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목)
(백)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그리스도인다운 생활과 사랑의 덕(사랑의 삼각형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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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9-14 ㅣ No.473

[레지오와 마음읽기] 그리스도인다운 생활과 사랑의 덕(사랑의 삼각형 이론)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을까? 유효기간이 있다면 결국 사랑도 식을 수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뇌 과학자들에 의하면 사랑에 빠지면 도파민의 분비가 많아지고 이 도파민에 의해 행복감이 증대되어 상대의 단점은 보이지 않고 장점만 보이게 된다고 한다. 이를 ‘핑크 렌즈 효과’라고 한다. 하지만 만난 지 900일쯤 되면, 신기하게도 이성적 판단을 맡은 영역으로 뇌의 활성화 부위가 옮겨지게 되면서 핑크렌즈가 벗겨지게 된다고 한다. 그러니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고 그 기간은 삼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랑에 종류도 있을까? 종류가 있다면 사랑도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 될 것이고 결국 나의 의지에 따라 사랑은 그 색을 달리 할 수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는 사랑의 구성요소에 따라 사랑은 그 색을 달리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사랑에는 친밀감, 열정, 헌신이라는 세 요소가 있으며, 이 세 요소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사랑의 형태가 나온다는 것으로 이를 ‘사랑의 삼각형 이론’이라고 한다.

 

사랑의 구성요소 중 먼저 친밀감은 서로 가깝다고 느끼는 것으로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의지가 되며 나를 잘 이해한다고 느끼는 감정이다. 이 친밀감은 대체로 서서히 시간을 두고 형성이 되며 사라질 때도 서서히 사라지는 특성이 있다.

 

두 번째 요소인 열정은 말 그대로 생리적으로 흥분하고 들뜨게 만드는 감정으로, 상대에게 매력을 느껴, 보고 싶게 하는 감정이다. 이는 친밀감과 달리 급격하게 생겼다가 빨리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세 번째 요소인 헌신은 사랑의 관계를 지속하여 헌신하겠다는 약속의 일종으로 책임감을 동반하며, 갈등이 생긴다 해도 관계유지를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 사랑에 친밀감만 있는 경우는 따스함을 느끼는 관계 정도라 할 수 있고, 열정만 있는 경우라면 홀린 느낌의 도취적 사랑에 빠진 것으로 이런 경우는 상대를 이상화하기 쉽다. 반면에 헌신만 있는 경우는 서로간의 감정적인 몰입이나 열정이 없어 공허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스턴버그 박사는 이 세 요소가 모두 균형 있게 발달한 것이 성숙한 사랑이라고 하였다.

 

 

친밀감, 열정, 헌신, 세 요소가 균형을 이룰 때 성숙한 사랑

 

S자매는 대학 동아리에서 첫눈에 반한 남성과 열애 끝에 결혼하였지만 결혼 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아이 양육에 대한 책임과 생각지도 않았던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이 힘들었던 것이다. 자연히 남편과 다툼이 잦아졌고 이혼까지 꿈꾸게 되었지만 천주교 신자는 이혼하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겨우 참아내고 있었다.

 

그러다 그 고민을 레지오 선배단원들에게 이야기하였고 선배단원들은 기도로 함께 하면서 대화를 통해 생활 속의 갈등해결에도 도움을 주었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맞벌이 한다는 핑계로 남편에 대한 헌신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에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였다. 그 결과 지금은 둘 다 열심한 레지오 단원으로 모범적인 부부가 되었다.

 

이는 사랑의 세 요소가 균형을 이루기 시작하면서 좀 더 성숙한 사랑이 가능해졌던 경우이다. 이처럼 사랑의 삼각형 이론은 연인뿐만 아니라 친구나 배우자 등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사랑의 균형 상태를 확인하고 행동을 수정해 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교본에 “레지오 단원은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과 반드시 친밀한 우정의 관계를 이루어야 한다.”(443쪽)며 친밀감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있고 실제로 Pr. 친목회나 연차 총 친목회는 이런 친밀감을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간부들이 처음에 지녔던 열정을 항상 유지하도록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간부를 교체하는 것이다.”(교본 136쪽)라며 간부 임기를 제한하는 것 또한 열정이 레지오 안에 유지되기 위한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헌신적으로 열심히 활동하도록 이끌려면 많은 인내심과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하다.”(교본 441쪽)는 것으로 지속적인 헌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활동대상자나 동료 단원에게도 사랑의 세 요소 필요해

 

실제로 레지오 활동대상자와 단원들에게도 사랑의 세 가지 요소가 다 필요하다. 활동대상자의 경우는 친밀감을 위하여 주기적으로 자주 만나고 연락하는 것을 넘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열정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나를 함께 있고 싶은 사람으로 여길 수 있도록 대화방식이나 옷매무새, 예의 바른 행동 등에 신경을 써야한다. 뿐만 아니라 헌신의 요소인 실제적인 도움들, 예를 들어 아이를 봐주거나 심부름을 해주는 등의 행위들도 필요하다. 이렇게 사랑의 세 요소가 골고루 실행되는 균형 잡힌 사랑은 “감화의 비결은 사랑이다”(교본 443)라는 말처럼 좋은 활동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런 행위들은 단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행해져야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는 것 자체가 친밀감을 돈독히 할 수 있는 장치이지만, 항상 주회 시간에 딱 맞추어 와서 주회하고 바로 가다보면 친밀감도 쌓기 어렵다. 그럴 땐 친밀감을 쌓기 위해 별도의 친교 자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단원들에게는 더욱 말조심해야 한다. 말로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면 매주 만나는 자리가 아주 불편해져 탈단 지경까지 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헌신의 한 형태로 생활 속의 지혜를 나누거나, 서로 도움을 주는 행위들은 하느님 안에서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주게 된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레지오 단원에게 이런 성숙된 사랑은 성모님과의 관계에서도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즉 성모님을 그리워하며 뵙고 싶어 하는 열정을 지니고 꾸준한 기도로 친밀감을 쌓아야 하고 나아가 성모님에 대한 헌신의 형태로 이웃에 대한 봉사가 필요하다.

 

특히 레지오 단원들에게 헌신은 다양한 활동뿐만 아니라 임무에 대한 순명의 정신으로도 드러나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모님께 대한 우리의 봉사는 ?중략- 성모님께 대한 초자연적인 정신의 깊이와 열성도에 따라 평가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말은 우리에게 맡겨진 임무가 아무리 미천하고 드러나지 않는 것이라 하더라도 순명으로 헌신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마리아회 편찬: 성모학소론, 교본 111쪽)라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든 그리스도 신자들은 그 누구라도, 신분과 계급에 관계없이, 그리스도인다운 생활과 사랑의 덕을 완성시키도록 불림을 받았으며 …… 성덕을 추구하고 각자 자신의 삶을 완전하게 이끌어야 할 의무를 지닌다.”(교의헌장 41, 42)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6년 9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한국독서치료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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