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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ㅣ기타

성화와 한의학: 간돌피의 성화와 잠버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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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3-24 ㅣ No.501

[성화와 한의학] 간돌피의 성화와 잠버릇

 

 

요셉의 꿈과 나조레안

 

가에타노 간돌피(1734-1802년)는 이탈리아의 화가다. 그의 형제(Ubaldo)와 아들(Mauro), 손자(Democrito)가 모두 화가로 명작을 남겼다. 그의 그림 ‘요셉의 꿈’을 보기 전에 요셉이 어떤 꿈을 꿨는지 먼저 알아보자.

 

요셉은 꿈을 네 번 꾼다. 첫 번째 꿈은 나자렛에서, 두 번째 꿈은 베들레헴에서, 세 번째 꿈은 이집트에서, 네 번째 꿈은 이스라엘에서 꾼다. 편의상 두 번째 꿈부터 보자.

 

동방 박사들이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고 돌아간 뒤에 주님의 천사가 요셉의 꿈에 나타나 이집트로 피신하라고 일러 준다. 그래서 요셉은 이집트로 가서 대략 2년을 머문다.

 

그러던 어느 날 주님의 천사가 다시 꿈에 나타난다. 세 번째 꿈이다. 아기의 목숨을 노리던 자들이 죽었으니 이스라엘 땅으로 가라고 일러 준다. 그래서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헤로데의 후계자인 아르켈라오스가 난폭하다는 소문에 그곳으로 가기를 두려워한다. 이때 네 번째 꿈을 꾸고, 꿈의 지시대로 헤로데 안티파스가 다스리는 땅을 향해 갈릴래아 지방으로 떠나 나자렛 고을에 정착한다.

 

나자렛이라는 이름은 ‘(꽃이) 만발하다’와 ‘망보다’(감시하다, 보호하다)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고 한다. 이로써 예언자들을 통하여 “그는 나자렛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진다(마태 2,23). ‘나자렛 사람’을 ‘나조레안’(나조라이오스)이라 하며, ‘봉헌된’ 또는 ‘나무줄기에서 돋아난 새순’을 뜻한단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는 ‘봉헌된 이’이시며, 다윗 가문의 나무에서 새순처럼 돋아난 후손이시라는 말씀이 이루어졌다는 뜻이다.

 

 

요셉과 젱델 신부

 

이제 요셉의 첫 번째 꿈을 보자. 가에타노 간돌피의 그림 ‘요셉의 꿈’은 이 첫 번째 꿈을 그린 것이다. 약혼한 마리아가 잉태하자 요셉은 번뇌를 거듭하다가 파혼하기로 작정하는데 이때 요셉의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난다.

 

천사가 일러 준 말을 요약하면 네 가지다. ‘두려워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아이는 성령으로 잉태한 것이다. 아들을 낳을 터이니 예수라 하여라. 그분은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한마디로 하느님께서 왜 이 아이가 잉태되도록 개입하셨는지를 알려 준 것이다. 요셉은 그대로 순종한다. 마리아를 아내로 맞고, 성모자를 위기에서 지키며, 하느님의 아들을 정성껏 양육하고, 하느님의 인간 구원의 역사의 증인이 된다.

 

자, 이제 그림 ‘요셉의 꿈’을 보자. 요셉은 어디서 꿈을 꾸었을까? 알 수 없다. 다만 전승에 따르면 나자렛 마을, 지금의 ‘주님 탄생 예고 대성당’ 마당의 한 지점이라고 한다. 화면에는 바위가 있고 나무가 우거졌다. 이곳 바위에 요셉이 턱을 괴고 다리를 꼬고 앉은 채 잠을 잔다. 그 앞에서 천사가 저 어느 곳을 가리키며 주님의 말씀을 일러 주고 있다.

 

그런데 왜 앉은 채 잠잘까? 그것도 턱을 괴고 다리를 꼰 채 말이다. 자리를 깔고 편히 누워 잘 만큼 마음이 편치 못했던 것이리라. ‘의로운 이’로 알려진 요셉도 고뇌가 크면 잠자리가 편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모리스 젱델 신부, 첫 소임으로 스위스 제네바 성 요셉 성당의 보좌를 맡았던 이 신부도 종종 의자에 앉은 채 잠을 잤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침대가 흐트러지지 않은 적이 많았다고 한다. 자리를 깔고 편히 누워 잘 만큼 영성의 길이 쉽지 않았으리라.

 

바오로 6세 교황에게서 “시의 천재, 신비로운 천재, 작가이자 신학자인 그 모든 것이 하나로 녹아 섬광처럼 빛을 내는 신부”라는 칭찬을 듣던 신부다. 마레샬 신부가 “그의 인생을 이끌었던 기본선은 바로 다정함이었다.”고 할 정도로 다정다감했다는 신부다. 그런 신부도 고뇌가 크면 잠자리가 편치 못했던 모양이다.

 

 

잠버릇과 질병, 성격 예측

 

사람마다 잠버릇이란 게 있다. 「동의보감」에는 어두운 쪽을 향해 누워 자면 양기가 허한 까닭이고 내성적인데 질병 중이라면 더 악화될 징조요, 밝은 데를 향해 누워도 잘 자면 양기가 왕성한 징조라고 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는 사람은 신경질적이고 우유부단하다. 베개를 껴안고 자는 사람은 집념이 강해 자칫 냉정해지기 쉽다.

 

움츠리고 자는 사람은 위장과 심장이 약한 편이며 신경질적이고 변덕도 심하다. 팔베개하고 자는 사람은 남의 말에 쉽사리 승복하지 않는 성격이다. 엎드려 자는 사람은 의타적이고, 우울하며, 출세욕과 성적 욕구 불만이 있다.

 

네 활개를 펴고 자는 사람은 낙천적이지만 끈기가 없고 스트레스에 약하다. ‘11’자로 자는 사람은 순응적이지만 투쟁력이 부족하고 늘 피로하며 기관지가 약한 편이다. 양다리를 세우고 자는 사람은 이성의 관심을 끄는 성격이지만, 요통 · 간염 · 불임 등의 염려가 있다. 한쪽 다리만 세우고 자는 사람은 겉치레에 신경 쓰며 히스테리의 성격이다.

 

오른쪽으로 누워 자는 사람은 성실파이지만 결단력이 부족하고 심혈관 질병을 주의해야 한다. 왼쪽으로 누워 자는 사람은 이상파이며 늘 새것을 찾는 경향이 있고 쉽게 피로해진다.

 

이렇게 잠버릇으로 질병이나 성격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러한 까닭에 내 마음을 정다움으로 가득 채우고 강인하게 할수록 잠버릇이 좋아지고 숙면을 취하며 질병도 예방할 수 있다. 젱델 신부처럼, 요셉 성인처럼 말이다.

 

어떤 신부가 말했다. “정다움은 사랑의 특징입니다.” 또 어떤 수녀가 말했다. “진정한 강인함은 온유함과 겸손, 성실입니다.”

 

* 신재용 프란치스코 - 한의사. 해성한의원 원장으로, 의료 봉사 단체 ‘동의난달’ 이사장도 맡고 있다. 문화방송 라디오 ‘라디오 동의보감’을 5년 동안 진행하였고, 「TV 동의보감」,「알기 쉬운 한의학」, 「성경과 의학의 만남」 등 한의학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을 여러 권 냈다.

 

[경향잡지, 2018년 3월호, 신재용 프란치스코]

 

* 그림 파일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것입니다.

원본 : http://www.wga.hu/art/g/gandolfi/gaetano/joseph_d.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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