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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한국 신흥종교의 이해: 한국 신흥종교의 현황과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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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1-06 ㅣ No.876

[한국 신흥종교의 이해] 한국 신흥종교의 현황과 동향

 

 

‘신흥종교’란 새로이 등장한 종교를 말한다. 학자들은 ‘신흥종교’보다는 ‘신종교’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서학’(西學)이라고 불리던 천주교에 대응하기 위해 1860년에 동학(東學)이 등장한 이후, 수많은 신흥종교들이 발생하여왔다. 신흥종교의 확산과 그에 따른 사회적 논란에 주목하여,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를 ‘신흥종교의 왕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신흥종교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신흥종교들 가운데는 명칭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있고, 명칭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기성종교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세계평화통일가정협회(통일교), 워치타워성서책자협회(여호와의 증인), 국제도덕협회(일관도), 우주신령학회, 전국정신회 등과 같이 명칭만으로는 시민사회단체나 학술단체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신흥종교는 자주 명칭을 바꾼다. 통일교는 그동안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 → 세계평화통일가정협회 → 통일교 → 세계평화통일가정협회로 명칭을 바꾸어왔고, 전도관도 한국예수교전도관부흥협회 → 한국천부교로, 정심회는 천존의 집 → 천존회 → 정심회로, 선교는 불광도원 → 선불교 → 선교로, 대한일주평화국은 세계일가공회 → 세계일주평화국 → 우주일주평화국 → 대한일주평화국으로 바꾸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실태 파악에 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신흥종교들 가운데는 세상으로부터 도피하여 깊은 산속에 은거하거나, 대도시를 중심으로 비밀리에 전파되는 밀교(密敎)의 모습을 지닌 경우도 있다. 또한 교주 1인으로 종단을 자칭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따라서 신흥종교의 수효를 정확히 파악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신흥종교는 역사가 짧은 종교

 

기성종교와는 달리 신흥종교는 역사가 짧은 종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리나 의례나 조직체계는 기성종교보다 불안정하다. 교주가 사망하게 되면 내부 갈등이 일어나 분파되거나 사라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증산교는 현재 70개가 넘게 분파되었고, 그 가운데 하나인 대순진리회도 1995년에 설립자가 사망한 이후 분열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일제강점기에 6백만 신도를 호칭하였던 보천교는 이제는 그 형태를 찾기 어렵게 되었고, 6.25전쟁 직후 많은 신도를 거느리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전도관도 현재는 크게 위축되어 있다.

 

그동안 여러 연구자들과 행정기관에서 조사한 내용들을 종합하면, 1인 종단을 제외할 경우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신흥종교는 약 6백 개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절반 정도는 이미 소멸된 것으로 파악되어, 현재는 약 3백 개 정도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신흥종교들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째는 기성종교에서 갈라져 나온 종파들이다. 통일교 · 전도관 · 신천지(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 · 하나님의 교회(하나님의 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와 같은 그리스도계, 법화종 · 미륵종 · 법상종 · 용화종 등과 같은 불교계, 그리고 갱정유도 · 신명유도 등과 같은 유교계 종단들이 이에 속한다.

 

둘째는 우리나라의 전통 종교사상과 민간신앙을 수렴하고자 하는 종단들이다. 여기에는 동학계 · 정역계 · 증산계 · 단군계 · 무속계 · 선도계 · 물법계 · 각세도계 종단들이 해당된다. 이들은 흔히 ‘민족종교’라고 불린다.

 

셋째는 외국에서 들어온 외래 신흥종교들이다. 여호와의 증인 · 제칠일 안식일 예수재림교회(안식교) · 예수그리스도 후기 성도교회(몰몬교) 등과 같은 미국계, SGI한국불교회(창가학회) · 대한천리교 · 한국일련정종총본부 등과 같은 일본계, 국제도덕협회 · 파륜궁 ·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동방번개) 등과 같은 중국계, 한국바하이 · 전국정신회와 같은 중동계가 이에 속한다.

 

그동안 신흥종교들은 충청남도 계룡산이나 전라북도 모악산과 같은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경향을 나타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부분의 신흥종교들이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흥종교의 규모나 활동은 저마다 다르다. 대다수의 신흥종교들은 적은 신자로 명맥을 유지한다. 그러나 비교적 역사가 오래된 신흥종교들 가운데는 체계화된 교리와 조직체계를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나가는 종단들도 있다.

 

통일교는 현재 190여 개국에서 종교는 물론 정치 · 경제 · 문화·예술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고, 원불교 역시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한 대순진리회도 중국을 비롯하여 외국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대부분의 신흥종교는 기성종교 비판하면서 등장

 

신흥종교라고 하여 모두가 사회에 해를 끼치는 사교(邪敎)나 사이비종교는 아니다. 이들 가운데는 민족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는 종교들도 적지 않다.

 

천도교는 일제강점기에 3.1만세운동을 주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민족사에 기여하였고, 대종교는 만주지역을 중심으로 항일무장투쟁을 주도하면서 독립운동사에 기념비적 업적을 이루었다.

 

또한 원불교는 생활개선활동과 교육사업 그리고 복지활동을, 갱정유도는 전통문화 계승과 도덕성 회복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해오고 있다.

 

1985년 민족계열의 33개 신흥종교들은 “겨레얼을 밝히고 민족정기를 진작하며 인류평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모아 ‘한국민족종교협의회’를 결성하였다. 이 단체는 정부로부터 사단법인체를 인가받았으며, 불교 · 성균관 · 천주교 · 개신교 · 천도교 · 원불교와 함께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와 ‘한국종교인평화회의’의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부분의 신흥종교는 기성종교를 비판하면서 등장한다. 또한 기성종교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포교 활동을 전개한다. 이런 까닭에, 기성종교의 입장에서는 신흥종교의 발생과 확산은 하나의 도전이 된다.

 

특히 그리스도계 이단종파들은 가톨릭교회를 ‘대탕녀(大蕩女)’, ‘마귀교회’, ‘이단 중의 이단’ 등으로 부르거나 ‘타락한 종교’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그러한 비판을 통해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경향을 강하게 나타낸다.

 

최근, 가톨릭 신자들을 향한 이단 종파들의 전도활동은 더욱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신자들 가운데는 신흥종교로 인해 신앙생활에 혼란을 겪거나 가정불화가 발생하거나 심지어는 가정이 깨지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이웃종교들을 존중하면서 그들과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단종파들의 발생과 확산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한다.

 

교황청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주교회의에서는 오래 전부터 “통일교는 그리스도교가 아니니,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은 선의의 이유라고 하더라도 통일교가 주관하거나 후원하는 단체에는 일절 참여하지 말라”는 훈령들을 발표하였고,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신천지에 대해서도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와 여러 교구에서는 신자들에게 주의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표하였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1월호, 노길명 요한 세례자(고려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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