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7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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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ㅣ성극

순교자 현양의 밤: 거룩한 순교 마당극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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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20 ㅣ No.9

신유박해 순교 200주년 기념 마당극 - 순교자 현양의 밤(2001. 9. 1. 포이동 성당)

 

제목 : 거룩한 순교

 

 

해설자 : 지금부터 신유박해 순교 200주년 기념 마당극 "거룩한 순교"의 막을 올리겠습니다. (징을 울린다)

 

해설자 : 우리나라는 세계교회사에서 유일하게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복음을 받아들여 지금으로부터 217년 전인 1784년 처음으로 교회가 창설되었다. 교회가 창설된지 17년만인 1801년에 천주교 신앙은 일대 박해에 직면했다. 오늘에 이르러 우리는 신유박해 20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의 200년사(史)는 선혈로 점철되어 있는 박해의 역사이다. 1784년 이승훈의 영세입교로 시작해서 1886년 한 · 불 조약의 체결로 선교활동의 자유가 보장되기 까지 100여년간의 수난시대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 후 오늘날까지도 알게 모르게 한국민족과 함께 고난의 역사를 거듭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1801년의 신유박해에 이어 1839년 기해박해와 1866년의 병인박해등 크고 작은 박해를 받는 동안 우리의 신앙 선조들은 신앙을 자유로이 지키기 위해 사람이 살지않는 태백산맥, 소백산맥등 심산유곡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했다. 그리하여 배론, 배티, 문경, 풍수원 등의 신앙촌 형성이 충청, 경상, 강원도로 파급되어 갔다. 이들은 화전을 일구며 숯을 굽고 옹기를 제작, 판매하여 생계를 꾸리고 신자들끼리 서로 연락을 취하며 자신들의 신앙을 지켜나갔다.

 

 

[문경 주흘산 골짜기 옹기마을]

 

해설자 : 박해가 한창 심하던 어느해 초가을 9월 초하루 날 이른아침 문경새재 주흘산 깊은 산골짜기 옹기마을에 신자들이 모여 기도하고 있다.

 

전신자들 다 함께 : (사도신경) (주모경) (영광송).

 

회장 : 바오로 형제, 오늘이 충주 장날인데 최양업 신부님께서 충주 장에 오시어 새로 번역하신 기도서와 교리서, 새로 지으신 천주가사를 전해 주신다고 하오. 옹기 한 지게를 지고 가서 팔기도 하고 새로운 소식을 받아갖고 오시오.

 

여성 부회장 : 요새 문경새재는 경비가 삼엄하다고 하니 포졸들이 없는 하늘재를 넘어 미륵리로 해서 다녀오세요.

 

바오로 : (지게를 지고) 예, 알았습니다. 지난 봄에도 제가 충주장에 갔었는데 그날은 숯을 굽는 배론의 베드로 형제, 풍수원의 사기장수 요셉 형제, 배티의 유기장수 안드레아 형제, 한양의 방물장수 안나 자매를 만났었죠. 오늘도 모두 모이려나?

 

교우들 : 바오로 형제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

 

 

[연풍 포도청]

 

포도대장 : 여봐라! 나라에서 사교를 믿는 놈들이 심산유곡에 숨어들어 옹기와 숯을 구워팔며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 더욱 철저히 잡아들여 뿌리를 뽑으라는 칙령이 내려왔다. 너희들은 (포졸1, 2를 가르키며) 오늘이 충주 장날이니 장터에 가서 특히 옹기장수, 숯장수의 거동을 잘 살펴보고 검문검색 하여라.

 

포졸1, 2 : 예이. 분부대로 거행하겠습니다.

 

포도대장 : (포졸3, 4를 보면서) 너희들은 문경새재 제3관문에 가서 왕래하는 사람들을 잘 지켜라. 첩보에 의하면 근래에 최양업이라는 놈이 지난번에 잡혀죽은 김대건에 이어 두 번째로 조선인 신부가 되어 문경새재를 넘나들며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를 누비고 다니면서 사교를  퍼트린다고 하니 꼭 붙잡아 들여라.

 

포졸3, 4 : 예. 알겠습니다.

