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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뿌리: 루이 쇼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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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2-25 ㅣ No.561

[영성의 뿌리] 루이 쇼베 신부


어린이 교육 · 환자 돌봄에 헌신



1664년 2월 16일 프랑스 뻬르뚜이에서 태어난 루이 쇼베(Louis Chauvet)는 거듭된 전쟁으로 혼란과 가난이 일상이 된 시대를 살았다. 당시 신자들은 삶을 유지하고 인간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물질적 요건도 갖추지 못했고 정신적 황폐함은 더욱 심각했다.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좀 더 가까이 가야할 시대적 요청을 받고 있었다. 이러한 요청에 부응해 훗날 ‘프랑스 영성학파’로 불리게 된 이들이 교회의 영성적 쇄신을 이끌어 내 16세기 전멸된 ‘가톨릭 생활’이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하도록 지도했다.

쇼베 신부는 프랑스 교회가 ‘복음화’의 꽃을 활짝 피우는 바로 이러한 영성적, 사목적 흐름 속에서 양성된 사제였다.

그는 평범한 본당 사제였으나 경건하고, 학식과 사목적인 면에서 훌륭하게 균형 잡힌 인물이었다.

1694년 서른 살의 나이로 샬트르교구 러베빌본당 주임 신부로 부임한 쇼베 신부는 본당 신자들을 돌보면서 버려진 환자들, 교육받지 못한 어린이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들의 인간적, 영적 품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는 마을 사람들을 위해 작은 학교를 세울 계획을 세웠다. 그 당시 여자 아이들은 희망이 없는 생활 속에 그냥 방치되기 일쑤였기에 쇼베 신부는 몇 명의 처녀들을 모집, 양성해 가장 버림받은 곳으로 보내 교리와 읽기·쓰기를 가르칠 뿐 아니라 연령과 성별에 맞는 일을 가르치도록 했다. 그리고 병들어 누워 있는 이들을 방문해 돌보게 했다.

처녀들의 양성은 마리안 드 띠이가 함께했다. 지방 귀족의 딸인 마리안 드 띠이는 러베빌에 여교사들의 공동체가 생기기 여러 해 전부터 본당 일에 헌신해 왔고, 학교 여교사들과 함께 살기 위해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 쓰고 공동체의 일원이 된다. 그는 쇼베 신부와 함께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의 창설자가 됐다.

1696년 샬트르교구의 시골 마을 러베빌에서 평범하고 겸허하게, 특별한 이름도 없는 작은 공동체로 태어난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는 창립 초기부터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가난한 이와 병든 이들을 방문함으로써 마을 사람들의 인간적·영적 품위를 높이기 위해 활동했다.

현재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의 사도직은 교육, 의료, 전교, 사회사업, 특수 사도직, 해외 선교 등 다양하다. 특히 수녀회 고유의 카리스마와 함께 현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신앙 교육, 가난한 이들에 대한 복음적 사랑, 형제적 생활’을 우선적 과제로 삼아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교구 내에서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회원들은 본당에 들어선 학교를 중심으로 사도직 활동을 시작했다. 안성의 안법국민학교, 왕림의 광성초등학교, 북수동의 소화학술강습소가 그 시작이었다. 세월이 흘러 안법국민학교는 중고등학교의 필요성에 따라 안법고등학교로 변모했고, 광성초등학교 자리에는 지금의 수원가톨릭대학교가 들어섰다. 또한 소화학술강습소는 소화초등학교가 됐다. 안성본당에서는 현재도 본당 사목을 지원함과 동시에 안법유치원을 운영하고, 안법고등학교로 파견을 나가는 등 그 특징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15년 8월 2일,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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