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가톨릭 교리

신학 산책57: 거룩한 교회 - 성도들의 교회? 죄인들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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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6-13 ㅣ No.1624

신학 산책 (57) 거룩한 교회 : 성도(聖徒)들의 교회? 죄인(罪人)들의 교회?

 

 

성당 안 스테인드글라스 사이로 비치는 아름다운 햇살을 받으며 미사보를 쓰고 다소곳하게 앉아 기도하는 모습! 텔레비전을 통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고요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이 보기 좋아 성당에 다니기로 결심하신 이들도 있을 만큼...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얘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성당에 나오기 전에는 성당 다니는 분들은 모두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분들이고, 좋은 분들이고, 마음이 따뜻하고 넉넉한 분들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녀보니 신자 아닌 사람들과 다른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이들에게 교회에 관한 다음의 가르침을 알려주면 어떻게 될까? “교회는 신자들의 공동체입니다. 그리고 그 교회는 거룩합니다.” 그러면 아마도 당장 반문할 것이다. “거룩하다구요? 그럴 리가요? 하느님께서 거룩하시다면 믿겠지만, 신자들이 거룩하다는 말은 전혀 받아들일 수가 없네요.”

 

교회의 거룩함의 원천은 그 구성원인 신자들에게 있지 않다. 교회는 거룩하신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이루시는 것이기에 거룩한 것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려고 당신 자신을 내어 주셨으며”, “당신 몸이 되게 하시고”, “성령의 선물로 가득 채워 주셨기 때문”에 교회는 거룩한 것이다(교회헌장, 39항 참조).

 

또한 ‘교회가 거룩하다’는 가르침은 단지 ‘그리스도께서 설립하신 교회의 거룩함’을 찬미하거나 맹목적으로 믿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교회의 구성원인 신자들로 하여금 ① 거룩함으로 부르시는 주님의 초대에 ② 응답하는 삶을 살도록 요구하는 가르침인 것이다.

 

① 교회는 이 ‘거룩함으로의 부르심’에 대해 뚜렷이 가르친다. “하느님의 뜻은 바로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1테살 4,3; 에페 1,4 참조). 이처럼 모든 그리스도인은 완전하신 하느님 아버지를 본받아 저마다 자기 길에서 완전한 성덕에 이르도록 주님께 부르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교회헌장, 11항 참조).

 

② 이러한 부르심에 대한 응답은 다름 아닌 자신의 삶 안에서 거룩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거룩함을 드러낸다는 것은 무엇일까? 기도를 열심히 하거나, 미사 전례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것만을 뜻할까? 교회는 거룩한 삶의 핵심을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 “사랑은 우리 모두가 부름 받은 거룩함의 핵심이다. 사랑은 모든 성화 수단을 이끌고 가르쳐 그 목표에 이르게 한다”(가톨릭교회교리서, 826항). 교회의 거룩함은 성령께서 신자들 안에서 맺어 주시는 은총의 열매로 나타나며, 나아가 신자들이 자신의 삶에서 사랑의 완덕을 지향하며 살아갈 때 그 거룩함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이다(교회헌장, 39항 참조).

 

여러분은 사랑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나고 있습니다.“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이 건물이 주님[그리스도]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에페 2,20-21).

 

[2016년 6월 12일 연중 제11주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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