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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자살예방에 대한 관심, 생명 지키는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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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4-02 ㅣ No.1499

[알고 싶어요] 자살예방에 대한 관심, 생명 지키는 첫걸음

 

 

누구든지 인생의 어떤 시기에 삶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인생의 힘든 고비를 넘어가는데 누군가의 작은 도움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레지오 단원 한 분의 노력으로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9월에 발표된 통계에서도 여전히 대한민국은 OECD 가입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1만3092명, 하루에 35.8명이 자살로 사망하였습니다.

 

여전히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자살이라는 안타까운 죽음을 선택하였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13년 이후 계속 높아지고만 있던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조금씩 꾸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노력하면 실제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습니다.

 

자살은 구체적인 수치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주제입니다. 우리 모두의 삶과 연관되어 있는 문제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자살을 예방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자살을 예방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또는 막을 수 없는 개개인의 문제는 아닙니다. 자살이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마음으로, 관심을 갖고 함께 노력한다면 막을 수 있습니다.

 

자살시도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행동은 아닙니다. 일상생활을 통해 경험하는 어떤 문제들 때문에 자살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보통 이런 생각이 들 때, 자살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어떤 신념들이나 경험,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겪고 있는 문제들이 점점 커져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자살을 막고 있던 가치의 영향력이 약해지면서 자살에 대한 생각을 떨치기 어려워지고 결국 자살을 계획하게 됩니다.

 

또한 그렇게 자살에 대해 몰입하다 보면 그것이 현재의 고통 혹은 문제를 끝낼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을 갖고 결국 자살을 시도하게 됩니다. 이렇게 대부분의 자살은 자살생각→ 자살계획→ 자살시도 3단계를 거쳐 일어나게 됩니다. 당연히 우리는 자살을 시도하기 전에 자살에 대해 생각하고 계획하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막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살 사망자의 70~80%는 죽기 전에 죽음 암시

 

그럼 자살을 생각하고 계획하는 사람을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요? 연구에 의하면 실제 자살 사망자의 70~80%는 죽기 전에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주변에 죽음을 암시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바꾸어 말하면 이러한 모습은 그들이 우리에게 보내는 절박하게 도움을 청하는 신호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알 수만 있다면 그것은 역설적으로 사람을 살리는 신호가 될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죽겠다는 말을 참 많이 합니다. “아파 죽겠다, 배고파 죽겠다, 힘들어 죽겠다.” 등등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언어로 표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 집중하고 관심을 가져야만 그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행동적 신호로 자살에 대해 유서를 작성하거나 자해를 한다거나 하는 것처럼 직접적인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면 우리는 그 사람들의 신호를 놓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떤 행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전혀 다르게 행동을 한다면 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상황적 신호인 극심한 스트레스는 자살에 대한 생각을 악화시키는 요소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가 꼭 나쁜 요소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결혼, 승진, 출산 같은 일들은 축복받을 만한 좋은 일들이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람이 견디고 극복해 나갈 만한 스트레스와 그 한계를 넘어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스트레스를 주의 깊게 구별해야 합니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그 사람이 설마 자살을 할까?’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살을 암시하는 언어, 행동, 상황적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첫 발걸음이 됩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8년 4월호, 손애경 마리잔느 수녀(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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