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전례ㅣ교회음악

성가 [고요한 밤] 가사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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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정 [patritius] 쪽지 캡슐

2001-12-16 ㅣ No.525

깐타떼 도미노!

 

성탄시기에 세계적으로 애창되는 성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탄생 동기는 잘 알려져 있다. 1818년 12월 18일,  오스트리아의 시골 성당에서 요셉 몰 신부가 작시한 가사를 오르가니스트 구루버가 (오르간이 고장나서 발을 동동 구르다가 부득이) 기타로 작곡하여 부르기 시작한 노래이리라!

 

(통일)가톨릭 성가집 99번에 있는 가사를 보면,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만상이 잠들 때

홀로 양친은 깨어있고

평화 주시러 오신 아기

평안히 자고있네  평안히 자고 있네. 이다.

 

그런데 예전 정선 가톨릭 성가집(1957년 발행이후 1985년 까지 통용)에서는 셋째단 가사가

"평화 주시러 오신 아기"가 아니고 "귀연 금발의 천상아기" 로 되어 있었다. 지금도 이렇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개신교찬송가와 성공회찬송가는 좀 달라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주의 부모 앉아서

감사기도 드릴 때

아기 잘도 잔다, 아기 잘도 잔다.  로 되어있다.

 

이렇게 부르든 저렇게 부르든 큰 뜻은 원문과 거의 같으므로 뭐라고 싶지는 않다.

다만 가사가 통일되지 아니하므로 생기는 혼란과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호소하는 것이다.

 

몇 년 전, 아내와 신자그룹을 이루어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간 적이 있다.

요즘은 테러로 평화와는 거리가 먼 예루살렘에서 좀 떨어진 베들레헴에 가면 예수님이 탄생하신 위치에 성당이 있다. 바로 요지는 그리스 정교회가 차지하고 있는데 비좁은 지하통로로 내려가면 구유가 있었다는 자리가 있다. 교포 안내원의 설명을 듣고 40 여 한국 순례자(모두 가톨릭 신자)들이 조배하며 "고요한 밤" 성가를 부르기로 하였다. 갑자기 성가책을 준비하지 못한지라 평소에 외운 상태로 제창을 했다. 주위에는 외국 순례자들도 많았다.

 

필자와 몇 몇 신자는 당연히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만상이 잠들 때..."하는 데 대부분의 신자들은 어릴 때 기억만으로 개신교 가사로 부르는 것이 아닌가?

 

요즘 노래방 영향으로 가사를 기억하려 하지 않는 풍조가 있어서인지 모두 "어둠에 묻힌 밤...주의 부모 앉아서..."하는데 몇 명이 "만상이 잠든 때..." 하고 해 봐야 불일치만 드러내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어떤이는 입을 다물고 나는 개신교 가사로 따라 부르던 씁쓸했던 기억이 있다. 같은 노래라면 같은 가사로 통일된다면 참 좋을 텐데....아뭏튼 그레샴의 법칙은 여기서도 위력을 과시했다.

 

 

어제 어떤 가톨릭모임에 참석했는데 주최측에서 편의를 위하여 함께 부를 성가 가사를 몇 개 인쇄한 것을 보니 고요한 밤 가사가 개신교 가사였다. 성가 선곡만 중요한 게 아니라 올 바른 가사로, 가톨릭 공식 가사로 적어 놓고 제창을 했으면 참 좋을뻔 했다. 비신자인 일반 국민들은 모두 개신교 가사에 익숙해 있는 것이 사실인데 우리 모임에서 조차 공인된 가사를 부르지 않는 다면 가사 혼란으로 안부르니만 못한 찬미가 될까 걱정이 된다.

 

이래 저래 김빠뜨리시오는 남들이 안하는 전례성가 걱정으로 흰 머리카락이 늘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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