 

 

[문경새재 제 3관문]

 

해설자 : 복음서가 든 봇짐을 등에 진 최양업 신부님이 경상도 지방의 사목활동을 마치고 문경쪽으로부터 제 3관문을 통과하고 있다.

 

포졸 3 : 잠깐! 너는 어디 사는 무엇하는 사람이냐?

 

최양업 신부 : 예. 저는 점촌 사는 약초장수 김복동이라고 합니다.

 

포졸4 : 그래? 봇짐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느냐? 내려서 풀어 보아라.

 

최양업 신부 : 오늘 충주 장날이라 장에가서 팔 약재가 조금 들어있습니다. (짐을 내려 푸는 척 하다가 도망친다.)

 

포졸 3, 4 : 네 이놈! 게 섯거라! (북소리)

 

최양업 신부 : (도망치면서 엽전 꾸러미를 길 바닥에 냅다 팽개치니 엽전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포졸3, 4 : 돈이다! (들고 있던 창을 버리고 엽전을 줍기 시작한다.)

 

해설자 : 포졸들이 돈을 줍는 사이 최양업 신부님은 무사히 몸을 숨길수가 있었다. (관중들 박수)

 

 

[충주 장터] 

 

해설자 : 전국의 장터를 옮겨 다니며 장사를 하는 보부상들과 인근의 농촌과 산골에서 농산물과 약초, 숯을 팔러 왔거나 생필품을 사러온 사람들로 충주장터는 북적대고 있다. 어느 국밥집 앞에서 문경 옹기마을의 옹기장수 바오로, 풍수원의 사기장수 요셉, 배티의 유기장수 안드레아, 배론의 숯장수 베드로, 한양의 방물장수 안나가 지게를 바쳐 놓거나 방물 보따리를 풀어 놓고 물건을 파는 척 하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최양업 신부님을 기다리고 있다.

 

바오로(문경) : (배론의 베드로를 보며) 베드로형제 그동안 안녕 하셨소? 그곳 배론의 교우들 사정은 어떻습니까?  참! 그곳에는 신학교가 생겼다지요?

 

베드로(배론) : 네, 천주님의 은총으로 아직까지 별 일 없었습니다. 지난 해에 장요셉 형제가 자기 집을 내어 놓아 그 곳에 푸로티에 신부님이 오셔서 신학당을 차려 교우들에게 라틴어를 비롯하여 일반 교양과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요셉(풍수원) : 배론의 교우님들은 참 좋으시겠습니다. 우리 풍수원은 신유교난과 기해교난을 피하여 많은 교우들이 모여들어 화전을 일구고 사기를 제작하여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태어나 유아영세를 받았습니다.

 

안나(한양) : 저는 기해박해 때 부모님들께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시고 친척 집에서 자랐습니다. 불란서 신부님께 영세를 받고 결혼은 안하고 동정을 지키며 방물장수를 가장하여 전국의 교우들을 만나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아(배티) : 정말 잘 하셨습니다. 저희 집안은 할아버지때부터 안성근처의 배티로 숨어들어 유기제작을 하며 천주님을 믿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산골에 숨어들어 고생하고 있지만 그래도 천주님의 은총으로 화전을 일구며 숯을 굽고 사기, 옹기, 유기를 제작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서로 연락을 취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예로부터 사기는 4배, 옹기는 5배, 유기는 6배의 이문이 남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아! 저기 최양업 신부님께서 오시는 군요.

 

장사꾼 교우들 : 신부님 별고 없으셨습니까?

 

최양업신부 : 웬걸요. 문경새재를 넘어오다가 포졸들한테 잡힐뻔 했는데 엽전을 뿌려 그것을 포졸들이 줍는 사이에 가까스로 몸을 숨겨 도망쳐 왔습니다. 그동안 주춤했던 박해가 다시 심해질 모양이니 조심들 하십시오.

 

장사꾼 교우들 : 저희들은 언제든지 순교하여 하느님 나라에 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관중들 박수)

 

최양업 신부 : 여기 내가 새로 번역한 기도서와 교리서, 새로 지은 천주가사가 있으니 갖고 가서 교우들에게 전하시오.

