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토)
(백)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아버지께서는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믿었기 때문이다.

성미술ㅣ교회건축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이야기4: 독일 스테인드글라스 발전의 양축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1-27 ㅣ No.156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이야기] (4) 독일 스테인드글라스 발전의 양축 : 글라스스튜디오와 마우스불로운글라스 제작사

독일 제작사, 작가와 장인 양성에 매진


- 독일 페터스 스튜디오에서의 작업 광경. 글라스페인팅 된 유리 패널을 대형가마에서 소성하는 모습.


“우리는 어려운 프로젝트를 매우 좋아합니다!”

작가의 디자인을 최상의 수준으로 실현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독일 글라스스튜디오에서 필자가 들었던 가장 인상적인 말이다. 그들은 어려운 프로젝트를 실현함으로써 새로운 노하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까다로운 프로젝트도 늘 대환영이라고 했다. 유리에 재현해내기 쉽지 않고 때로는 불가능할 것 같은 그림을 두고 작가와 공방의 관계자들은 어떠한 방법으로 원화에 가장 가까운 스테인드글라스를 완성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끝내 방법을 찾아내어 상호간에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어내곤 한다. 물론 긴 토론과 실험, 수정작업 등 쉽지 않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이와 같은 도전정신과 탐구하는 자세가 독일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의 오늘을 있게 하지 않았을까 한다. 독일 글라스스튜디오의 명성에는 20~30년 이상의 풍부한 경력을 지닌 장인들의 실력 외에도 다양한 기법을 실현할 수 있는 최신 설비들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필자가 머물렀던 페터스 공방에는 3미터가 넘는 대형 가마 6개가 구비돼 있고, 디지털프린터, 환기시설과 안전설비가 잘 갖추어진 에어브러쉬페인팅실, 화학에칭실, 자동샌드블라스트기계, 핸드페인팅실 등이 한 자리에 마련되어 있어 빠른 시간에 복합적인 기법으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의뢰한 대형 프로젝트가 실행되고 있는 공방에서는 거의 모든 설비들이 쉴 새 없이 바쁘게 돌아하고 있었다.

독일의 글라스스튜디오는 미래를 책임지게 될 장인을 양성하는 일과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는 일에도 소홀하지 않다. 공방에는 20대 초반의 젊은 견습생들이 작업을 도우며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여 최고 마에스터의 꿈을 키우고 있다. 그밖에도 미래의 작가들인 미술학도들이 일정기간 공방에 머물며 다른 작가들의 프로젝트 진행과정을 함께 체험하고 자신의 작품을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페터스 스튜디오에서는 유리 관련 전공 학생들에게 최대 4주까지 공방에 머물며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숙소가 제공되고, 장인들 모두 영어로 소통이 가능해 영어실력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최근 한국 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스테인드글라스 전공 김지연 학생이 한 달간 페터스 스튜디오를 체험하고 돌아온 바 있다. 독일 대형 글라스스튜디오에서의 경험은 학생들에게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하고 그 가능성을 직접적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전공 학생이라면 한 번 문을 두드려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독일 글라스스튜디오에서는 뜻하지 않게 유명 작가를 만나게 되기도 한다. 책에서만 보았던 대가들의 작업과정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기회가 되면 작업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 역시 공방 체험의 또 다른 재미이다. 그곳에서 유명 작가가 아니라 주눅이 들 필요는 없다. 대형 프로젝트가 실행되고 있는 스튜디오 다른 한편에서는 작은 프로젝트를 가지고 찾아온 젊은 작가들도 있어 서로에게 필요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고 마음이 맞으면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면서도 이처럼 예술가들을 세심히 배려하고 작가와 장인 양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 독일의 글라스스튜디오는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발전을 이끄는 힘이 되고 있다.

※ 참고 사이트
www.mayer-of-munich.com(프란츠마이어 스튜디오)
www.derix.com(데릭스 스튜디오)
www.peters-studios.com(페터스 스튜디오)

[가톨릭신문, 2013년 1월 27일, 정수경(카타리나 · 인천가톨릭대학교 강의교수)]


2,679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