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영성ㅣ기도ㅣ신앙

[기도맛들이기]가르멜 영성과 기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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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빈 [ssk5762] 쪽지 캡슐

2017-08-13 ㅣ No.992

성삼위 사랑과 영광 안에 들어가라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는 하느님과 접촉하기를 갈망하는 욕구가 내재해 있다. 특히 우리 민족은 신(神)을 찾고 갈망하는 마음이 어느 민족보다 크고 깊다 할 수 있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 중 유독 한국인만이 선교사 없이 책을 통해 스스로 하느님을 믿고 그 믿음 때문에 순교한 백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갈망이 크면 신적 깨달음도 크고 순교 성인이 될 수 있지만 믿음이 올바른 방향을 잃으면 그 열성이 치솟는 만큼 엉뚱한 곳(사이비)에 자신이 있을 수도 있다. 이 갈망이 채워지지 않을 때 누가 성모님을 보았다거나 시현이나 계시를 받은 사람이 있다는 소문만 들리면 구름처럼 몰려가는 것이다. 무언가와 접촉하고 싶은 갈망은 이해가 가나 평생을 이런 데만 찾아 다녀도 항상 허덕이며 목말라 하는데 문제가 있다.
 어느 자매님이 이런 고백을 했다. "전에는 열심히 남에게 뒤질세라 모든 피정과 세미나를 하나도 빠짐없이 참가했는데 '가르멜 영성'을 접하고부터는 제 자신이 고요해 지고 많이 차분해져 이제 알아들은 것을(하느님이 내 영혼 안에 계시다는 것) 실천하는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 가르멜 영성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런 고백을 하게 할까? 가르멜 영성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사랑이다. 이 사랑은 아낌없이 서로를 내어주는 성삼위 사랑에서 출발한다. 성부께서는 성자를 무한히 사랑하시어 당신을 온전히 내어주신다.
 그래서 성자의 양식은 성부께서 무한히 쏟아 주시는 사랑이다. 성자 또한 아버지께 온전한 사랑으로 내주시기에 성자의 사랑은 성부의 양식이 된다. 성자는 성부 안에 온전히 하나이고 성부는 성자 안에 계시면서 사랑 안에서 온전히 하나이듯 성부께서는 인간들도 성삼위 사랑 안에서 하나 되기를 원하시어 성삼위의 무한한 영광과 지복 속에 영원히 살도록 초대하신다. 성자께서 이 세상에 오신 것은 아버지의 뜻(인간이 성삼위의 사랑과 영광 속에 들어오는 것)을 이루시기 위해서였다.
 인간이 구원 받는다는 것은 이 영광(지복)안에 자신이 있을 때이다. 사실 이 영광을 볼 때까지 인간은 헤매고 거짓영광(허영)과 거짓기쁨(쾌락)을 찾는다. 아버지의 거룩한 뜻(인간이 성삼위의 사랑과 영광 안에 들어오는 것)을 이루기 위해 예수님은 생명도 당신 신성까지도 다 내어놓으시고 우리와 똑같은 존재가 되신 것이다. "나의 양식은 성부의 뜻을 이루는 것"이라 하실 정도로 아버지의 뜻(인간의 구원과 영광)만 찾으셨다.
 이 아버지의 뜻을 가장 완전하게 채워 드리신 분이 바로 성모 마리아다. 성삼위의 거울이라 할 만큼 성삼위의 사랑을 완전히 반사하고 있다.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우리 편에서 할 일은 오직 하나 자유로운 동의이다.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하고 뜨거운 사랑을 신비적으로 체험하고 맛본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하느님의 무한하고 큰 사랑에 압도되어 (하느님께서 주신 영광을 앞당겨 체험했기에) 다른 모든 사람들도 이 영광에 참여케 하려고 예수님이 가신 십자가의 길을 뒤 따른다. 사실 예수님의 온 생애는 아버지께서 맡겨주신 모든 사람이 당신 영광의 식탁에 함께 앉아 영원히 행복하도록 모두 소진된 것이다.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신비적으로 체험하는 것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 우리 모두를 이 신적 사랑에 일치 하도록 부르고 계시기 때문이다.  

 

[기도맛들이기]가르멜 영성과 기도(1)강유수 신부, 가르멜수도회 광주수도원장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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