 

장사꾼 교우들 : 감사합니다. (받은 복음서와 천주가사를 소중히 옹기와 유기속에 넣거나 보따리에 싼다.)

 

바오로(문경) : 먼저들 가십시오. 저는 돌아갈 길이 가까우니 남은 옹기를 마저 팔고 가겠습니다.

 

해설자 : 신부님, 교우들과 헤어진 문경의 옹기장수 바오로가 지게를 바쳐놓고 옹기를 팔고 있다. 이때 육모 방망이와 포승줄을 든 포졸1, 2 가 충주 장터에 나타나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

 

포졸 2 : (큰 소리로) 잠시 검문 있겠다! (바오로에게 다가서며)  너는 어디서 온 누구냐?

 

바오로 : 예, 저는 문경새재 주흘산 밑 옹기마을에서 옹기를 굽는 최순돌이라고 합니다.

 

포졸1 : 네 놈이 수상하다. 네몸과 짐을 수색해야겠다. (바오로 의 몸을 수색하다 아무 것도 안나오자) (독 속을 들여다 본다) 아니! 독 속에 무슨책이 있지 않느냐? 어디보자. 이건 천주학쟁이들이 보는 책이 아니냐?  네 이놈! 잘 걸렸다. 오라를 받아라. (포승줄로 바오로를 꽁꽁 묶는다.)

 

포졸1 : 네놈의 근거지가 문경새재 넘어 주흘산 밑 옹기마을이라고 했겠다? (포졸 2를 바라보며) 여보게. 내가 이놈을 끌고 천천히 포도청으로 갈터이니 자네는 빨리 뛰어가서 포도대장님께 보고하여 옹기마을을 덮치도록하게.

 

 

[문경 옹기마을]

 

해설자 : 아침 일찍 충주 장에간 바오로를 기다리며 평화롭게 옹기를 굽고 일상생활을 하던 문경 주흘산 골짜기 옹기마을에 서슬퍼런 포도대장 이하 포졸들이 들이닥친다.

 

포도대장 : 여봐라! 이놈들은 나라의 기강을 문란시키는 사교집단 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한 놈도 빠짐없이 잡아 연풍 포도청으로 압송하라.

 

포졸들 : 예이!(포졸들이 교우들을 잡으러 쫓아 다닌다.) (북소리)

 

해설자 : 이리하여 박해시대의 어느해 초가을 9월 초 하루날 저녁 무렵 수 백명의 우리들의 신앙선조들이 줄줄이 묶여 연풍 포도청 마당에 잡혀가게 된 것이다.

 

 

[연풍 포도청 마당]

 

해설자 : 우리의 신앙선조들을 잡아다가 문초하고 처형하던 악명 높은 연풍 포도청 마당에 신앙선조들을 고문하던 형틀과 소리없이 목 졸라 죽이던 돌 형구가 놓여져 있고 고문을 담당하던 형방 아전들과 시퍼런 칼을 든 희광이 (망나니)들이 먹이를 노리는 승냥이들 처럼 대기하고 있다.

 

포도대장 : (연풍 현감을 바라보며) 수령님! 문경새재넘어 주흘산 골짜기 옹기마을에 숨어 사교를 믿던 집단을 일망타진하여 잡아 대령했습니다.

 

연풍현감 : (잡혀온 신자들을 죽 둘러보며) 아니! 사교를 믿는 놈들이 이렇게 많단 말이냐?

 

포도대장 : 예! 그렇사옵니다. 이번에 조사해본 바에 의하면 주흘산 아홉개 골짜기에서 옹기굴이 발견되었습니다.

 

연풍현감 : (놀라서) 뭬야? 아홉개씩이나?

 

포도대장 : 그 것뿐 아니라 조직도 대단하여 신부만 없다 뿐이지 사목회를 구성하여 사목회장과 부회장, 총무, 남녀 총 구역장 등과 기획분과, 선교분과등 8개의 분과로 나누어 역할 분담을 하기위해 8명의 분과장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옹기를 팔아 모은 돈 30만 냥으로 성전을 지으려고도 했답니다.

