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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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최양업 신부 서한에 담긴 신앙과 영성: 열한 번째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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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9-11-02 ㅣ No.735

[오늘날 교우들 보아라 - 최양업 신부 서한에 담긴 신앙과 영성] 열한 번째 서한


“기도 중에 조선 신자들을 잊지 말아 주시옵소서”

 

 

한국 최초 신학교인 배론 ‘성 요셉 신학교’를 방문한 사제와 신자들 모습.

 

 

열한 번째 서한에 대하여

 

지난해 진천 동골에서 리브와 신부에게 편지를 보낸 최양업은 이번에는 제천의 배론에서 르그레즈와 신부에게 편지를 보낸다.

 

배론에는 ‘성 요셉 신학교’가 설립돼 6명의 신학생을 받은 바 있다. 물론 이때까지 국내에서 신학생 교육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신학생 교육은 계속되고 있었지만 일정한 곳에 신학교가 세워진 것은 배론이 처음인 것이다.

 

 

배론에서, 1855년 10월 8일

 

최양업은 이 서한에서 자신에게 있어 ‘큰 기쁨’을 이야기한다.

 

“하느님께서 많은 새로운 형제들을 우리에게 보태주시어 하느님 아버지의 밭에도 풍년이 들었습니다. 저 혼자서 어른에게 세례성사를 집전한 숫자만 해도 자그마치 240명이나 됐습니다.”

 

그러나 ‘분통’ 터지는 일도 있었다. 영세자들 가운데 양반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다른 이들보다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쉽게 시들어버리는데 대한 것이다. 또 조선의 조정에는 여전히 다툼과 음모 등이 존재했다.

 

“양반 계급의 사람들은 대개가 한가로운 생활을 합니다. 아무리 먹고 살아갈 것이 없어도 차라리 굶어죽으면 죽었지, 결코 일을 해서 최소한 생계비라도 벌 생각을 안 합니다.(중략) 저들이 입교해 그리스도의 멍에를 짊어지게 되면 하느님의 법에 따라 그 전의 방탕한 생활을 버리도록 강요됩니다. 벌써 먹을 것이 없는 처지이니만큼 굶주림에 못 이겨 못된 버릇으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렇게 되면 이전보다도 더 나쁜 사람들이 됩니다.”

 

최양업은 이어 자신의 부모, 최경환(프란치스코)과 이성례(마리아)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는 이전 서한에서 부모의 순교행적과 함께 다른 순교자들과 그 밖의 주목할 만한 사건에 대해 자세히 보고하라는 명을 받은 바 있다.

 

따라서 최양업은 증인들을 찾아 증거를 수집하고 더욱 자세히 조사한 다음, 이 서한에 자신의 부모의 순교행적에 대한 글을 옮긴다. 또 다른 순교자들에 대한 것은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차후에 보고를 드릴 것도 약속한다.

 

또 새 교구장에 대한 임명 소식을 듣고 그에 대한 ‘기다림’을 서한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만주교구의 베르뇌 보좌주교가 조선교구장으로 임명된 후 최양업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배를 서해안으로 보내 상해로부터의 소식을 기다렸으나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우리는 새 주교님께서 오시기만을 초조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 주교님을 통해 신부님들에 대한 기쁜 소식을 듣게 될 것을 고대하고 있습니다.(중략)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기도 중에 저와 저의 불쌍한 조선 신자들을 잊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가톨릭신문, 2009년 11월 1일, 오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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