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강론자료

연중 26 주간 금요일-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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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3-10-01 ㅣ No.504

연중 26 주간 금요일 - 홀수 해

 

        바룩 예언서 1,15-22     루가  10,13-16           

    2003. 10. 3.

 

사람이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습니다.  과거를 돌이켜야 한다는 말에 느끼는 첫 번째 감정은 그다지 상쾌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평상시에 듣는 말 중에 대부분은 과거의 행동 가운데서 고쳐야할 것들을 돌아봐야 한다는 말로 쓰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굳이 그런 강조의 표현이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많은 경우는 불편한 자세로 돌아보기 쉽습니다.  사람은 기억의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돌이키는 일이 그다지 상쾌한 감정을 갖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자신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개구리도 멀리 뛰기 위해서는 잔뜩 움츠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개구리가 사람들처럼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과 개구리는 분명 다릅니다.  세상을 사는 목숨의 길이부터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그 단순한 사실을 무시하는 경우를 우리는 ‘만물의 영장’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에게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바룩 예언서는 과거의 삶을 돌아보는 아픈 기억을 전하고 있습니다.  내가 신앙인이 된 이후로 과연 하느님의 뜻을 어떻게 대하고 실천해왔는지는 개인이 잘 압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떳떳하게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도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는지는 개인이 가장 잘 아는 것입니다.  그렇게 겉과 속이 다를지도 모르는 마음이 따로따로 가도록 오랫동안 방치했던 코라진과 베싸이다 그리고 가파르나움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아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내가 삶을 돌이키는 내용을 글로 적었을 때, 오늘 독서에 나온 것처럼 비참한 모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삶을 얼마나 성실하게 대하려고 노력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나는 하느님을 멀리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하느님의 모상을 간직하는 내 이웃 사람들을 홀대하지도 않았으며, 하느님이 아닌 다른 잡신들을 섬기지도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좀 더 떳떳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복잡하게 변할수록 그런 자신감이 설 자리는 자꾸만 줄어듭니다.

 

내 삶에 대한 협박이나 위협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경고의 소리를 들을 때 한번이라도 내 삶을 올바로 돌이킬 수 있다면 그 때 내 삶은 참된 길로 간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소리가 내 삶에 경고로 들려오지 않는 삶이라면 행복에 더 가까이 다가선 사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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