 

연풍현감 : 이런! 고이헌 놈들봤나.

 

포도대장 : 더욱 놀라운 것은 성모님의 군대라고 하는 레지오 마리애 조직도 있었습니다.

 

연풍현감: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뭐라고! 군대까지? 안되겠다. 내 이놈들의 죄의 경중을 따져 지하감방에 쳐 넣을 놈들과 제주도로 귀양 보낼 놈들을 가리고 그 중에서 제일 악질적인 년, 놈들 중 3명을 골라 친히 문초하고 형을 내릴 것이니 남녀노소 구분을 두지 말라!

 

포도대장 : 예이! 분부대로 거행하겠습니다.

 

연풍현감: (신자들을 죽 둘러보다가) 이 놈은 서양사람이 아니냐?

 

포도대장 : 예. 불란서 신부인데 옹기마을에 숨어 있다가 함께 잡혔습니다.

 

연풍현감 : 너는 네 나라에나 있지 왜 남의 나라에 와서까지 사교를 퍼트리느냐?

 

불란서 신부 : (서툰 한국 말로) 천주님 말씀 믿는데 내 나라 남의 나라가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 인류 모두는 천주님의 한 자손입니다. 당신도 빨리 천주님의 품으로 들어 오십시요.

 

연풍현감 : 아니 이 놈이! 여봐라 이 놈을 내일 날이 밝는대로 한양 의금부로 압송하라!

 

포도대장 : 예이!

 

연풍현감 : 이 년은 왜 이리 얼굴이 곱느냐?

 

포도대장 : 이 년은 궁녀 출신인데 어렸을 때 궁에 들어가 16,7세가 되니 궁녀들 중에서도 용모가 빼어나 임금님께서 유혹하려고 별별 수단을 다 썼으나 안 넘어가고 동정을 지켰다고 합니다.

 

연풍 현감 : 아니! 궁녀는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높은 교육을 받았는데 어떻게 이러한 사학을 믿을 수 있단 말이냐?

 

궁녀출신 교우 : 우리 종교는 절대로 사학이 아닙니다. 천주님께서는 하늘과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창조하셨습니다. 천주님을 공경하고 섬기는 것이 사람의 도리입니다. (관중들 박수)

 

연풍현감 : 아니 이 년이 누구를 가르치려하느냐? 여봐라! 이 년에게 큰 칼을 씌워 독방에 쳐 넣어라!

 

포졸 : 예이! (궁녀출신 교우를 데리고 나간다)

 

연풍현감 : 이 놈들 중 총 회장과 부회장, 총무, 각 분과장들을 골라 내라. 특히 성모님의 군대라는 레지오의 대장은 어느 놈이냐?

 

포도대장 : 예, 그 놈은 3번째 옹기골에 사는 임 바오로라는 놈입니다. 그 놈 밑에 꾸리아 4간부와 지대인 쁘레시디움 단장놈들이 있습니다.

 

연풍현감 : 그래? 사목회 간부놈들과 각 분과장, 군대 대장놈등 사학괴수들을 다 끌어내서 포도청 뒷 마당에 있는 지하감방에 쳐넣어라. 그 곳에는 물이 질퍽거리고 쥐가 들끓는다고 하더라.

 

포졸들 : 사학괴수놈들은 다 나와라! (이들이 나오자 끌고 지하감방으로 간다.)

 

연풍현감 : 다음은 제주도로 귀양 보낼 놈들을 골라보자. 몇 번째 옹기굴이 제일 규모가 크고 세력이 크냐?

 

포도대장 : 예. 일곱 번째 옹기굴에서 천주학을 하는 놈들이 제일 드세답니다. 그 옹기굴에서 총회장과 부회장, 남성 총구역장, 남녀 꾸리아 단장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남성 꾸리아 단장은 다른 교우촌으로 이사를 갔다고 합니다.

 

연풍현감 : 그래? 일곱 번째 옹기굴 년, 놈들을 모조리 끌어내서 제주도로 귀양보내라. 오랏줄에 줄줄이 묶어 신을 벗기고 맨발로 포도청 마당을 한 바퀴 돌린 다음 귀양 보내라.

