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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자료

[신약] 예수님 이야기14: 투옥, 세례, 족보(루카 3,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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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5-21 ㅣ No.3686

[이창훈 기자의 예수님 이야기 - 루카복음 중심으로] (14) 투옥, 세례, 족보(3,19-38)


하느님의 아들은 왜 사람의 아들에게 세례 받았나

 

 

- 요르단쪽에서 바라본 헤로데 안티파스의 궁전이 있던 마케루스 요새(왼쪽 산 정상)와 사해. 요한 세례자가 이 마케루스에서 참수됐다고 전해진다. 사해 뒤쪽이 유다광야가 있는 이스라엘 땅.

 

 

요한 세례자가 감옥에 갇히자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활동을 시작하십니다. 예수님 나이 서른 살쯤입니다. 루카는 예수님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전하기에 앞서 예수님의 족보를 소개합니다.

 

 

요한이 갇히다(3,19-20)

 

요한 세례자가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며 요르단 강과 유다 광야 일대에서 활동할 때 요르단강과 사해 동쪽 일대 페래아와 갈릴래아 지방을 다스리던 헤로데 영주는 헤로데 대왕의 아들 중 하나인 헤로데 안티파스였습니다. 

 

이 헤로데 영주가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가두어 버립니다. 자기 동생의 아내 헤로디아 때문에 그리고 자기가 저지른 온갖 악행 때문에 요한에게 여러 번 책망을 받았기 때문인 듯합니다. 헤로데 안티파스는 원래 나바테아 왕국(요르단 서쪽 페트라를 중심으로 하는 나라)의 임금 아레타스 4세의 딸과 혼인했지만 이복동생의 아내 헤로디아를 차지하려고 첫째 부인을 버립니다. 이는 율법에서 금하는 일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 형제의 아내를 데리고 살면 그것은 불결한 짓이다.”(레위 20,21)

 

 

세례를 받으시다(3,21-22) 

 

요한이 투옥되고 난 후, 그러니까 무대의 전면에서 사라진 후 마침내 예수님이 무대에 등장하십니다. 예수님의 첫 일은 세례를 받으시는 것이었습니다. 이 세례는 요한이 주는 세례, 곧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입니다.

 

예수님의 세례와 관련해 몇 가지 살펴볼 것이 있습니다. 첫째, 루카는 “온 백성이 세례를 받은 뒤에”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다고 전합니다. 

 

루카는 이미 1장과 2장에서 예수님의 신원이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 곧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성령으로 충만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에도 예수님은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겸손하게 세례를 받으신 것입니다. 그러나 요한의 세례는 예수님이 마지막입니다. 새로운 시대, 신약의 시대가 예수님과 함께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마태오와 마르코는 예수님께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고 전하지만(마태 3,13-17; 마르1,9-11), 루카는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다고만 전할 뿐 누구에게 세례를 받았는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다른 두 복음과 비교하면 예수님이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으신 것이 분명하지만 루카는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기 전에 요한의 투옥 이야기를 통해 요한 세례자를 무대에서 사라지게 합니다. 

 

결국 이 두 가지는 루카의 의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줍니다. 루카는 요한 세례자를 구약의 인물로 처리하고, 예수님과 함께 새로운 시대가 이제 시작됐음을 알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고 기도하시자 “하늘이 열리고 성령께서 비둘기 같은 형체로 그분 위에 내리시고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고 루카는 전합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 중에 하느님의 계시가 내린 것입니다. 분위기상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는 것 자체가 아니라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계시가 내렸다는 것이 강조됩니다. 

 

요한은 군중이 자신을 메시아로 여기려고 하자 ‘나는 물로 세례를 베풀지만 그분은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하면서 자신이 메시아가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고 기도하실 때 성령이 내려오십니다. 이로써 요한이 곧 오신다고 예언한 메시아,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그분이 바로 예수님임이 드러납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하고 하늘에서 내려온 소리는 예수님의 신원을 또 한 번 확인해 줍니다. 

