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사목신학ㅣ사회사목

[가정사목] 가정 안에서 신앙을 이어주는 문화 만들기: 가족 여행을 신앙 증진의 기회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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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6-06 ㅣ No.1333

[가정 안에서 신앙을 이어주는 문화 만들기] 가족 여행을 신앙 증진의 기회로 만들기

 

 

자녀가 자라면서 가족이 밀도 있는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자녀도 부모도 집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밖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늘어나 의도적으로 맞추지 않으면 마주 앉아 식사하기도 어려운 것이 오늘날 많은 가정의 현실이지요. 그러다 보면 서로의 생활, 관심사, 생각 등을 소통하는 기회는 줄어들고 서로 간에 틈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사실 부모 자녀 간의 거리감은 이 작은 틈에서 시작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서로 친밀한 가족 관계를 지켜가기 위해서는 눈을 맞추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말의 저녁 식사, 가족이 함께 나서는 산책 시간, 가족 여행처럼 말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족 여행은 바쁜 일상을 벗어나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밀도 있게 만남의 시간을 가질 좋은 기회입니다. 아름다운 풍경과 볼거리에 눈과 마음을 빼앗기는 여행이 아니라 이 시간의 소중함을 기억하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자 하는 시선을 공유하고 함께 준비한다면, 그 여행은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할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서로의 신앙까지도 나눌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보호와 사랑 안에서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며 가족 안에 늘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나누는 가족 여행을 만들어갈 팁을 나눕니다.

 

 

1) 계획하며

 

■ 여행 전 각자의 기대와 욕구 나누기: 돌아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가족 여행과 특별히 여정 중에 가족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각자의 기대를 바탕으로 가족 여행의 목적과 그에 어울리는 목적지를 함께 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 여행지와 가까운 성당이나 성지 찾아보기: 가족이 함께 여행지를 정한 후 여행지와 가까운 성당을 함께 찾아보고, 순교성지나 특별한 의미를 가진 성당이 있다면 사전에 미사 시간을 확인하여 여정 중에 가족이 함께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2) 여행지를 향해 출발하며

 

■ 안전을 청하며 기도하기: 하느님께 여행의 기대를 봉헌하고, 안전을 위해 여행자의 수호성인인 성 크리스토포로와 가족 각자의 수호성인께 자비 기도를 청합니다. 수호성인께 기도를 청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주모경, 묵주기도, 자유기도와 같이 어떠한 기도든 자유롭게 바치고 기도 끝에 성인을 호명하며 우리 가족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청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성 크리스토포로 저희 가족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하고 말입니다.

 

■ 여행에 대한 각자의 기대 나누기: 여행길에 나서며 각자가 가진 기대를 돌아가며 나눕니다. 기대를 나눌 때 부모가 하느님과 연결된 기대를 함께 나눈다면 자녀들 또한 여정 중에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3) 여행 중에

 

■ 여행지의 성당 방문하기: 함께 계획했던 성당에 방문해 미사를 봉헌하거나 함께 성체조배를 드립니다. 또한 성당에 방문 전 가족이 함께 봉헌할 기도의 지향을 정하고 성당에 도착했을 때 마음을 모아 기도드리는 것도 좋습니다.

 

또 하나의 아이디어는 가족 중 한 사람, 인터넷 서핑이 가능한 어린 자녀를 가이드로 임명하는 것입니다. 가이드로 임명받은 사람은 함께 방문할 성당의 역사나 특징에 대해 조사하고 가족들에게 직접 안내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가이드 역할을 맡은 사람을 비롯한 서로에게 조금 더 집중하며, 각자가 가진 새로운 면모와 시선을 발견할 기회가 될 것입니다. 혹시 조사와 안내에 부족함이 있더라도 가족들은 가이드를 격려, 지지하고 감사를 표현해주십시오.

 

■ 마지막 밤 나눔: 여행의 마지막 날 밤은 여행의 기쁨이 고조되어 있기도 하고, 일상으로 복귀하기 전의 아쉬움도 함께 있는 특별한 시간이지요. 따라서 마주 앉아 여행 안에서 서로 간직한 이야기들을 나누기에 좋은 시간입니다. 이왕이면 맛있는 음식, 그리고 특별한 분위기(음악, 조명, 장소 등)를 준비하고 여행 안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고, 깨달았는지에 대해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시간에 꼭 여행에 관한 이야기만 나누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행지의 마지막 밤이 주는 특별한 분위기에 힘입어 그동안 가족이 서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는 기회로 만들어 보십시오. 그리고 나눔 후에는 이런 시간을 마련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각자 드리고 싶은 청원을 올리거나 이 시간을 통해 하느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을 전하는 기도로 마무리해 보십시오.

 

 

4) 돌아오는 길에

 

■ 여행을 통해 받은 선물과 다짐 나눔: 여행을 마무리하며 각자의 소감을 간단히 나눕니다. 가족 여행을 통해 자신이 받은(발견한) 선물과 그 선물을 바탕으로 돌아가서 또 어떤 일상을 이어 나갈지 각자의 다짐을 나눕니다.

 

■ 감사 나누기와 감사기도: 여행을 마무리하며, 이 시간을 위해 애써주고 늘 함께 해줘서 고마운 가족 구성원 각자에게 돌아가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권합니다. 길게 말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렇게 서로 돌아가면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후 이 모든 시간을 마련해주시고 함께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여행을 마치는 기도를 바칩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3년 6월호, 햇살사목센터(천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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