 

포졸들 : 7 구역 신자들은 빨리 나와라!(신자들을 묶어 신발을 벗기고 성당 마당을 한 바퀴 돌린 다음 성당 앞문으로 데리고 나가 뒷문으로 되돌아온다.)

 

해설자 : 연풍현감은 교우들 중 간부들은 지하 감방에 가두고 일부는 제주도로 귀양 보낸 후 제일 믿음이 강하고 악질이라고 생각한 3 명을 골라 직접 문초하고 형을 내리기로 한다.

 

 

[문초 장면 1]

 

연풍현감 : (형틀에 묶여 있는 김아가다를 가리키며) 네가 천주학을 믿는다니 정말이냐?

 

김아가다 : 저는 다만 예수마리아를 알 뿐이며 그 외는 알지 못 합니다.

 

연풍현감 : 언제부터 천주학을 하였느냐?

 

김아가다 : 일곱살 때 어머니에게서 배워 줄곧 봉헌하였습니다.

 

연풍현감 : 네 남편은 어디있느냐?

 

김아가다 : 동정을 지키며 결혼하지 않았습니다.

 

연풍현감 ; 만약 네가 형벌을 당하여 죽게된다고 하더라도 예수마리아를 배반하지 못하겠느냐?

 

김아가다 : 제 목숨은 제 것이 아닙니다. 목숨을 보존하기 위하여 예수마리아를 배반 할 수 없습니다. 예수마리아를 배반하여 좁은 지옥에 떨어지는 것보다 예수마리아가 계신 하늘 나라에 가는 것이 제 소원입니다. (관중들 박수)

 

연풍현감 : 지옥이 그렇게 좁다고 한다면 어떻게 많은 사람을 집어넣을 수 있단 말이냐?

 

김아가다 : 당신이 작은 마음 속에 비록 만 권의 서적을 품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당신의 마음이 좁다고 생각하신 적은 한번도 없겠지요?

 

해설자 : 연풍현감은 무식한 노파인 김아가다의 논리정연한 말에 흠칫 놀라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감탄을 하면서도 애써 감추며 이내 험상궂은 얼굴로 돌아온다.

 

연풍현감 : 여봐라! 말로 해서는 내가 지겠다. 이년의 주리를 틀어라.

 

형방아전 ; 예이! (김아가다의 주리를 튼다.)

 

연풍현감 ; 이래도 배교하지 않겠느냐!

 

김아가다 ; 못하옵니다. 예수마리아!

 

연풍현감 : 여봐라! 이년을  육시형에 처하여라!

 

 

[문초 장면 2]

 

연풍현감 : (두번째 끌려온 열세살의 유베드로를 바라보며) 네 나이 몇살이냐?

 

유베드로 : 열세살 입니다.

 

연풍현감 : 어린 것이 무엇을 안다고 발악이냐?

 

유베드로 : 나이 어린 내가 천주님을 아는데 나이든 당신은 왜 아직 모르시오? (관중들 박수)

 

연풍현감 :  나이 어린 것이 요물스럽다. 여봐라! 이놈을 쇠꼬챙이로 찌르고 인두로 지져라.

 

형방아전 ; 예이! (쇠꼬챙이로 유베드로의 허벅지를 찌른다.)

 

연풍현감 : 아직도 천주교를 버리지 않겠느냐?

 

유베드로 : 그러믄요 이렇게 한다고 배교할 줄 아세요?

 

연풍현감 : (열 받아서) 아니 저놈이! 여봐라! 저놈의 입에다 벌겋게 단 인두를 집어 넣어라.

 

해설자 : 벌겋게 단 인두를 형방 아전이 유베드로의 입에 들이대자 유베드로는 눈 하나 깜짝 않고 입을 딱 벌리자 형방 아전이 기겁을 하고 인두를 땅에 떨어뜨린다.

 

연풍현감 : 안 되겠다. 그 놈의 살이 찢어지도록 매우쳐라.

 

형방아전 : 예이!

 

해설자 : 긴 몽둥이로 사정없이 때리니 피가 튀고 살이 터져 살점이 너덜거리자 유베드로가 떼어서 현감에게 집어 던진다.