 

이제 메시아의 시대, 그리스도의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그 시대는 어떤 시대일까요? 루카가 앞으로 계속 전할 예수님의 행보를 통해서 자세히 살펴보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족보(3,23-38) 

 

루카는 예수님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예수님의 족보를 소개합니다. 예수님의 족보는 마태오복음에서도 나옵니다(마태 1,1-17). 그런데 차이가 있습니다. 마태오복음에서는 예수님을 “다윗의 자손이며 아브라함의 자손”(1,1)이라고 하면서 이스라엘의 조상인 아브라함부터 족보가 내려오지만, 루카복음에서는 예수님에게서 거꾸로 조상들로 족보가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 제일 첫 조상은 아브라함이 아니라 아담이며 “아담은 하느님의 아들이다”라고 하면서 족보를 마무리합니다. 족보 이야기를 통해 루카는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다시 한 번 언급하는 셈입니다. 

 

루카는 족보 이야기를 “예수님께서는 서른 살쯤에 활동을 시작하셨는데, 사람들은 그분을 요셉의 아들로 여겼다”(3,23)는 대목으로 시작합니다. 구약에서 다윗이 임금이 되어 이스라엘을 다스리기 시작했을 때가 서른 살이었습니다(2사무 5,4). 또 “요셉의 아들로 여겼다”는 표현은 예수님께서 동정 마리아의 몸에서 태어나셨음을 가리킵니다.

 

 

생각해봅시다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이 기도하실 때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내려오십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사랑하는 아들, 마음에 드는 아들’이라는 계시의 말씀이 들려옵니다.  

 

두 가지를 생각해 봅니다. 우리 또한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로 태어났습니다. 성령으로 세례를 받았다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하는 아들(딸로), 마음에 드는 아들(딸)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지요?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고 기도하실 때에 하늘로부터 말씀이 들려옵니다. 기도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게 하는 힘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음성을 듣는지요? 그렇지 못하고 있다면, 예수님처럼 기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도는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비우고 하느님의 음성을 들으려고 하는 자세입니다. 

 

틈나는 대로, 아니면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이라도 ‘내 것으로 가득 찬’ 마음을 비우고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께 귀 기울여보면 어떨까요? 삶이 바뀔 것입니다.

 

- 요한 세례자 활동 무대인 요르단강 베타니아 세례 기념터에 남아 있는 예수님의 세례 벽화. 가톨릭평화방송여행사 제공.

 

 

알아둡시다

 

이 기획물을 시작하면서 벌써 두 번이나 헤로데 집안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한 번 더 언급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요한의 투옥 및 죽음과 관련해서입니다. 마태오복음과 마르코복음은 요한의 죽음이 헤로데(안티파스)의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 때문이라며 그 이야기를 극적으로 소개합니다.(마태 14,3-12; 마르 6,17-29) 하지만 루카복음은 요한의 죽음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또 헤로디아를 필리포스의 아내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냥 동생의 아내라고만 언급하지요. 

 

역사적으로 볼 때 마르코복음과 마태오복음에 나오는, 헤로데 영주의 동생 필리포스는 루카복음 3장 1절에 나오는 이투래아와 트라코니타스 지방의 영주 필리포스가 아닙니다. 헤로디아의 원래 남편은 헤로데 안티파스의 또 다른 이복형제로서 로마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그 이름이 이투래아의 영주 헤로데 필리포스와 같은 필리포스였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헤로디아는 헤로데 안티파스와 헤로데 필리포스의 아버지인 헤로데 대왕의 손녀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헤로데 안티파스는 이복동생의 아내이자 자기의 조카딸을 취하고자 첫째 부인(나바테아 왕국 임금의 딸)을 소박한 것입니다. 

 

마태오와 마르코는 요한의 죽음이 이 헤로디아 때문이라고 전하고 있지만 에우세비우스라는 당시 역사가가 남긴 기록에 따르면 요한 세례자의 영향력이 커서 폭동을 일으킬 것을 두려워한 헤로데 안티파스가 그를 감옥에 붙잡아 두었다가 살해했다고 합니다. 

 

사해가 내려다보이는 요르단의 마케루스 요새에 헤로데의 궁전과 감옥이 있었고 요한은 그곳에서 참수됐다고 하지요.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5월 21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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