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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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미사

[미사] 삶과 기억으로의 성체성사: 어린이, 청소년 시기의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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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5-02 ㅣ No.1650

[빛과 소금] 삶과 기억으로의 성체성사 - 어린이, 청소년 시기의 미사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고학년이 되고, 또 중학생이 되면,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점점 어려워지는 공부는 물론이고 감당해야 할 학습량도 늘어나고,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찾으며 미래를 위해 고민해야 하는 쉽지 않은 시기가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 이런 표면적인 것들 외에도, 특히 가정에서는 자녀들에 대한 부모들의 기대와 요구가 더욱더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른 가정에서의 관심과 사회적 관심에 부응해야 한다는 청소년들의 스트레스와 심리적 부담감. 그리고 부모님들의 요구들은 자녀들의 성장과 신앙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이는 ‘어느 한 순간’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삶과 생활에까지도 이어진다. 결국 이 시기는 어린이, 청소년기를 넘어, 미래의 신앙생활을 위한 결정적인 시간이자, 교회 공동체가 신앙의 가치를 전해주어 교회의 미래를 위한 ‘성장’을 돕는 때이기도 하다.

 

미사, 곧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는 성체성사가 소중하고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라는 것은, 세례를 받은 하느님의 자녀이자 신앙인이라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배움 안에서, 삶과 기억의 시작인 첫영성체의 강렬한 인상과 다짐은 성장의 한 부분이 아니라 성체성사를 통해 늘 새롭게 되고, 신앙인으로서 기도하며, 봉사하며,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알려준다. 그 성체성사 시간은 규정으로만 정해진 의무에 따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난 한 주간의 고생과 힘듦을 하느님께 맡기며, 앞으로 살아갈 한 주를 하느님과 함께 계획하는 때이기도 하다. 한 주의 끝과 시작에 ‘예수님께서 계시다는 것’, 그리고 ‘그 자리에 나 자신이 함께 한다는 것’, 그것은 우리들에게 엄청난 격려이자 힘이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용기이다.

 

이러한 성체성사의 중요함과 가치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이는 어렸을 때도, 성장해 나아갈 때도,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성장의 연결 과정 안에서는 더 그러하다. 결국 유년기와 성인기의 연결 고리인 청소년기 신앙생활과 신앙교육은 그 위치와 역할이 더 강조될 수밖에 없다. 그 신앙생활과 신앙교육에서 가장 큰 위치이자 첫 번째를 차지하는 것은 바로 미사이다. 그래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축성된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시며, 살아있는 성전이 되어(1코린 3,16-17 참조) 기도하는 이 미사 시간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바뀔 수 없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성적 향상이나 진로를 위한 여러 활동들을 위해 신앙생활과 신앙 교육, 미사를 포기하거나 이차적인 일들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리스도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소중한 시간과 가족, 이웃들을 위한 기도와 성찰의 시간은 성인기에 다시 할 수 있는 ‘옵션(option)’으로 여겨지거나, 혹은 청소년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미루어져야만 하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되기도 한다.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이 이루어지는 성체성사, 즉 미사는 영성과 인격의 성장을 돕고, 하느님과 가족, 이웃과의 관계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인식할 수 있게 하며, 그것으로 살아갈 결심을 하게 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그래서 미사는 ‘선택’이 아니라, 신앙인 누구에게나 ‘필수’이며 곧 ‘삶’이라서, 그렇게 우리는 자신을 키워나가고,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닌, 그리스도를 통한 인생의 과정을 배우고 신앙 안에서 희망을 향해 앞으로 나아간다.

 

[2017년 4월 30일 부활 제3주일(이민의 날) 인천주보 4면, 최지훈 루치오 신부(청소년사목국 부국장, 유소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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