 

유베드로 : 이거나 잡수시오!

 

연풍현감 : (부들 부들 떨며) 여봐라! 이놈의 목을 당장 베었으면 좋겠으나 나이가 너무 어리니 돌 형구형에 처하여라.

 

 

[문초 장면 3]

 

연풍현감 : (세 번째로 십자 형틀에 엎드려있는 황루가를 보며) 듣자하니 네 놈은 연풍의 부유한 양반집 자손으로 태어나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다가 되돌아 왔다고 하는데 사실이냐?

 

황루가 : 예, 사실입니다.

 

연풍현감 : 왜 과거를 보지 않고 돌아 왔느냐?

 

황루가 : 저는 천상의 과거를 보기 위해 돌아왔습니다.

 

연풍현감 : 뭐라고?

 

황루가 : 저는 과거를 치루는 것보다 더 소중한 천주학의 진리를 발견하였습니다.

 

연풍현감 : 천주학의 진리가 뭐냐?  너희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천주를 믿느냐?

 

황루가 : 시골에 사는 백성들도 임금님을 뵈옵지 않고서도 서울에 임금님이 계신 것을 알듯이 하늘과 땅과 모든 피조물을 보고 저는 그것들을 창조하신 대왕과 같이 높으신 아버지를 믿는 것입니다. (관중들 박수)

 

연풍현감 : 네 이놈! 한번 맞아보고 지껄여라. 저놈의 뼈가 부러지고 볼기가 터지도록 매우 쳐라! 만약 네가 조금이라도 아픈 소리를 내면 배교한 행위로 볼 것이다.

 

해설자 : 형방 아전의 무지막지한 매질에 뼈가 으스러지고 볼기가 터져도 황루가는 신음 소리 하나 내지 않았다.

 

연풍현감 : 지독한 놈이로고! 저놈을 참수형에 처하여라!

 

 

[순교 장면 1]

 

해설자 : 김아가다의 두 팔목과 두 발목, 목에 밧줄이 묶여있고 밧줄 끝에는 다섯 마리의 소가 매어져  있어 소에게 채찍질만 하면 곧바로 육시가 된다.

 

포도대장 : 처형하랏!

 

 

[순교 장면 2]

 

해설자 : 큰 돌에 구멍이 뚫린 돌 형구에 소년 유베드로가 만면에 웃음을 띄우고 밧줄에 목이 매인채 머리를 대고 있고 구멍을 통하여 밧줄을 내보내 밧줄 끝은 소에 매어져 있다.

 

포도대장 : 처형하랏!

 

 

[순교 장면 3]

 

해설자 : 희광이 12명이 시퍼렇게 날이 선 칼을 들고 술에 취해  칼춤을 추며 돌고 있다. 황루가가 끌려 나온다.

 

황루가 : (황루가 꿇어 앉아 성호를 긋는다.)  물 한 모금 주시오.

 

희광이 1 : (물 한 그릇을 준다)  자 마셔라!

 

희광이 2 : 죽을 놈에게 왜 물을 줘?  (빼앗아 쏟아 버린다)

 

황루가 : 처형장에서까지 흉폭한 그대여! 천주교를 좀 믿어보시오. 당신들에게 바라니 한 칼에 목을 베시오!

 

희광이 3 : (칼춤을 추다가 황루가의 어깨에 칼을 댄다.)

 

황루가 : (태연하게)  장난하지 마시오!

 

해설자 : 희광이들이 돌아가며 목을 치니 8번째 칼에 황루가의 목이 떨어져 성스러운 피를 흘리며 거룩하게 순교하였다.

 

전체 교우들 : 성가 283장 순교자 찬가,  (영광송), 

 

해설자 : 이것으로 신유박해 순교 200주년 기념 마당극 "거룩한 순교"의 막을 내리겠습니다. (징소리)

 

          *                                        *                                        *                                        *

 

극이 끝난 후 출연진과 수고한 사람들이 모두 나와 관객들에게 인사한다.

 

[배봉균 형제님께서 굿뉴스 자유게시판에 올려주신 극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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