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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사목] 고령화사회, 노인사목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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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2-23 ㅣ No.911

고령화사회, 노인사목 방향은


‘단체’ 중심 벗어나 교구 사목 영역으로 자리잡아야



우리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 이를 능가하는 교회의 고령화에 따라 노인사목에 대한 대처가 점점 더 시급해지고 있다. 이전에 비해서는 사목적 관심과 배려가 늘었지만 여전히 노인사목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이미 모든 이가 공감하고 있는 사회와 교회의 고령화 현상을 짚어보고, 노인사목의 전망과 시급성을 점검해본다.


한국사회의 급속한 고령화

통계청이 2011년 12월 현재로 집계한 ‘장래인구추계’에 의하면 2015년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3.1%로 10년 전인 2005년보다 약 200만 명 증가한 662만 4000명이었다. 이미 한국 사회는 지난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2%를 차지해 고령화 사회에 도달했다.

2018년에는 14%를 넘어 고령 사회에, 2026년에는 20%가 넘어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2060년에는 무려 40%대까지 늘어나 그야말로 1대 1 부양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사회의 고령화 속도는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연구원이 지난 2014년에 OECD 34개 회원국의 인구구조를 비교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모든 회원국들 중에서 가장 빠른 증가속도를 보였다.

이 같은 고령화는 다양한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고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사회적 부담을 가져오게 된다.

우선 급속한 고령화는 노인 부양 부담을 증가시킨다. 또 노인부양비와 노동력의 고령화는 거의 동시에 진행된다. 1990년 노년 부양비는 7.4%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20.0%, 2050년에는 무려 71.0%까지 치솟아, 같은 해에는 생산 활동 인구 1.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정도로 경제적인 부담을 안게 된다. 고령화는 노인인구 부양의 사회적 부담뿐만 아니라, 노동력 구조에도 급속한 변화를 가져온다. 곧 생산 활동을 하는 인구가 급속도로 감소하고 평균 근로 연령이 상승하면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노동생산성이 빠르게 낮아짐으로써 경제성장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의 고령화

그러면 급속한 고령화를 겪고 있는 한국 사회 안에서, 한국교회의 현황은 어떠한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2014년 말 현재 60세 이상 어르신 신자는 128만1226명으로 23.03%에 이른다. 한국 사회의 60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17.7%를 차지한다. 따라서 교회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이 한국 사회 전체보다 5.33%가 높다.

전년도인 2013년에는 교회 어르신 신자가 22.2%, 한국 사회의 어르신 신자가 17.1%로 4.3%의 차이를 보였던 것보다 무려 1% 가량의 차이가 더 벌어진 것이다. 그만큼 교회의 고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시기별로 추이를 보면, 1995년 전체 신자 중 10.8%에 그쳤으나 2010년에는 19.2%로 높아졌고, 가장 최근의 통계인 2014년에는 23%를 넘어선 것이다.

연령대별 신자 증감 추이를 보면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울대교구 노인사목부가 지난 2012년 마련한 ‘노인사목의 현황과 비전 모색’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분석에 의하면,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 동안 만 9세 이하는 41.3%가 감소했고, 10대는 15.6%, 20대 역시 4.6%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0대 중년부터 신자 수가 증가하기 시작해 40대가 20%를 기록했고, 50대는 무려 125.2%, 60대 77.2%, 그리고 70대 이상도 127.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높은 연령대에서는 신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반면 유아와 아동, 청소년층은 크게 감소함으로써 교회의 고령화는 일반 사회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와 정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2014년 말 현재 19세 이하 청소년 수는 62만5949명으로 전체 신자의 11.25%를 차지한다. 전년도인 2013년 11.90%(64만9060명)로 0.65%가 더 떨어진 추세다. 이처럼 어린이와 청소년 인구는 급격하게 줄고 40대 이상 중년과 노년 인구는 급속한 증가 추세를 보임으로써, 결국 한국교회의 고령화는 사회적 고령화 현상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


노인사목 현황과 과제

고령화에 따른 사목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점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교회 안에서 줄곧 논의돼 왔다. 한국교회에서는 처음으로 서울대교구에 노인사목부가 설치된 2005년만 해도 노인사목에 대한 인식 부족 문제가 심각하게 지적됐다. 하지만 이후 사회적으로 고령화 문제가 광범위하게 제기되면서 점진적으로 노인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의가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대구대교구, 대전교구, 부산교구, 수원교구, 인천교구, 전주교구 등 적지 않은 교구에서 노인사목부를 설치하거나 담당 신부와 부서, 또는 기구를 적극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교구별로 노인대학연합회 등을 통해 정보 교류와 효과적인 노인 사목 활동을 위한 지원과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설립 10주년을 지낸 서울대교구 노인사목부는 노인대학연합회, 서울 시니어 아카데미 등의 기구들을 중심으로 단순한 교리교육이나 취미, 또는 여가활동을 넘어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기존에 노인사목이 사실 노인대학이라는 형식과 형태로만 이뤄져 ‘경로당’식 운영이었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불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노인사목이 시작된 초창기에 비해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당면 과제는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는 노인대학 형식의, 단체 중심의 노인사목의 틀에서 벗어나 교구와 전국 교회 전체 차원의 폭넓은 관심과 지원이 확보돼야 한다는 점이다.

청소년 및 청년 사목의 경우에는 모든 교구에 관련 부서가 설치돼 있고, 전담 인력과 재원 역시 노인사목 분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확보돼 있다. 이에 비해 노인사목부가 아직 설치되지 않는 교구도 적지 않다. 앞서 본 바와 마찬가지로, 향후 인구 구성, 신자 구성에서 청소년 청년의 비율보다도 오히려 노년층의 구성 비율이 확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목적 투자에 좀 더 과감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이뤄지는 노인사목이 대부분 노인대학의 틀 안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 노인대학 운영이나 관련 프로그램들을 연령별, 계층별로 좀 더 다양하게 계발, 구성할 필요 역시 강조된다. 특히 비교적 프로그램이 풍부하고 운영 환경이 양호한 도시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의 농촌과 시골 지역 노인 신자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요구된다.

노인사목을 교구 차원의 사목 영역으로 확대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 노인사목부를 ‘국’ 차원으로 승격하는 문제가 일선 사목자와 관계자들에 의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단체 중심에서 벗어나 교구 전체의 사목 영역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전 교구 차원의 대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인사목에 있어서, 노년기 신자들을 사목의 일방적인 대상자로만 여기지 않고 사목활동의 주체이자 적극적 참여자로 여기는 자세도 절실하게 요구된다. 이는 이미 노인사목을 언급한 교회의 여러 지침들에서도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는 것으로서, 교회는 노인들이 스스로 각종 사도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해야 하며, 스스로가 다른 노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복음을 선포하고, 함께 사도직 활동을 수행하도록 격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톨릭신문, 2016년 2월 21일,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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