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영성ㅣ기도ㅣ신앙

[기도맛들이기] 가르멜 영성과 기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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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빈 [ssk5762] 쪽지 캡슐

2017-08-13 ㅣ No.994


하느님과 사랑에 불을 붙여라

 # 하느님과의 친밀한 사귐

 하느님과 대화하다 보면 친밀해지고 우정이 깊어져 나중에 영적 결혼까지 이르게 된다. 친구들끼리도 함께 계속 지내다 보면 친해지고 그러다가 아주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듯, 주님과의 사귐도 마찬가지다. 모든 소소한 일상생활을 예수님과 함께하는 것이다.
 우린 주님을 위해 많은 일을 하지만 주님과 함께하는 사람은 드물다. 마치 산들 바람이 부는 가을의 들판길을 산책하면서 아기자기하게 자신의 내밀한 감정과 고충을 친구와 나누듯 주님께 자신의 내밀한 생각과 마음의 움직임을 다 말씀 드리는 것이다.
 하느님은 인간과 함께 거닐면서 친밀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그들은 주 하느님께서 저녁 산들바람 속에 동산을 거니시는 소리를 들었다"(창세 3,8). 아담이 동산 나무 사이에 숨는 내용을 보면 인간이 죄를 짓기 전에는 선들 바람 속에서 하느님과 함께 산책했던 것이 죄로 하느님과의 친밀한 관계가 단절됨을 보여 주고 있다.
 가르멜 영성은 원죄 이전에 하느님과 사귀었던 그 친밀한 관계를 회복해 가는 영성이다. 이 사랑을 십자가 성 요한은 "사랑겹고 공번된 지견"(관상)이라 표현한다.
 이처럼 관상은 아득히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갈망하는 '사랑 넘친 주님의 시선'을 인식하는 것이고 이 '사랑스런 현존'에 나의 사랑겨운 시선(주의력)을 집중하는 것이다. 하느님이 살아 계심을, 현재 이 순간 나를 사랑으로 감싸고 계심을 어느 한 순간 체험하게 되면 사랑이 사랑을 부르듯 그 사랑에 매료되어 자신의 마음 안에 사랑의 작은 불꽃이 당겨지는 것을 체험한다.
 이 체험- 사랑스런 하느님의 현존-이 깊어지고 거듭됨에 따라 자신의 사랑의 불꽃도 커져가고 하느님의 사랑을 좀 더 깊게 인식하게 된다. 머리로 믿는 추상적인 믿음이 아니라 그 사랑을 체험했기에 마음 깊은 곳에서 참으로 믿는, 머리로 "하느님은 사랑이시다"하는 것과 다른 살아있는 믿음이 된다.
 이렇게 하느님이 살아 계시고 자신을 사랑으로 감싸는 체험, 자신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 온 것처럼 느끼는, 혹은 하느님이 아주 가까이 자기 곁에 계시면서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이 감미로운 체험을 성녀 예수의 데레사는 「고요의 기도」에서 아주 잘 설명하고 있다. 이 고요의 기도는 관상기도의 시초로써 '하느님 나라가 이 세상에서부터 시작됨'을 체험하는 것이다. 데레사 성녀는 예수님께서 우리 모두를 이 기도(은총)에 초대했다고 말한다.
 이 은혜가 자기 안에 있는 영혼은 데레사 성녀의 다음의 말을 귀담아 듣고 스스로 삼가 품위를 지키고 이 은혜에 합당한 자가 되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이 고요의 기도는 영혼 안에 불 붙이시는 참 사랑의 작은 불꽃입니다. 이 고요, 이 잠심, 진정 이 작은 불꽃은 하느님의 얼의 효과입니다. 이 불꽃은 하느님께서 큰일을 위해 선택하셨다는 한 가지 표적, 곧 하나의 보증으로 영혼에게 주시는 것입니다. 영혼쪽에서도 이를 받아들일만한 준비를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일체를 초월한 위대한 은혜이니 말입니다"(자서전 15,4-5).
 이렇게 큰 은혜-하느님이 내 곁에 있는-를 데레사 성녀는 우리 모두 받을 수 있도록 가장 빠른 방법(기도)을 가르쳐 주고 싶어한다. 성녀는 예수님 친히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하시며 우리 모두를 이 은혜에 초대한다고 본다. 성녀가 몸소 실천했던 이 기도는 어떤 것일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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