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일)
(백)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교회문헌ㅣ메시지

2012년 해외원조주일 주교회의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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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1-04 ㅣ No.442

2012년 해외원조주일 담화문


함께 사랑의 외연을 넓힙시다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형제자매 여러분!

 

한국 천주교회가 6·25 전쟁 이후 외국 교회로부터 받은 도움에 보답하고자, 어려운 처지에서 고달프게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을 위해 해외 원조 사업을 시행한 지 올해로 20년을 맞이합니다. 지난 20년 동안 국경과 인종, 종교와 이념을 넘어서서 아낌없이 사랑을 나누어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1. 세계의 빈곤 현황

 

세계 인구 가운데 약 10억 명 이상이, 생계비가 하루 1달러 미만인 절대적인 빈곤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7명 중 한 명이 굶주리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매년 1,090만 명의 어린이가 빈곤으로 죽어 가고 있습니다(‘세계식량계획[WFP] 자료’ 참조). 이런 빈곤과 그 결과인 죽음은 특별히 5세 미만의 어린이, 임산부, 노인 등 취약 계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특히 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또한 무분별한 자원 남용과 환경 파괴, 동식물의 멸종, 오염 등은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재난의 모습(지진, 쓰나미, 대홍수, 태풍 등)으로 앙갚음합니다.

 

 

2. 동아프리카 식량 위기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지역은 60년 만의 대가뭄으로 최악의 식량 위기 상황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나드는 85만 명의 난민을 포함하여 식량 위기로 구호가 절실한 인구는 케냐,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지부티 등 4개국에 걸쳐 1,330만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국제 연합(UN)은 지난 7월 20일에 이 지역을, 식량과 식수 부족으로 영양실조율이 30%에 달하는 기근(Famine) 상황이라고 선포하였습니다.

 

 

3. 식량 위기의 원인 

 

사람들은 종종 기후 변화 때문에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지 못하고, 인구가 날로 증가하기 때문에 굶주림이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식량 생산량은 지난 4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되었고, 이는 인구 증가율을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따라서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먹고도 남는 식량이 생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굶주림은 식량 부족이 아니라 공정하게 식량을 나누지 못하는 데 그 원인이 있습니다. 결국 현재 식량 위기는 분배의 문제 곧 정의의 문제입니다. 적절한 분배의 통로가 심하게 왜곡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식량을 무기화하기 때문입니다. 식량은 독점의 대상이 아니라 나눔의 대상임을 외면하기 때문입니다.

 

 

4. 남거나 모자라지 않는 세상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지난 7월 17일 삼종 기도 담화와 10월 5일 일반 알현에서 하신 연설을 통하여 “아프리카 지역에서 부족한 물과 식량, 질병으로 날마다 죽어 가며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이웃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구체적인 도움을 보내 주기를” 우리 모두에게 당부하셨습니다. 이에, 전 세계 가톨릭 자선 단체들은 식량 지원, 의료 지원 등 긴급 원조 계획과 수원 개발 계획, 농업 개발과 기술 향상에 대한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동참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카리타스는 동아프리카 기근에 대응하여 케냐,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지역에 미화 400,000달러(한화 469,400,548원)를 지원하였고, 현재 웹사이트를 통해 특별 모금을 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형제자매 여러분!

 

굶주림과 배고픔보다 더 큰 비애가 달리 있겠습니까? 오늘도 굶주림에 시달리는 우리의 이웃은, 어디에선가 우리가 배불리 먹고 버린 쓰레기를 뒤지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조그마한 행복마저도 어쩌면 굶주리고 배고픔에 시달리는 우리 이웃이 희생한 대가일지도 모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마음에, 나의 것을 나눌 줄 아는 신비로운 힘을 불어넣으셨습니다. 우리는 내 안에 감추어져 있는 이 신비로운 힘을 깨닫고, 사랑을 실천하는 일에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기아로 죽어 가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고 한 교부들의 말씀을 상기하여, 각자의 능력대로 자기 재화를 참으로 나누어 주고, 특히 개인이나 민족이 스스로 돕고 발전할 수 있도록 원조하여야 한다.”(사목 헌장 69항)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35-40)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우리의 나눔을 기다리는 모든 이웃을 위해 ‘모자라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사랑의 외연을 넓히는 일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청합니다.

 

지난 20년 동안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헌금이나 후원금으로 또는 마음으로 정성을 나누어 주시어, 해외 원조 주일의 참의미를 몸소 실천해 주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하느님께서 크신 복으로 여러분을 충만하게 채워 주실 것을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2012년 1월 29일 해외 원조 주일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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