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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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우리 곁의 보물: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성당의 구세사를 담은 유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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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7-28 ㅣ No.553

[우리 곁의 보물]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성당의 ‘구세사를 담은 유리화’

 

 

교회 미술에서 유리화는 오래전부터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딕 시대부터 교회 건축에 즐겨 사용되었으며, 성당의 빛을 적절히 조절하며 신비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유리화가 많이 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970년대부터 많은 성당과 교회 기관에 유리화가 장식되었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의 성당에서는 최영심(빅토리아, 1946~)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대신학교 성당은 사제가 되려는 신학생들이 하루를 시작하고 마치며 자신을 가다듬는 곳입니다. 신학교에서는 성당의 분위기를 좀 더 거룩하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작가에게 작품을 의뢰하여 1997년에 유리화를 완성하였습니다.

 

성당의 남쪽 벽에는 커다란 유리창이 세 개가 있는데, 작가는 각 창문을 여덟 구역으로 나누어 제작했습니다. 교회에서 숫자 8은 새로운 주간이 시작되는 새날을 뜻합니다. 입구 창에는 ‘예수의 탄생 예고’, ‘가나의 혼인 잔치’가 있습니다. 중앙 창에는 ‘불타는 떨기와 모세’, ‘노아’와 ‘요나’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제단 가까운 창에서는 ‘체포되신 예수님’과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 ‘엠마오의 제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세 개의 문을 총 24구역으로 나누었고 그 안에 성경의 주제를 표현하였습니다. 작가는 오래된 성당이 재건축될 것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신학교의 교정 건물들이 새로 지어졌지만, 성당은 그대로인데 후일에는 다시 건립되리라고 생각했지요. 그때를 대비해서 유리화가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작은 구역으로 나누어 제작했어요.”

 

오스트리아에 머물며 활동 중인 최영심 작가는 유리화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친근하면서도 서정적인 느낌을 전해주었습니다.

 

“성당은 누가 들어서든 따뜻이 감싸 안아 주는 방이 되어야겠지요. 제 유리화가 이런 방을 꾸미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유리화를 통과한 빛은 성당의 벽과 바닥을 물들이고 안에서 기도하는 사람과 그의 마음도 위로해줍니다.

 

대신학교 성당에서 아름다운 유리화를 바라보며 신학생들은 하느님과 신앙의 세계가 참으로 가까이 있음을 느낄 것입니다. 장차 사제가 되어 한평생 선포해야 할 하느님의 나라는 세상과 동떨어진 곳이 아니라 이곳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유리화를 통해 들어오는 신비로운 빛을 보며 깨달을 것입니다.

 

▣ 최영심 작가의 유리화는 우리 서울대교구의 대치2동 · 문정2동 · 방화3동 · 방학동 · 신천동 · 수서동 · 신대방동 · 압구정 · 한남동성당에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지방 교구의 여러 성당과 수녀원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2018년 7월 29일 연중 제17주일 서울주보 5면,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서울대교구 주교좌 성당 유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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