에 헌신하는 것”(성심수녀회 회헌, 11항)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성심인은 진리와 사랑과 자유에 눈뜨게 되고, 자신을 성찰하여 삶의 참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여,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웃과 더불어 사는 깨어있는 지성인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성심인

 

성심교육은 신앙을 기초로 하며 교육의 모든 활동 영역에서 그리스도교적 가치관을 생활화합니다. 성심학교의 4대 교육목표는 “교육은 사랑이요 관계이다.”라는 가치를 기초로 하여 신앙교육 안에서 너와나의 소중함을 아는 성심인, 사회정의 교육 안에서 옳음을 실천하는 성심인, 공동체형성교육 안에서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성심인, 학문 교육 안에서 배움의 기쁨을 실천하는 성심인입니다. 나아가 성심학교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성심인의 모델은 “예수 그리스도를(성심) 닮은 성심인”으로 이웃의 필요에 응답하는 현명한 인간을 키우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학교, 성심

 

‘성심’을 다녀간 사람들은 마음 깊은 곳에 공통적으로 새겨지는 ‘성심다움’이 있습니다.

 

첫째, 거룩함과 고요함 속에 살아 숨 쉬는 예수성심성당과 예수성심상입니다.

 

성심교정의 중심에 우뚝 서있는 108년의 역사를 지닌 거룩한 성당은 모든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현존’ 그 자체를 깨닫게 해줍니다. 또한 예수성심상은 매일 아침 등교하는 모든 성심인과 교직원들에게 활짝 열린 성심으로 매일 아침 반갑게 환영해 주고 새롭게 시작하는 힘찬 기운을 불어넣어 줍니다.

 

김숙희 교장 수녀님은 2009년부터 예수성심상 앞에서 성심인의 아침 등굣길을 큰 품과 환한 미소로 환영해 주는 특별한 기쁨을 나누어주십니다.

 

둘째, 다양한 꽃, 나무, 새, 맑은 공기 등…, 자연이 나눠주는 아름다운 성심동산입니다.

 

“마음이 평화로워요. 왠지 즐거워요. 공기가 맑아요. 자연과 함께 사는 것 같아요. 제가 착해진 느낌이에요. 제가 욕하는 것이 부끄러워졌어요.”

 

성심학교에 입학한 성심인들이 성심교정의 사계절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배우고 익히는 자연스러운 변화의 모습을 표현한 귀한 체험, 아름다운 언어들입니다. 듣기만 하여도 성심인들의 성장과 변화 안에서 저는 참으로 행복한 수녀 교사임을 고백합니다.

 

셋째, 성심교육의 뿌리인 ‘한 영혼 존중 정신’을 배우며, 익히고, 생활하기입니다.

 

“성심 인사가 마음을 즐겁게 해요. 선생님들이 친구 같고 참 좋아요. 수업시간이 즐거워요. 모든 선생님이 경어를 쓰시네요. 성심에서는 개인 면담이 자주 있어서, 제 고민을 충분히 말할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돼요. 와, 제가 친구들로부터 학급대표인 ‘아름다운 성심인’으로 뽑혔다는 것이 정말 감동이에요. 영원히 잊지 못할 거예요.”

 

“저는 수준별 수업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영어, 수학을 잘못해도 열등감이나 부끄러운 마음 없이 수준별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어요. 왠지 수준에 맞게 수업을 듣고, 참여하다보니 제가 수업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거든요. ‘아하! 수준별 수업의 진짜 이유는 어떤 학생도 소외됨 없이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가능한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즐거운 수업시간이 되는 것이었구나.’라고 느꼈지요.”

 

“저는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인데, 인문학교에서도 소수의 예체능 학생들을 위한 학급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배려와 존중받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성심인들의 이러한 귀한 나눔은 선생님들의 가르침과 동반하는 태도와 품성 안에서 배어나오는 소피 바라 수녀님의 한 영혼 존중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15년 이상의 영어, 수학 수준별 수업 운영과 예체능 학급 운영, 다양한 역사탐방과 생태, 갯벌, 농촌 봉사 등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주제별 현장학습, 국어과와 사회과의 통합논술 지도, 예체능 교과의 창의적인 지도를 통해 드러나는 성심교육의 다양하고 개성 있는 즐거운 학습과 예절 바르고 온화한 품성, 서로를 존중하는 배려의 마음, 자유로운 선택과 책임 있는 태도, 통합적인 배움의 기쁨, 밝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배어나는 ‘성심다움’의 인성교육을 볼 수 있습니다.

 

수도자요 교사인 저는 ‘성심다움’으로 커가는 성심인들의 변화와 성장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요 의미이며 감사함입니다.

 

넷째, 성심교육의 한결같은 역사와 힘은 명상, 종교교육, 종교행사입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매일 아침 전교생 명상, 종교교육, 종교행사, ‘마음이랑(자율적인 학급피정)’을 통해 예수 성심의 큰 품, 큰 사랑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혀갑니다.

 

곧, 사랑받는 존재로서 자신의 소중함을 기억하는 것, 침묵과 성찰 안에서 내면의 힘을 키우는 것, 생명을 지닌 모든 것(자연, 동물, 인간)을 존중하고 서로 돌보는 것, 특별히 약하고 여린 생명, 상처받은 이웃을 돌보고 사랑하기를 기쁘게 선택하는 것, 이것은 예수 성심의 사랑 안에서 이루어지는 상호 소통이요 상호 돌봄으로써, 생명교육과 평화교육으로 부르심입니다.

 

 

미래를 향한 성심

 

2010년 가을날, 성심 캠퍼스를 그분과 함께 걷습니다. 어느덧 노랗게 익기 시작하는 은행나무의 수고함이 새삼 고맙고, 느티나무의 넉넉한 고요함이 큰 품의 자비로움으로 다가오는데 해질녘 노을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아마도 제가 서있는 지금 이 자리가 그분의 성심과 함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요, 예쁘고 당당한 성심인과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사명의 기쁨 덕분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살아내는 삶의 현실은 성심 교사도 성심인으로서도 결코 쉽고 편한 길은 아닙니다. 한국의 교육현실은 젊은이들의 자살, 경쟁, 서열화, 소수를 위한 우월성 등의 비인권적인 사각지대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성심’도 한국의 사회문제, 가정문제, 교육문제로부터 결코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성심 교육자와 성심인은 예수 성심의 사랑과 소피 바라 수녀님의 한 영혼 존중 . 그 기억은 우리에게 미래를 향한 성심으로 힘차게 걷게 합니다.

 

“언제나 성심은 희망이 있습니다.

예수 성심이 우리와 함께하시기에,

성심인들 안에 살아있는 선함과 순수함을 신뢰하기에,

성심인들 안에 변화와 성장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 이미순 마리아 - 성심수녀회 수녀. 서울성심여자고등학교에서 성심인들과 함께 행복하게 생활하며, 철학과 종교를 가르치고 있다.

 

[경향잡지, 2010년 10월호, 이미순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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